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고생한 당신 떠나라?(5부)
좀지난얘기지만,그러니까작년연말쯤이다.사실은제대로된여행을한번해보겠다고아내몰래차곡차곡준비를하고있었다.다름아니라유럽제국과북구(北歐)를연결하는‘크루즈여행’을준비하고있었고,그동안푼푼이모아둔용돈을몽땅털어예약을막하려고서울집에오든날갑자기아래층의쌍둥이아비어미가폭탄선언을하는것이었다.“저희캐나다로이민가기로결심했습니다.”라는뜬금없는,그리고아무리설득을해도당해낼수없었던그폭탄선언에하늘이무너지는것같이캄캄하며아무의욕도없다.이런판에까짓‘크루즈여행’이무슨소용이냐?모아둔경비(약2천만)를자의반타의반어쩌면자포자기하는심정으로아내에게앗기고말았는데….

4개월후면일단다시돌아온다는쌍둥이네의계획에도굳이한번다녀오려고했던것은지난겨울의계획이무산된것에대한보상심리인지도모르겠다.뿐만아니라미국이라곤LA,라스베가스,씨애틀밖에,세계최대의도시뉴욕은구경도못한아내를위해일부러그곳을경유하려했던것이다.물론그곳엔‘코요커주은택형님’이계신다는또다른이유가있긴했지만.

시내모처에아내명의의자그마한집한채를전세주었다.원래는아들내외가결혼을하면서살림을났던곳이다.두어해살다가아들놈보다는며늘아이가출퇴근길이너무번잡하다고이사를나가빈집으로남겨둘수가없어전세를내준것이다.처음세입자가집이마음에든다면서꼭입주를하고싶은데돈이모자란다며도와달란다.‘전세보증…’무엇이라는데아무튼주인이동의하고보증을해주면모자라는금액만큼금융기관에서대출을해준다는것이다.보아하니사람들이(세입자)착해보이고더구나대출을받아서라도살고싶을만치내집이그토록마음에든다니어찌그냥둘수있겠는가.아내의반대에도불구하고우격다짐비슷하게해서결국무슨보험사인가하는곳과뻔질나게전화를주고받고동의를하고,아무튼복잡한절차와수속을끝에그들은이사를왔다.

계약기간이2년이니그냥잊어버리고지내왔는데그들이입주하고반년인가됐을까?전화가왔다.직장을다니다떨려나왔는데조그맣게장사라도하고싶다며제2금융권에전세계약서(무슨내용인지잘모르겠고…)를보증으로한대출을받고싶은데주인의동의가또필요하다는것이다.사정이급한것은알겠지만그것까지는곤란하다며일언지하에거절을하고말았다.솔직히오죽하면저러겠나?싶어청을들어주고싶었지만눈을똥그랗게뜨고야단치는아내때문에슬프게거절할수밖에없었던것이다.그렇게거절을하고2년이다지나갈무렵의어느날등기우편물이하나날아온것이다.

이름도기억안나는대상으로부터등기우편물을받는다는것은기분이참엿같은것이다.지난해에도말썽많은큰처남이라는개자슥때문에(남의묘를함부로이장한것때문에…)곤욕을치루며보상금으로거금을탕진한경험이있었는데…혹시또그런류의…??콩닥거리는가슴을진정시키며봉투를뜯어보니기억도잘나지않던발신인은의외로모처의세입자다.

이한장의등기우편물이6월15일비행기를못타게하는결정적역할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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