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원으로병원으로다급하게뛰어다니다마을회관으로돌아와보니그래도아내와내몫이라며남겨둔음식들을한상차려내놓는다.식은음식이맛날리없지만,그럭저럭한술때우고그날을그렇게보냈다.물론그날낮의그난리(?)를겪은후쌍둥이는유아원에서돌아와여전히싸우기도놀기도잘했는데그날밤열시는다돼서잠자리에들려는데전화가운다.전화를받자묘령(?)의여인이“할아버지저예요!”라며속삭인다.그러나도대체누군지모르겠다.이밤에웬아리따운여인의목소리가속삭이듯나를유혹한단말가?마누라가안보니…가슴이두근거리기시작한다.“저~!?뉘시온지..?”,“아!할아버지유아원원장이예요!”,“아이구!수녀님!이밤에어인일로전화를…”,“아!네~!주아가어떤가해서요?”그리고혹시라도오해의여지가있을까했는지말씀을이어간다.“사실은할머니께전화를드렸는데전화를안받으시고주아는궁금하고해서이렇게할아버지께전화를드렸습니다.”
좋다말았다.다른이도아닌수녀원장님이라….이해가간다.마누라는전화기를늘아이들눈에안뜨는곳(전화기를가지고또그리싸운다.특히저희어미의전화오는것을기다리는듯한…)주방의싱크대안쪽에두기에저녁에는전화받기가그렇기는하다.“아!아이고!전화를먼저드렸어야하는데….주아넘넘잘놀고지금저희들방에서할머니랑놀고있습니다.걱정마십시오수녀님!”몇마디인가인사치레로더나눈것같기도한데……그렇게전화를끊고나는깊은잠으로빠져들었다.
늘새벽에일어나면대여섯시쯤수아는내방으로와다시잠이든다.수아를안고온아내에게어제저녁수녀님과통화한사실을보고했다.“아!그래요?좀있다전화한번드려야겠네.걱정이돼서전화하신모양이네.(그날은토요일이라아이들이유아원에안가는날)”그럭저럭대충아침여덟시쯤인가?아내는수녀님께전화를한모양이다.그리곤잠시후감격한목소리로“세상에~!수녀님이어제밤을꼬박세우며주아때문에기도를했데….지금도기도중이라며우리더러도기도좀해달라는데…아이고!어쩌면좋아우린다잊고있었는데…”따는늦은밤전화를하고끊기전“할아버지께서도기도좀열심히해주세요!”라는부탁의말씀이있었으나기도라고는주기도문앞소절‘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그리고사도신경‘전능하사천지를만드신하나님아버지…’이거밖엔모르는데…수녀님의청탁을완전히거절하고당사자인할아버지할머니는깊은잠으로빠졌는데수녀님!수녀님!우리수녀님!은까만밤을속살이하얗게나도록보냈는데…이거죄를져도너무많이진거아닌가?
“우리아이들을위해저토록애쓰시는원장수녀님과유아원을위해뭔가를해야지않을까?”수녀님과전화를나눈후감격한아내와나눈대화였다.아시는분은아시겠지만,사실‘정의구현사제단’인지뭔지하는미친개들때문에성당(천주교)자체를경멸했었고,수녀님의말씨가쩌~거아랫녘말씨라고경원시했던것이다.그래서쌍둥이를그곳유아원으로보낼까말까망설이기도했던터였다.그런데쩌~거아랫녘의그수녀님께서우리아이들에게저토록사랑과믿음을베푸시니아무리목석이고인간말자라해도어찌감동이없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