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행복한 가을.
내가젤듣기싫은말중의하나가‘열손가락깨물어안아픈손가락없다’라는표현이다.손가락을깨물면당연히아플것이나그통증의차이는분명히있을것이다.특히제손가락제가깨무는데차이가없을라고?먼저엄지손가락을깨물어보니정말아픈거다.사람이라면다음손가락깨물때는좀덜깨물거나살짝깨물게되어있다.결국깨무는강도가점점약해지는게인지상정아닐까?이런식으로하면마지막열번째는아예깨물지도않고아홉손가락이아팠으니‘이것도아플것이다’라고단정을해버린다.이것이열손가락에감추어진비밀이요비리(?)인것이다.

쌍둥이들이돌아왔다.

돌아가신부모님슬하에모두7남매가있는데형제자매간우애가그다지깊지는않은것같다.원수나척을지고살고있지는않지만,,,그러나보편적기준으로본다면그렇다는것이다.그다지왕래가잦지도않고기제사나명절에만얼굴을볼수있다.가끔은그런생각을한다.이런게다부모님의가정교육이나편애에의한결과가아닐까하고.어떤가정들은아들이라고더귀여워하고그중장남이라고아니면막내라더귀엽다면나머지는뭔가말이다.그리곤위에예시한열손가락깨물기의옹색한변명을부모들은한다.하긴대한민국최고의재벌들집안도그런판인데우리같은소시민이야.그런가운데각자의가정이있고먹고살기바쁜데그나마제사나명일때만나는것도어디냐고자위해본다.

왕언니은비도함께왔다.

3남매를모두혼인을시키고그런얘기를가끔한다.일종의세뇌(?)다.“너희들은정말돕고살아야한다.너희중에누군가가힘들어하면마음은물론이려니와물질적으로꼭도와야한다.”그러면돌아오는아이들의대답은한결같이이구동성으로“걱정마세요.아빠!”그러나말과행동이여일할지그건모르겠다.살아생전이야두눈뜨고보겠지만.아비나어미앞에서듣기좋으라고립서비스를하는건지도….

쌍둥이엄마아빠는서울로가고왕언니가쌍둥이를돌보고있다.쌍둥이는왕언니를그리잘따른다.

산골의가을이깊어가려고한다.가을걷이를위해분주히움직이는데어디선가아내에게전화가온다.그런데전화가좀체끝나지않는다.혹시내가들을새라이곳저곳으로옮겨다니며나직이주고받는다.‘아니?저여편네가뭔전화를저리오래?나몰래사귄놈팽이랑정담이라도나누나?’10분은족히통화를하고전화를끊는다.“누구야?뭔전화를그리오래해?”,“으~응!선이”,놈팽이가아니니안심은했지만그래도너무긴통화에불만이좀남았다.하여약간은볼맨소리로“선이가왜?”

체험학습한다며왕언니은비가직접고구마를캐고있다.

둘째딸아이내외가쌍둥이를데리고캐나다에근5개월을있다가돌아왔다.아직은정식이민이아닌,정식이민을가기위한점수쌓기일환으로다녀온것이다.딸아이도그러하지만사위도당장직장을구해야한다.이민을가기전까지,설령그것이아니더라도쌍둥이와먹고살아야하기때문이다.솔직히좀은답답하다.어째서저토록조건도닿지않는이민에목을매는지…???그러나죽어도가겠다는데야어찌할방법이없다.어떨땐나자신이밉다.이놈의블로근지GR인지때문에…때론그생각만하면블로그질당장때려치우고싶을때가한두번이아니다.

쌍둥이들이오면집안은언제나난장이된다.

아무튼돌아온둘째딸식솔의호구책으로아들놈은가게에제누나의자리를마련해주겠다고저희끼리약속이되어있었던모양이다.그러나막상돌아와본즉동생의가게에서일하기가좀거시기했던지,여러생각끝에대출을받아직접가게를열기로합의보고그렇게마음을굳힌모양이다.

쌍둥이들은공평한편이다.언니’수아’는나를그리따르고,동생’주아’는할매를또그리따른다.어쩌면이놈들을이곳에서당분간길러야할지도모르겠다.먹고살겠다는데…당장금전을보태줄수는없어도힘은들어줘야겠지?마누라와는고민중이다.

제누나가굳이직접가게를차리겠다니그동안근처에몫이좋은가게터또보증금월세시세를열심히알아들본모양이다.그리고대출을받기위한절차를알아보는과정에서아들놈은제누나에게얼마간여유가있으니굳이이자까지내가며장사할일있느냐며대출받지말고그냥가져다쓰라고제안했다는것이다.단,떼먹지는말고…..

사방어디를돌아봐도구름한점없는,시리도록파아란가을하늘이다.그리고왕언니쌍둥이들의깔깔거림이있어또한행복하다.

“망할놈의여편네같으니….이리좋은소식을자기혼자만알고,그렇게긴전화질을하며괜히놈팽이랑통화하는줄오해를받아!?”(이건오직속으로만,,,,)천등산자락의가을하늘이시리도록파랗다.“진이엄마!(진이는큰딸아이다.38년결혼생활중난아직여보당신소리를한번도못해봤다.)우리애들교육잘시켰지?”,“치~이!”살짝웃으며들어내는마누라의치아와가을하늘이더푸르고예쁘다.그래서행복한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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