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귀촌을 위한 조언(1부)
BY ss8000 ON 7. 29, 2013
작은제목을‘귀농’이라고했다가급히고쳤다.농사를제대로짓는것도아니고또지을줄도모르면서‘귀농’이라는붙인다는게얼마나시건방진짓인지..그런데다조언씩이나?말도안된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그러나뭐,귀농이든귀촌(전원생활)이든시골이나산골로들어가야하는과정은같을것이고또그곳에서정착하기위한노력이나몸부림(?)은비슷할것같아서귀촌3년차에느낀바를술회해보려고하는것이다.
나니까그랬을거다.이런걸오지랖넓다고해야하나?아무튼그날은많이한가했다.점심때즈음이었다.농번기의번잡함을피하고그야말로잠시망중한(忙中閑)을즐기려이장,이반장,대기업다니다은퇴한후최근에새롭게집을지어서이사온최형,집주인이PD,그리고나모두약속이나한듯이PD네거목상수리나무그늘로모여들어이런저런잡담을하며한가로움을보내고있었다.그사이이PD와이프는모두를위해,현역미군인딸내미가보내왔다는향좋은커피를끓여내고.
짙은향의커피를음미하며개울건너(우리집방향)를바라보니우리집뒤쪽(더정확하게는현역고교교사인문선생네뒤쪽)으로측량기사들이분주히움직이는사이로내또래또는그아래쯤의부부(먼발치로도당연히부부로보이는…)가함께열심히움직인다.“저양반들누구지?”내의문이떨어짐과동시“이~이!저사람들저땅샀데.올해집을짓는다고경계측량하는모양이여!”라며‘이반장’은묻지도않은부분까지자세히알려준다.
“그래요!?형님!아이고!그러면안되지…”,‘이반장’의말을받자마자나는큰소리로그쪽을향하여소리를질렀다.“여기좀보세요!두분바쁘지않으시면잠깐이쪽으로건너오시지요!?오셔서커피한잔하십시오!”내목소리가워낙커서인지알아듣고조금의망설임도없이“네~에!”라는대답이들려온다.그리고차안에서뭔가를찾아내고이쪽으로온다.물론그사이나는‘이PD’와이프에게“아주머니!커피두잔만더서비스부탁드립니다.”
건너온부부와수인사를나누며일일이소개를해주었다.“이분은우리마을‘이장님’,이분은터줏대감‘이반장님’….저는저기보이는저집주인…”,그는금년말퇴직을앞둔某공기업의간부였다.퇴직후전원생활을하려고전국을섭렵하다시피했지만찾지못하고우연히천등산박달재를넘다가측량을하고있는그땅을발견했다는,그러니까이곳과는전혀연고가없는부부였다.
“잘오셨습니다.우리이마을에서싸우지말고오순도순좋은이웃으로함께살아보십시다.”,‘이장’이나‘이반장’이할얘기를오지랖넓게내가해버리고말았다.그러나사실나는속으로그말을하려고작심하고부부를불렀던것이니스스로시건방지다고생각은하지않았다.솔직히얘기하면나니까그랬지나머지사람들은그저소닭보듯아니면닭소보듯하며데면데면했을것이다.부부의반색그리고고마움이역력했고덤으로좀전차에서가져온‘朴카스’한병씩이주위사람들에게나뉘어졌다.
내가처음이곳에자리잡을때의아쉬움이라면바로이런점이었다.누군가가(하긴내게땅을판전주인‘김씨’마저도잔금을받은후소닭보듯했으니까)동네의인심이나또는정황(상세한것은아니더라도…)을얘기해주었으면….정말좋았을것이다.그러나그것은어디까지나내바람이고희망사항에지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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