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이PD네 아들(버르장머리 둘)
BY ss8000 ON 8. 17, 2013
사람살아가는게서로다르고집안의가풍이랄까?뭐그런것도역시모두다르고자식교육가정교육또한다같지않을것이다.그런데얼마전무심코한마디던진게조언이나충고가아니라그만이웃의가정사를간섭한꼴이되버렸던것이다.아차!싶어그자리에서정중히사과를했고,본인들역시괜찮다고얘기는하지만가만히누워생각해보니내가그입장이었다면어땠을까?그런소릴듣고가만히있었을까?후회스러움으로꼭지가막간지럽다못해전신에쫘르르전율이인다.아이고!입이방정이지…내가왜그순간에그딴소릴해서…..그래서할수없이어제날을잡아두내외를초대하여식사대접을하며다시한번사과를드렸던것이다.
개울건너이PD와이프는몇달전에비해얼굴이반쪽이다.원래‘씨스터(갑자기생각이안난다)’출신의가수여서한미모했는데그만얼굴이반쪽이되고말았으니그미모가많이퇴색했다.사실그녀는가수(지금도노래부를때보면폭발적이고대단한가창력을지녔다)보다는지난날‘산까치’또는‘방울새’등등의국민가요여러곡을작시한작사가겸시인이다.언젠가몇권없는책장에서그녀의시집을보긴했다.
이PD네는남매를두었다.누나인딸아이는미군현역이다.얼마전까지용산미8군에서근무하다본국(시민권자다.미국공연갔다가그아이를낳았단다)으로가서열심히살고있다.무슨시험인가를쳐서장교가되겠다고벼르는모양이다.언젠가그아이와식사를함께했지만아이가남자처럼씩씩하고시원시원했다.군인이라서그런가?아무튼…
그런데문제는아들이다.서른두셋인가?그렇단다.이놈이제엄마의속을무던히도썩이는모양이다.무슨싸움을하거나못된짓을해서가아니고대한민국의청년백수가그러하듯대학까지나온놈이그나이먹도록아직백수생활을하며용돈이며제생활에드는제비용을부모로부터공급받는‘캥거루족’인것이다.
그러나더큰문제는따로있다.결혼을시켜야하는데상대처녀의부모가그결혼을극구반대하고있다는것이다.둘이사귄것은벌써5-6년되었고거의동거하다시피이PD네본가에서지내고있어서볼장다본사이임에도아들놈이그처녀아니면죽고못산다는것이다.처녀의집안은점집인지철학관인지하는…그러면서결혼을극구반대하는것에자존심이상하지만아들놈의그런태도에어쩔수없이이번9월에결혼식날짜를잡았다는것이다.
그래도여기까지는답답하긴하지만대한민국에서이런모습으로사는청년백수가한둘도아니고오죽했으면캥거루족이라는단어가나왔을까이해하는입장이었는데,이백수아들놈이결혼까지시켜주었으면제마누라와둘이서어떻게든열심히살아볼생각은않고첨부터떡벌어지게무슨가게든지하나를차려달라고보챈다는것이다.
무슨가게가되었든제가할수있는어떤아이템이나업종도말하지않고그냥무조건차려만달란다는것이었다.치킨집을해보면어떨까?하고아는치킨집에견습을보내면뜨거운기름이튀어싫다며한이틀하다가나오고,무슨프랜차이즈업종을시켜볼까?하면실컷시간을보내다가그것도싫다,어느날인가는“사장님!우리아들좀중국에데리고다니며장사좀가르쳐주시면안되시겠어요?”얼마나답답하면다늙은나같은놈에게까지구원(?)의손길을뻗힐까?생각하고나는이미은퇴를하였거니와우리아들과진지하게상의를해보라고해도며칠뒤돌아오는대답은‘별로생각이없나봐요’란다.뭐솔직히내일도내자식일도아니기에크게안달하거나신경을쓰지않고시간이지났는데….
