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쓴제가너무오래되었다.얘기를어디서부터연결지어야할지…기억이가물거린다.하여1부의맨끝부분을되감기해야겠다.
초등학교4년짜리아들놈과백면서생약골의장년아버지의경주는일방적일것같지만점점숨이턱에차오르며나의체력은고갈이되어갔고안양골중턱에서나는그만약골의아버지께붙잡히고말았다.잡히면서도울아부지정말독하시다는걸그때알았다.
그러나지금생각해보면아버지의분노는다른데있었을것이다.어린아들놈의소풍날김밥하나,삼각형(불량식품?그랬을것이다.)비닐봉지에든오렌지쥬스하나사먹을돈을주지못하는,어쩌면당신스스로에게내는분노였을지도모른다.(나는그렇게되새김질하고싶다)나역시그랬다.굳이그날만그랬던것도아니고늘..단한번도운동회나소풍날아버지어머니손을잡은적이없었을뿐아니라,이런관습(?)은두분돌아가시는날까지두분의생애나내생애에단한번도없었다.그런관습이오랜동안아니늘지켜왔음에도그날의그사건이일어났던동기는순전히그놈의‘소판돈’이집에있었다는사실때문이다.(사실그때까지그돈이집안에있었는지도모르지만…)
얘기의방향을잠시돌려서,엄마의손을잡고함께학교를갔던기억이딱두번있다.초등학교입학식날오른쪽가슴에보자기만한,흐르는코를닦기위한손수건(?그땐어째서누런코가그리도나왔던지…)을달고,그리고중학교3년때다.초등학생입학식때외에누려본적이없었던그호사(?)를중학생이되어서엄마의손을잡은사건은좀특별했다.일반적으로중3이면고교입시때문에머리를싸맬때다.나름머리도명석하고공부도꽤한것같았는데…나는그즈음영화에빠져있었다.영화감독이니배우가아니라영화관람을밥보다더좋아했다.결국공금(공납금)에손을대기시작했고납기가되어도납부하지않는공금독촉장이나모르는사이배달이되고거의초주검이될정도로맞고(아버지)난뒤추가납부를하기위해어렵게마련한공금을내혼자보내기는불안하시다고그때서야다정하게어머니의손을잡게허락하신우리아버지.어쨌든어머니와나는다정하게손을잡고학교까지(교문)는무사하게갔으나,“엄마!여기서부터는못들어가!엄마는여기서기다려!내가공납금낸영수증가져올테니..”그런데지금생각해보면도저히불가한거짓말에어머니가넘어간것이다.그리곤잠시후“엄마!영수증발급은지금안된데…우편으로보내준데…”,“너정말납부했지?믿어도되지?”,“아이!참!엄마도…얼마나더뒈지게맞을려고…학교까지따라와가지고서는…”이말한마디로또속으며집으로가셨던우리어머니…..얘기가정말많이빗나갔다.그뒤얘기는따로할기회가있지않을까?
아무튼안양골중턱까지따라온아버지께붙잡힌나는그자리에서요절이나는줄알았고,차라리사나이답게죽을각오를하고아무소리않고눈을감은채목을길게늘어뜨리고참수의순간을조용히기다렸다.1초2초….아버지나나나가쁜숨이어느정도가라앉을때,“아니이놈이뭘하고있어!?빨리나무안해!?”하시며호령을하시는것이었다.나무?그럼아버지가거의5리길산골짝을따라오신것은나무때문에?어린마음에우선은살았다는생각이퍼뜩드는것이었다.‘아버지가날아주죽이시려는것은아니었구나!’나무만많이하면살아날길이있겠구나.(당시우리는전국의산이벌거숭이산이었다.516이후혁명정부의사방사업에의한산림녹화사업으로오늘의울창한삼림이되었지만,,,그리고당시는사실나무래봐야억새풀또는어린잡목‘싸리나무’등을베어다가을햇볕에마당에말려서밥도하고난방도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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