산골일기: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1부)
BY ss8000 ON 1. 18, 2013
요즘은마을회관에서자꾸전화가온다.농한기이기때문이다.어떤농촌은농한기를이용한나름의수익사업을한다지만,이곳천등산자락은아직은(미래를암시하는듯한표현을쓰는것은올겨울부터는내가나서서이곳긴겨울의농한기를유용하게보내는방법을모색할참이다)그럴만한대상이없다.그래서우리마을모든주민들이마을회관에모여매일점심식사를이곳에서해결하며한담을나누고100원짜리고스톱도즐기며긴겨울을보낸다.(단농한기가끝날때까지만)물론매일오시는분도계시고나나마누라처럼전혀가지않는사람도있다.물론식사를만드는재료나부대비용은면에서지원도되고가끔은주민중에누군가가찬조도한단다.
요즘친손녀’예솔’이가제어미아비품을떠나이곳에내려와있다.지난주말에는둘째딸내외와쌍둥이도내려와며칠묵고갔다.세손녀의망중한.
이참에우리마을자랑한가지널어놓고일기를이어나가야겠다.술먹는이가별로없다.술마시기대회(주당)라도있다면아마개울건너앞집이PD가으뜸이겠지만현재그는정식으로이마을의구성원이아니다.명년2월퇴직후에나정착을할계획이니어쩌다조우할때만술을마시니아직은최고주당으로모실수가없다.그는정말청탁불문에두주불사의호주가다.그렇지만한번도술을마시고흐트러지는모습을못봤다.그를빼면모르긴몰라도매일저녁마다포도주를한잔씩하고잠자리에드는내가아닐까?즉이곳양반들이어쩌다(잔치또는집들이또는마을회관의모임등등)가지는모임때술이나와도(주로소주)석잔이상마시는이가없다.오죽하면내가이곳에처음왔을때나와기싸움을하며텃세를부리든,그깐깐한‘이반장형님’은아예보리밭이나밀밭근처만가도취할정도로…술먹는이가없다.
확인해본바는없지만,이곳소식통인‘이반장’의전언에의하면,어쩌다내가참석하는모임때맨손으로가기뭣하여소주라도한박스찬조하려고하면마을회관창고에답지(?)해온술과쌀이넘쳐나고있다며절대찬조를못하게한다.물론그술이떡으로변하고얼마되지않지만현금으로변하지만…즉은,전문적으로술마시는이가없으니술에취해주사를부리거나해롱거리는사람이없으니동네가조용하고깨끗하여더욱적막감이든다는의미다.이런점때문에내가이곳에안착하는데큰도움이되지않았을까?
세녀석의재롱을보노라면세상살맛나고더오래살아야겠다는의욕이불끈솟는다.
어쨌든농한기에접어들어마을회관에서빈번하게(귀찮을정도로…)‘식사하러오라는…’전화가온다.그렇지만단한번도참석을하지않았는데,,,,한보름전‘이반장’으로부터구두상고지가내려온다.“마을의독거노인과병든이를제외하고모든가구가순번으로돌아가며‘마을회관’점심당번을정했다는것과(아마도우리같이전혀참석을하지않으니그런제도를만들었나보다.)다음모월모일이우리집차례”라는통보였다.연이어그다음날동네의부녀회에서도혹시통보를못받았을것같다며같은내용의전화가오는것이었다.이쯤되면도저히피해갈수가없다.이런것에도적용이되는가모르겠지만‘피할수없으면즐기라’는말이있듯그리하겠다고단단히약속을했고,드디어그날이오고야말았다.
아무리몸으로때우는당번이라지만그냥갈수없어방앗간에떡한말과면소재지슈퍼에음료수한박스배달주문을하고아내와손녀예솔이를태우고(워낙눈이많아오고아직도녹지않았고,특히어린것이찬바람에노출될게걱정되어…)마을회관으로갔던것이다.동네어르신들(거의나보다는연상이고나보다연하는너댓명밖에없다)이만장(나중들은얘기지만우리가당번이라그날은더많은양반들이모였다는…이놈의인기는주체를못하겠다.헐!-.-;;;)했고,나는느긋한점심식사를끝내고여러어르신께양해를구하고일찍자리를털고집으로돌아왔던것이다.물론설거지나기타그날담당으로서의업무가끝나는대로전화를주면다시아내와손녀를데리러오겠다는약속을하고.
제일큰손녀’은비’는벌써어학연수차필리핀에가있다.함께했으면좋았을걸….좀아쉽다.
넉넉하게1시간후면전화가오겠지…두시간,세시간이지나산골의사위가회색빛이될때까지전화가없다.언제나목마른놈이샘파는법.전화를걸자마자짜증섞인목소리로“도대체여태까지뭐하는거야!?”냅다소리를지르자,내목소리가워낙컸든지그소리를알아들은다른아낙이아내대신하여“오사장님!부녀회회의가있어서그러니조금만기다려주세요!”란다.당연머쓱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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