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동서(버르장머리 셋-1)
얼마전부터우리집비닐하우앞에는컨테이너가하나놓여있다.이놈때문에한쪽비닐하우스입구는드나들기가좀그렇지만,그래도어쩌겠나.처제의부탁이고동서의부탁이라어쩔수없이그곳에두게했는데시야가가려지니답답한것은사실이다.“형부늦가을이나내년봄에다시가져갈게요.”,“좋을대로해!나야뭐…좀답답하긴해도금년비닐하우스농사거의끝났고…가급적빨리치우기나해!”,“네에~!알았어요!형부!”이상은처제와나눈대화다.

내가천등산자락에정착을한다고하자처제도처형도함께따라내려와서한필지의땅을사서정확하게반반으로나누었다.처형은작년겨울에귀촌농가보급을위한융자신청을하고돈을보태서번듯한30여평의집을짓고입주를한상태이고,처제는굳이빚(융자)을내어집을지을필요는없다며내년또는내후년자력으로집을짓겠다는계획이다.돈에관한철저한생활신조를가진처제다운발상이다.어떨땐얄미울만큼야무지다.특히가끔씩치는고스톱에서처제(동서)에게한번도돈을따본적이없다.알고봤더니남양주(처제는이곳에서살고있다)에서부부타짜로소문이자자하다는거다.아무튼돈몇푼이문제가아니라그것도승부라고,말은안했지만칠때마다부부합작으로앞에서톡톡잘라먹을땐(네번인가부부에게당했다-.-;;;)약이바짝올랐던경험이있다.이젠절대안치지만…

내보기엔성격은그만하면무난한데…금전문제가대두되면그만악녀로변하는듯한그런느낌이다.‘저여자가그런여자가아닌데…’하며.그런데그원인을가만히생각해보니고개가끄덕여지는부분이있다.그전엔안그랬는데바로동서되는놈을만나고부터였던것같다.

동서,참착실한놈같기는하다.처제가처음이놈을만나결혼을한다며제친오빠(내게는처남인…)가둘씩이나있음에도나한테먼저선을보였다.솔직히보는순간맘에안들었다.짙은호남말씨였기때문이다.“고향이전라도어디쪽인가봅니다?”,“아닙니다요!부엽(충남부여)니다요!”아무리들어도전라도하고도광주나그쪽방면인데..끝까지부여라는거다.광주면어떻고부여면어떠하리처제가좋아서결혼을하겠다는데.어쨌든둘은결혼을했다.(그이후동서는아버지가광주인이고엄마가부여인이라는사실을밝혔다.광주에서낳고자라다사정이있어부여외가에서성장기를보냈다는것이다.그러면서가끔씩전라도사람들욕을마구한다.저는죽어도전라도사람이아니라며…)

이작자가술을한잔도못마신다.마시는걸본적도없거니와어느누가권해도술은절대안마신다.그런면으론참착실하다고할수있겠다.그러나술을안처먹어그런지융통성이전혀없다.1+1은절대값2밖에모르는진짜꽉막힌놈이다.그런데이작자에게이상한버르장머리가있다.인생선배로또처갓집선배로무슨조언이나충고를주면,제맘에안들면주둥이댓발내밀고잠수하는버릇이있다.(현재도두달넘게잠수중이다.)아무리달래도지기분풀리기전까진몇달이가도주둥이를안여는좀특수한놈이다.좋은게좋은거라고,굳이동서되는놈과반목할필요도없고어떨땐저만큼에서끓어오르는걸많이참기도한다.

지난늦가을처제는정식집을짓지는않았지만약8-9평의방갈로비슷한오두막(정식허가를낸)을지었고그옆에컨테이너를붙여서주말이면내려와얼마간의채소를가꾸고있는데갑자기동서란놈이무슨바람이불었는지그컨테이너에잇대어차고를만든다는것이었다.고급차도아니고오래된고물차차고를만든다할때부터개발에편자같아마뜩치않았는데제돈주고제가짓겠다는대야무슨논설을달겠는가.

얘기를좀거슬러올라가면,처제의방갈로는이곳의내집과처형의집을지은‘고사장’이라는친구다.정말착실하고착한친구다.‘고사장’의성실함은근동에서알아주기에이곳천등산자락의10여채의새로운집들은딱한채빼고모두그친구가지었다.그놈의방갈로같은오두막을지을때처제와동서는꼴방구리쥐드나들듯하며이건이렇게저건저렇게,어떤것은요구대로해놓았음에도다시뜯게하고…아무튼‘고사장’이학질을때게할만큼요구와변경이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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