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봄맞이.
봄이기지개를켠다.어떤띨띨한정치인의말처럼‘닭모가지를비틀어도새벽은온다.’카드만,산천초목을다얼리고뼈속까지시리던엄동설한도다음해를약속하고물러갔다.요즘이곳(하긴어디이곳뿐이겠는가마는…)천등산자락은봄이익는소리가들려온다.우선만년설이나될것같이겨우내쌓인천등산의눈이녹아내려집앞개울이제법요란하고개울건너‘이반장’도,‘뻥팔이’네의경운기엔진이가열차게폭발하는소리도요란다.어디그뿐이랴,노인회장님사모님과아랫마을지씨형님네아주머니의네발오토바이의외출도잦아졌고,멀리아른거리는아지랑이사이로나물캐는아낙들이점점이박혀있는모습에봄처녀의화사한나들이가시작된게분명하다.

집주위에자생력이강한뚱딴지(돼지감자)가지천으로널려있다.며칠전마누라와몇뿌리캐다가포기하고말았다.

며칠전뉴스에성인1년소주소비량이72병이라고나왔다.그뉴스를보며’미쳤네미쳤어!어떻게72병씩이나…’했는데,겨우내내가마신포도주병이다.저것말고서울집에도10여개의빈병이굴러다니니…소주가포도주로바뀌었을뿐1.5L와3L병이약50개면…대충소주병(360mL)250병이니….여기에4계절을곱하면..에그머니!헐~!이네.

지난겨울은제법관리를한다고했는데도불구하고,그래도또아깝게늦가을방안으로불러들인화초를죽이고말았다.올핸정말제대로된온실을한번만들어볼참이다.

좀불가사의한일은뭔가자꾸움직이고싶은거다.서울집만가면쏟아지는잠을주체치못해하루종일자다깨다를반복하는데,이곳에만오면정신이맑아지고이런저런일꺼리를찾아낸다는것이다.어떤땐그런생각을해본다.내가처음부터농사꾼이었으면어땠을까?부농이되고아니고간에제법성공했을것같은그런생각.돈벌겠다고아등바등용을쓰던그자세로농사를지었다면아마도….좀건방진생각인가?

며칠전농사지을밭보다먼저집안의정원수에거름을잔뜩주었다.

그런데사실요즘의농사라는게과거힘과땀으로만짓는게아니다.이젠농사도과학이라는점이다.즉농사짓는방법이많이바뀌고발전했다는의미다.대부분의농사가기계화정예화된것이다.그옛날이것저것할일없고무위도식하던사람들이“하다하다안되면농사나짓지…”했다가는큰코다친다.

지난겨울워낙날씨가추웠던관계로화목소비량을15톤정도잡았는데좀모자라는듯하여10톤을더샀다.이놈을지난달까지방치해두었다가…

약일주일동안전기톱.엔진톱을동원하여가지런히잘라서아래채처마밑으로모셨다.아직겨울이완전히물러가려면시간이더필요하겠고,저화목의반은때겠지…???어떤이들은그런다.힘들겠다고…그러나힘으로하면한없이힘이들겠지만,재미로하면할만하고진짜재미있다.

며칠전보도에도청년일자리가감소가되었다며한숨짓는소리가여기까지들려온다.사람들은왜?책상앞에만앉으려할까?어째서농사꾼을천대하려들까?내비록아직농사를지을줄모르지만고추심고,고구마도심고,옥수수도심어보니정말진부한얘기로땅은거짓말하지않고정성을쏟은만큼내게그대가를넘겨주더라는것이다.청년실업자가널어난다고국가가한숨을쉴게아니라그들을활용할수있는방법을찾아보면어떨까?위에서도말했지만,농사도과학인데보다과학적인농사꾼을배출하는게부국의길로갈것이라는생각도든다.근간북쪽의핵이지구촌의이슈지만머지않아지구촌의가장강력한무기는핵이나첨단병기가아니라‘식량’될것이라는석학들의얘기가아니더라도우리네의먹을거리창출(농사)이야말로향후가장큰이슈가될그날을위해서라도진정한농군사관생도들을배출해야할것이다.이런생각까지미치면첨부터정치를좀했어야하는데…개만도못한어떤미친국개이원처럼최루탄아닌수류탄을터트려서라도법을만들어볼텐데…아쉽고안타깝다.

아래채차고앞과천등산정상엔아직긴겨울의잔재가희끗희끗남아있다.

아이고!봄이되니내가일장춘몽을꾸고있다.어제는나도지난해심었던고구마와옥수수밭의비닐막을모두걷어하치장으로옮겼다.올해는무엇을심을까?작년80여상자의고구마소출을보았는데올해는감자를좀심을까?생각이많다.아무튼농사지을땅을확보했으니동네선배농사꾼들의조언을들어가며시작할참이다.

너무욕심이과했나?농사좀지어볼거라고퇴비200포와유박50포를주문했다.

어머니살아계실땐어머니따라서된장,간장,고추장을잘도담그더니…우리마누라어머니돌아가시고처음으로직접된장도담갔다.맛이제대로날랑가모르겠다.우리마누라워낙말이없어…장맛을있을것같다.왜그런말있지않은가."말많은집장맛도쓰다"뭐,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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