“저희저위에땅좀팔아야겠어요.”이PD와이프가저녁식사를겸한초졸한술자리에서우리부부에게하는얘기다.그들은은퇴하고(내년2월이면정년퇴직이란다)노후를위해약2천평의땅을지금사는곳보다약간위쪽에사둔게있다.경관도좋고야산과바로연결되는아주쓸만한좋은땅이다.시간있을때마다그땅을자랑하며앞날을설계했던터였는데결국자식때문에팔기로했다는것이다.그런데그땅을두고이PD는죽어도못팔겠다고하고,그의와이프는아들놈가게차려주기위해팔아야한다며두사람이티격태격하는모습을여러차례목격했던터라이번에도저러다넘어가겠지?치부하고,“그래!아드님께서어떤가게를할지생각은해두었답니까?(내가이PD와이프에게던진질문이다.)”
“아니에요!아직도정해진건없어요!”란다.그소리에그만나의더럽고불같은성정이폭발하고만다.“아니!여태정해진아이템도없이땅팔아서아드님가게차려주면그게제대로될성싶습니까?연구하고연구를해도자영업이라는게폭삭망하기일수인데연구는커녕생각도않은장사를시켜요?그런놈(순전히화가나서무심결에지껄인…)은아이고!죄송합니다.그런친구는말아먹으면또손벌릴친굽니다.또손벌리면또다른거해줄능력은되시고요?어디다른곳에또땅사두신거있습니까?내아무리봐도아드님같은친구는나중에용돈궁하면부모라도팰위인같습니다.아드님버릇을어째그렇게가르치십니까?결혼만해도그렇습니다.저렇게죽자사자하지만직업도제대로없고결국부모가뒷바라지해주지않으면저희끼리치고박다가사네못사네하지않겠어요?저는요우리아이들키울때학비는몰라도용돈은제엄마가게에서알바를해야주었습니다.절대헛돈주지않았습니다.결국그래서가업을잇고있습니다마는아이들그렇게키우지않았습니다.듣기로이PD님퇴직해도미리돈을다땡겨써서연금도별로못탄다면서요.노후는어쩌시려고그러십니까?”이밖에방정맞은내입은계속두부부를향해질타를멈추지않았다.듣다듣다못한이PD가벌떡일어나더니그만자기집으로먼저가버린다.
아이고!또이놈의조디가오두방정을떨고만것이다.마누라가옆에서옆구리를여러차례찌를때그만뒀어야하는데…그날저녁의요지를정리하면,아무리그런식으로자식사랑을해봐도절대효도하지않을것이다.무슨효도씩이나바라지않더라도스스로살아나갈힘이없을것이다.육신이멀쩡한자식이자립심없이부모슬하에서살아나가는것은비극이다.그비극을아주머니가만들고있다.약간의취기가올라할말못할말지껄이고그녀마저돌아간뒤이번엔마누라에게내가뜯기고말았다.남의집가정사에자기가왜밤놔라!대추놔라!했느냐며.
다음날아직덜익은(그래도먹을만한…)옥수수20여자루를따가지고이PD집으로갔다.“아이고!죄송합니다.엊저녁은제가술이좀과했나봅니다.”,“아이고!아니예요!전부옳으신말씀인대요!”그리고이런저런농같지않은농을몇마디더하고물러났지만그래도마음이깨름하다.그래서어제는마누라도없고하여이PD에게전화를했다.“점심어떡하실참입니까?안하셨으면제가오늘점심쏘겠습니다.”그래서제천에서제일비싼음식점으로그들을모시고갔던것이다.그리고소원했던며칠간의감정들을털고왔다.그러나저러나“대갈빡다굵은아새끼버르장머리그렇게만드는건아닙니다.”라며식사를하는내내그리고헤어지면서도내생각은변치않았다.(속으로…)아이고!아이고!당신들노후는어쩌시려고..????참,참,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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