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이 반장을 해고 하다.(2부)
이즈음의산골마을은고양이손이라도빌릴만큼바쁘다.특히나로서는농번기에접어들시점에좋은흙이있다는소문을듣고모든밭떼기에객토작업을했고,또한가지는우리동네새로부임한이장님덕분에정부에서벌이는비닐하우스보조사업(아니면농어촌보조사업의일부로서비닐하우스제작)에덜컥당첨(?)이되는행운을안았으나사업시행업자가바쁘다는핑계로우리집공사를피일시차일시미루다엊그제야완공을해주었다.그것도몇차례인가보조사업이고GR이고간에당장때려치우겠다고엄포를놓은결과이니남들다파종하고심을때그놈의비닐하우스기다리느라멀건이구경만한결과이다.이런늑장공사가이번‘산골일기’주제인‘이반장을해고하다’와아주무관하지않음에비닐하우스가완공되었어도마음이그리달갑지마는않다.

이봄에내소유의모든밭떼기에이런양질의황토마사토를거금을들여객토작업을했다.농사를제대로지어보기위한전초단계다.그런데문제의발단(이반장과의불협화음)은객토작업에서시작된다.

이반장,나로서는애증의대상이다.사실지난2년간이반장이없었다면이곳산골생활이그리호락호락하지않았을것이다.이곳이반장의존재는‘윤흥길의단편소설완장의주인공임종술’로보면거의틀리지않을존재다.물론그가이곳에수십년거주한터줏대감(그도워낙은이곳원주민출신을아니란다.)이다시피한점도있지만그의존재는확실히‘반장’이라는완장의힘을더보는존재다.우리마을최고대빵‘이장님’은선출직이지만‘반장’은이장이임명하는임명직임에도역대이장님들이그의완장을한번도회수해간적이없기때문에그가이곳에정착한이래로이장님은되보지못했지만반장이라는완장을차고전횡(?)과특권(?)을수십년누렸으니그는이장님의지위가전혀부럽지않은,마을의대소사에콩이니팥이니가장큰목소리를내는존재인것이다.더구나1.2반으로나뉜마을의통합반장으로군림했으니어쩌면이장님보다더큰토호의권력을누린셈인데금년새로부임한현명하신이장님이그완장을반을쪼개서1.2반으로나누었으니이반장의입이댓발나왔다는것도헛소문은아닐것이다.

이반장,내가처음이마을에정착하기위해왔을때내게시비를걸고호통을치다가오히려자신보다목소리큰내게사과를했던장면을산골일기를쓰며소개했던적이있었다.그랬던이반장이지만내게만은완장의힘을과시하지않았다.왜냐하면그사건(내게시비를걸고역공을당했던…)이후지난2년간이곳에서일어날수있는모든대소사를형님으로모시고그에게문의하고조언을구하고때로는불만도있었지만그의의사나의견에거의100%따라주었고특히는얼마되지않는밭떼기(내가농사지을수있는범위의땅)의농사마저도그가기초를마련해주어야했기때문에그와나의관계는악어와악어새같은공생(?)을해왔다고해도과언이아닌데그런이반장을며칠전해고(?)했으니이내마음이편치가않은것이다.

이야기를계속이어가자니이이야기또한빼놓을수없다.지난달중순,‘이반장형님’과‘이PD네’가몇푼안되는거름값때문에설왕설래하다가소원해지는것을누구편을들지못하고엉거주춤하다가막걸리한잔을기화로화해시켰다는썰을푼적이있었다.그런데사실두사람은내앞에서마지못해화해의악수를했지만눈치로보아하니겉과는달리내심아직도불목하고있는게역력했다.사실아직은퇴하지않은이PD또한나만큼이나이반장에게의지하고서울의본가를오가며이곳생활을영위해나갔는데어느날갑자기두사람이소원해지는걸보고많이의아해하고불안했는데내가그경우를당(?)하고보니이PD의입장이십분이해도가고결국은악어(또는악어새)를쫓아버리는결과가되고만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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