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2부)
“내일내려가는대로부녀회장인지GR인지당장그만둬!,그따위로일하는게어디있어!?괜히쓸데없는데휘말리지말고…암튼때려치워!”마치무슨비밀스런얘기를한것처럼핸폰을한쪽구석에서받고나오는아내의표정이밝지않음에그사연을듣고난나의일갈이었다.

사실은며칠전서울집의쌍둥이가보고싶어하룻저녁다녀온적이있었다.쌍둥이들과재미나게놀고있는데아내의핸폰이울리고잠시후약간은어두운모습의아내가나타난것이다.“왜그래?누군데그래?”,“으응!이장”,“이장!?이장이왜?”사실현임이장은내게그리달가운친구는아니다.이곳에오자마자어떤문제에봉착하여그를미워하기시작했는데그문제를풀지못하고지난연말까지이어왔고년초에그가이장에당선됐다는얘기를듣고입을비죽거렸던적도있었다.그런이장이아무리공무라지만아내의주위에서맴(?)도는것자체가싫었다.

이장의본고향은천안(입장)이라고했다.약10년전이곳에정착을했는데당시만해도50이채되지않은젊은시절이라그가정착하고그다음다음해에이장이라는중책(?)을맡고마을의대소사를꾸려가며5년이상을연임했다는것이다.그만큼마을일을잘했다는평판이다.그런데어떤추문에휩싸여이장직에서해임되고2년이지난뒤금년마을대동계에서재신임을받고이장이된친구다.

이장은농사는짓지않고면소재지에서철물점을하고있지만,그의부인이전담하는것으로알고있다.대신이장은자유로운(?)몸으로마을사업에적극적으로나서서거의매일면사무소로출근하다시피하며마을수익사업에혼신을다하는모습에‘참괜찮은친구다.’생각하며내가가졌던그에대한편견을얼마전어떤모임의식사자리에서‘지난날당신을미워해야만했던아픈사연’을솔직히털어놓고술잔을마주치며사과와함께화해를했던적이있었다.아무튼그후로는마을의크고작은일을아내와함께상의를해가며잘꾸며나가고있는게보기좋았고,어떤일은아내보다내게먼저상의를할정도다.

얼마전마을가꾸기사업일원으로정부지원금천만원이이장의각고로우리마을로유치되었다.이장의노력이지만부녀회명목으로유치된것이고부녀회별도의계좌가필요하다고하여새로운계좌도만들었다는데집행과정에서약간의문제가생긴것이다.마을입구부터중심까지조경수를심기로했는데,그사업을맡은업체가이장의지인이라는것이다.그런데공사를하기전30%의선금을요구했고마침새로만든계좌라아직통장과도장을지니고있는아내에게이장이그사실을통보하며지급명령(?)을내리는전화가온것이고,난감해하는아내의표정을보고내지른나의일갈이‘당장때려치우라’는것이었다.

내가불같이화를냈던이유는또있다.두어달전마을회관수리를하며약600만원의공사를바로그업체가했다는것이다.“이봐!자기청문회도못봤어?이놈저년해처먹고곤혹스러워하는거못봤냐고!?아무리작은공사라도마을이장혼자수의계약하고그것도친구가경영하는업체에게…그리고크나작으나마을정부관급공사인데30%씩선급금을달라는놈이어디있어!마을노인회장님이나원로님들께통보는드리고다른업체가있는지또는최소한형식적이라도견적은받아야되는거아냐?이건이장의전횡이라고!혹시마을사람들이알고자기랑꾸민일이라고하면뭐랄꺼야!?그리고지난번그공사가지고도이러쿵저러쿵말들이많았다며…”나의불만은속사포처럼튀어나갔다.

“지금전화해!생각해보니쫌문제가있는거같으니내려가서다시상의하자고..”이치와도리가그렇지않으냐는나의강압(?)에결국아내는벌레씹은표정을하고이장에게전화를거는것이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