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경내에‘안골’이라는곳이있다.마을의초입약간후미진곳에네댓가구사는그런곳이다.그곳엔막팔순이되신‘지씨형님’내외분이살고계신다.호칭이아저씨그러기도뭣하고어르신그러기도뭣하여‘지씨형님’이라고부른다.정말평생을농사만지으신순박하기그지없는촌양반이다.‘이PD’얘기를빌리면수년전까지만하더라도손이안보일정도로농사일의귀재(?)였다는것이다.그랬던그양반도세월의무게는감당할수없는지허리도많이꼬부라지고바싹말라내가보기엔열심히하시기는하지만보통의농사꾼으로전락한,어쩌면평생의생업인농사짓기엔이제연세가너무높은분이다.그런데다작년엔부인이모는사륜오토바이를함께타고가다가논둑에굴러중상을(
다시‘이반장’의얘기로돌아와야겠다.나로서는애증의대상인‘이반장’,그는지금홀아비이다.그리고지금부터하는얘기는‘이PD’의전언이다.그는약15년전상처를했다고했다.상처한부인은정말미인이었고한마디로요조숙녀라고했다.더구나그녀는목사님의딸이라고했다.그전’이반장‘의확실한직업이무엇인지모르지만,한가지확실한것은자유당시절의정치깡패‘이정재,유지광’을언급할때(내앞에서도가끔씩그런얘기를하는걸들었다)눈이반짝거리는걸보면아마도그쪽세계의똘마니?그시절이그랬듯깡패똘마니에걸려든양가집규수가아니었을까?하는유추를해보지만,아무튼‘이반장’이허랑방탕한생활을유지할때그의부인은전통한복을지어팔며생계를유지하다가무슨암으로세상을떴다는것이다.두사람사이엔남매를두었고아들은외할아버지의영향을받았는지목회를(작년함께식사를하기도했다)한다고했다.그런‘이반장’이한창바람을피다가혼외자식을낳았다는것이다.(
그래서그랬는지농사일엔정말문외한인내가‘이반장’에게어떤일을의뢰하면꼭‘안골지씨형님내외’가함께등장했던것이다.(이부분은‘이pd’네도마찬가지였고…)즉일의과다와경중을차치하고무조건3인이등장하는것이었다.한사람의인건비로끝날일도3인이등장해서그인건비를받아가곤했지만‘이PD’나나로서는불쾌한감정을가지면서도그렇게쭉해왔었다.
그런데거름값때문에감정이상할대로상한‘이PD’네는금년농사준비를우리집바로아래‘뻥팔이(
그얘기를듣고아내와나는웃으며“이반장형님’과시비라도붙을까보다”라는농담까지했었다.그렇지만그것은어디까지나농담이고그래도지난2년을함께호흡한‘이반장’에게일을부탁하게된것이다.정서상당연히그렇게해야하는것이고.물론그기에는‘지씨형님’내외분도함께고용(?)해야한다는불편함을감수해야한다.이부분도그렇다.‘지씨형님’아주머니는거의일을하지않고그냥따라다닌다고보는게정확하다.이점은비단고용주의눈에비추이는게아니고마을의공통된견해다.심지어어떤이들은“그아지매뭘하러왔(갔)데여!?”이다.늘그늘에서쉬거나아니면하는일없이왔다갔다하다가하루를채우고일당을받아가는것이었다.그런데더웃기는것은‘이반장’의작업태도다.마을이떠나갈정도로흥겹게떠들고하는것까지는좋은데입으로일을하는것이다.다부지게일을하지못하고건성건성하는식이다.또함께일을한다고해도가장쉬운작업을선택해하는게역력하다.얘긴즉금년팔순이되신‘지씨형님’만몸이부서져라일을하는것이다.셋이열심히하면하루에마칠일도이틀사흘로널어나는,참으로장사꾼인나의주판알계산법으로는도저히타산이맞지않는불공정한노사관계가2년을넘게유지되었지만그래도‘이반장’팀을배신(?)할수없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