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산골 살이(2부)
이따금은퇴후자영업을시작한분들의얘기가기사화되는경우를본다.인간사가다그러하지만성공사례보다는쪽박을찼다는안타깝고슬픈비보가더많다.퇴직금과재산을털어사업을개시했지만수개월(년)을버티지못하고나락으로떨어지는경우가허다하다.이렇게편히앉아자판을두드리며산골일기를중언부언하는이놈도가슴아픈시련기가있었다.

나는이말을참잘써먹는다.어쩌면생활의지표이자좌우명이기도하다.입이헐고듣는이는귀에딱지가앉았겠지만한번더써먹어야겠다.“좀모자라는듯살(아라)자.”

사업?돈?벌고싶지않은놈있겠는가?그러나홀랑다까먹고난뒤에야“좀모자라는듯살껄.”하는후회가왔던것이다.객쩍은얘기지만,돈이무생물같아도‘이목구비’가다갖추어진유기체인것이다.호불호가선명하고들고나는게분명하다.따라서붙을사람과피할사람을돈스스로가구분을한다.그럼에돈이사람을따라야지사람이돈을좇으면일방적짝사랑으로끝나고개망신만당하게되어있다.

추석을맞이하여그냥있을수만없어대형마트에가서아주간단한생활용품선물을준비했다.물론온마을에다돌릴수는없고그래도마을을위해일하는몇몇분과그중에도또친한(?)몇분의명단을뽑아서.큰돈이아니더라도제법…..생각하면안아까울리없다.

그중한분이‘노인회장님’이시다.선물을준비해오다가마침회장님의트럭을만났다.차를잠깐세우고“그동안지도편달을해주셔서감사했습니다.극히작은것이지만이걸준비했습니다.”,“아이고!이게무슨….이러시면안되는데…”라시지만기꺼이받아들이신다.

그로부터한시간좀넘었을까?우리집강아지들이요란히짖는다.거실창을통해보니아까마을입구도로에서뵈었든‘회장님’의차다.앞마당까지차가들어왔지만회장님은운전석에앉아계시고아주머니께서내리시는데보따리보따리뭘자꾸내리신다.신발(고무신)을제대로신을겨를도없이급히나가보니세상에~,햇밤이한말은족히,어제빻았다는고춧가루한봉지,참기름한병,보너스로두유음료한박스.솔직히선물로드린생활용품보다대여섯배는붙어서온것이다.물론장삿속은아니었지만훨씬남는장사즉대박을친것이다.

초조해하지마라!안되면어쩌지?전재산을다털어넣었는데…이런생각조차도망조의지름길이다.가끔TV에나오는대박집의모습은무엇이든아끼지않는다는것이다.무한대리필은아니더라도아깝고아끼는순간망하게되어있는것이다.배추값이올라김치가금치가됐다며김치값을따로받는음식점다시찾으니흔적도없더라.

산골생활이그렇다.아니한말로쫄랑망해농사나짓겠다고(이런사람가끔나온다.망하면농사나짓겠다는…요즘농사지난날처럼몸으로때우는그런농사가아니다.농사도과학이다이젠.)오는경우가아니라면특히귀농이아닌전원생활을위한귀촌이라면너무내것에대해집착하지말라는것이다.전원주택을짓고살수있을정도라면그래도형편이좀나은편아닐까?어제도얘기했지만반나절일당5만원아까울수있다.모른척하고지나도누가뭐라지않는추석선물역시아까울수있다.흥망의여부도모른채리필부터해주는자영업사장님불안할수있다.그러나아깝고불안한대신대박이당신을기다리고있을것이다.그래서나는지금도아이들에게“좀모자라는듯살(아라)자.그러면반드시채워지리니…”라며잔소리처럼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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