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봄(1부)마지막장면에서저는“이작지않은땅위에서봄을맞이하며저는그날서울의제방에서꺼이꺼이울음을참을수없었습니다.그리도화창한이봄이마냥서럽기만했던것입니다.”라고했습니다.정다운벗님여러분께서많은댓글을주셨고특히‘샛별님’께서아름다운영시까지남기셨습니다.
아기손같이돋아난작약
서울의봄은담벼락사이에끼어있는명자나무꽃도한껏망울이맺혔다.
개화직전의모란꽃몽우리와우리집의수호신돌호랑이.
그날‘꺼이꺼이’라는표현을해놓고보니참적절한표현이라는생각이듭니다.차라리베개가흠뻑젖을정도로통곡을할수있다면속이라도후련하겠지만,우는모습을누군가에게들키기라도하면아니될것같아어쩌면서러움에복받친울음을참느라‘꺽꺽’거렸던것입니다.
그냥잡초로만여겼던민들레와제비꽃마저도봄의사신인양반갑기만하다.
그러나제가‘꺼이꺼이’울수밖에없었던것은미처오지않은봄이나짓물러사라지는봄이안타까워서가아닙니다.그새벽쌍둥이가보고싶어달려갔던서울집에우연히같은시간달려온서울의봄을즐기며문득그봄을혼자즐기기엔아까워쌍둥이언니‘수아’를안고밖으로나왔던것입니다.청명한햇살아래‘수아’는뜻모를소리로재재거리는것이었습니다.깨물어주고싶을정도로귀여운‘수아’.얼마간상긋한봄바람을온몸으로머금은채‘수아’를안고거실로들어섰을때딸아이가있었습니다.“그래!준비는잘되가는거냐?”,나의물음에“네!뭐…그냥..그냥…되가고있어요.”라는딸아이의답변이있음과동시딸아이는주방쪽으로달아나는것이었습니다.찰라‘저년울고있는거다.’라는생각이드는것이었습니다.
아직은황량하지만저화단가운데는꽤많은종류의꽃씨들이뿌려져있다.올해는작년가뭄의실수를만회하려했는데…그마저도돌봐줄사람이없으니참으로난감하다.
오히려그모습에저도그만눈물이핑돌며‘수아’를거실에급히내려놓고제방으로달려가‘꺽꺽’거리기시작했던것입니다.그리고알듯모를듯혼잣말로푸념을했던것입니다.“망할년!,미친년!,등신같은년!거지같은년!”온갖육두가튀어나왔습니다.대한민국이아무리좁아터져도죽어라살아보겠다는신념만있어도충분히살수있는땅인데.마음먹기따라서사계를느낄수있는이너른땅에서무슨짓인들못할까..???딸년과사위라는놈이밉기만합니다.
사실서울의봄을맞이하고쌍둥이그리고예솔이와즐거운시간을보내고내려온다음날이곳에는함박눔이내렸다.
얘긴즉이랬습니다.둘째사위놈이무슨바람이불었는지갑자기캐나다(몬트리얼)로이민을가겠다는겁니다.이곳에표현못할다른것은접어두고라도잠시하는헛소린줄알았습니다.몇번인가설득을해보았습니다.차라리제주도같은곳에가서조그만게스트하우스라도한다면모든경비를부담해주마고.그런데누굴닮았는지고집이쇠심줄이었습니다.결국딸아이도제낭군의뜻을꺾지못하고최종결론을내렸답니다.솔직히쌍둥이만없다면제가나서서이혼이라도시키고싶은심정이었습니다.
워낙봄이늦은곳이기도하지만4월하순의강설은이런저런기화요초의파종을모조리얼려죽이지나않았는지걱정이다.꽤정성을쏟았는데….이또한하늘의뜻이련가?
설익은서울의봄을맞으며무심결에그동안의진행과정을물어본게딸년이나제게갑자기서러움이몰려왔던가봅니다.다음달5월하순의어느날딸과사위그리고쌍둥이가제눈앞에서멀리떨어질것을생각하니저는벌써정신이아득하기만합니다.이귀엽고앙증맞은것들을이제어떻게볼까?보고싶을때불현듯달려오고갈수있는거리에있다면오죽이나좋을까.이모든게저의불찰이고저의과오에서비롯된자업자득같기만합니다.
자두꽃.이놈은이곳천등산소생이다.
물론이번엔이민수속법에의하여딸아이의온가족이3-4개월정도머물며그에해당하는스팩(점수)을취득한연후돌아와정식이민비자를기다려야한답니다.즉3-4개월뒤에는고물거리는쌍둥이를다시볼수있겠지만,그런재회의뒤에는길고긴이별의순간이도래하고말것입니다.저는그것이서러워이봄에‘꺼이꺼이’울고말았던것입니다.이제이썰을끝내야겠습니다.참,할말은많고할수없는이심사가정말괴롭기만합니다.
늦은봄을아쉬워하며유실수몇종류를전지를하다가문득꽃망울이가득한잘라낸자두나무의잔가지를보고혹시꽃이피지않을까?하는생각에그놈을유리잔에두었더니서울다녀온사이이렇게흐드러졌다.내년부턴이런식으로봄을먼저맛보아야겠다.
아내에게그랬습니다.“우리교회에나가자!”저의이런뜬금없는소리에“뚱딴지같이교회는…???”“교회나가서열심히기도하자!우리쌍둥이이민비자못나오게…”정말솔직한심정입니다.그렇게만된다면오늘아침부터라도교회에가서열심히기도해볼랍니다.
이귀여운것들을눈에넣어도아프지않을이것들을이제어떻게…..아예나도따라갈까?
Share the post "산골일기: 서울의 봄(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