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행복하십니까?글쎄다.행복의기준이어딘지모르겠지만,그제는천등산자락마을부녀회장인마누라가면소재지로봉사활동(면정부에서배추를심었고수확을하여불우이웃돕기운동하는데쓰임)갔다가,알뜰한우리마누라아무도거들떠보지않는수확후의배추고갱이를주워온것으로겉절이김치를만들었는데그맛이일품(네입맛에…)이다.그걸먹으며“자기야!나지금행복해!”라는말이저절로튀어나왔다.뿐인가?어제는캐나다의쌍둥이중‘수아(동생주아는잠이들었단다)’와통화를했다.“수아!하부지보고싶었어!?”,“네~에!”,“많이보고싶었어!?”,“네~에!”,“진짜~!?”,“찌~짜!”짧디짧은,아직은발음도부정확한단답형의대화(?)를나누며눈물이날정도로웃으며행복한순간을보냈다.그런즉누가내게“당신은행복하십니까?”라고묻는다면분명한어조로“네,그렇습니다.”라고답할것이다.
검진을위해오랜만에서울집엘들렸드니돌보는이없는빈집은폐허가같다.그많이달렸던살구는떨어져뒷마당에뒹군다.앞쪽의매실도다떨어져썩고있다.매실썩는냄새가향긋하다.
그런데나이가(선배님들껜정말외람되고죄스러운표현이지만…)들수록그행복에비례하여죽음이라는걸생각하게된다.지금이렇게행복한데나는얼마나더살까?아니면얼마를더살수있을까?이정도면남은수명에대한미련이분명하다.
앞마당의화단도돌보지않아웃자랐고,나무들은전지를하지않아제멋대로가지를늘려집안이어두울지경이다.
어제는며늘아이가비번이라며친손녀‘예솔’이가평창동집엘왔다.자주보지않음에도냉큼내무릎위에앉으며쌍둥이의허전함을채워주며애교를떨때“아이고!요것들시집갈때까지만살았으면…”하고과욕을부려본다.물론마누라도며느리도모르게속으로뇌까려보는소리다.나도참,주책이다.-.-;;;
어제는쌍둥이들사진을전송받았다.잘적응하고잘먹고잘논다니마음이놓인다.
죽음에대한공포와함께정말두려웠던적이있었다.행복해서죽기싫고두려웠다는것보다는…사업을몽땅말아먹고정말죽고싶었지만남겨진가족들생각에그럴수없었다.그리고중국으로갔고.처음한두해생각했던만큼정착이되지않았다.그런데늘초조하고,그래서그랬던지저녁만되면오른쪽가슴에동통이오고호흡이곤란하다.그런고통속에생각하기를“지금자다가죽으면어떡하지?”였다.사업이안정되지않은상태라홀아비생활이었다.그런데중국의가옥구조가도난방지를위한자물쇠장치가보통이아니다.현관문이항상2중에다그문마다다시잠금장치가3-4개다.또아무리고층아파트라도방범용창이삼엄하게설치되었다.이런난공불락(?)의철장속에서갑자기죽으면아무도문을따고들어오지도못할것이고출근않는나를두고직원들은갑자기한국을들어갔나?그리고며칠뒤아무래도이상하여경찰을부르고문을따고들어와본즉백골만남았다는…그런상상때문에살기위해왼주먹으로가슴을치고가쁜숨을몰아쉬며어찌잠이들어아침에깨어나면또거짓말처럼말짱했다.그러기를몇해….사업이안정이되고그런증세가없어진것이다.마음의병이었던가?어쨌든17-8년전의증세였다.
마냥보고싶기만한것들…쌍둥이가보고싶어몸살을앓는날보고마누라는괜히지청구를한다.
그런데그증세가수년전부터도지기시작했다.가끔씩오른쪽가슴에동통이오며찌릿찌릿전기도오르고무엇보다들숨이시원치않고가슴이답답하다.그렇게며칠하다가또바쁘게살다보면잊어버리고증세를못느낀다.병원을가야지…하다가증세를못느끼니또잊어버린다.작년초겨울그런증세가좀심했다.제천의某종합병원에가서이런저런촬영을하고…오른쪽가슴에나자신도모르게결핵이왔다가사라진흔적이있고약1cm의종양이있는데암같지는않고…몇개월더지켜보자며내년3월(그러니까지난3월이다)에보자는것이다.그런데그냥까맣게잊고있었다.수시로나타나는증세가있지만그러다말고또그러다말고.며칠전치과병원에발치하러갔을때의얘기가그래서나온거다.몸이계속불편하면병원엘갔겠지만그러다말고하니그냥방치하게되는거다.
무엇에저리필이꽂혔는지???요것들시집갈때까지살아야할텐데….
정확하게는일주일전부터그증세가아주심하게나타난다.금방이라도숨이막힐것같은그런증세.마누라보기가미안하다.겉은멀쩡한데숨이자꾸가쁘다니…이런증세를누군가에얘기하면‘누구나나이가들면그런증세가있다’며남얘기로치부한다.하긴지얘기가아니니그럴게다.그제는도저히참을수없어‘진이엄마!나엄살아니야!숨을못쉬겠어!’부랴사랴서울대학병원에특진을예약하고그길로서울집에며칠묵었던것이다.
지금이곳도옥수수가한창여물어가는데…ㅎㅎㅎ…고것참…
폐,식도,후두,코등기왕하는거천식검사까지해두었다.아무튼아무일없어야할텐데…벌써죽기는싫다.살만큼살았으니…하는거짓말하고싶지않다.생에대한애착이아니라지금행복하니까.이행복을좀더향유하고만끽하고싶기때문이다.속으로중얼거린“쌍둥이와예솔이가시집갈때까지”살고싶다.1차결과는15일밝혀진다.그어떤질환이라도이겨낼것같은기분이다.위암도이겨냈는데까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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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일꾼 (패악(悖惡)의 시작과 발악(發惡)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