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수아가 날 살리네.(2부)

지난여름이든가?두내외(노인회총무님)가갑자기들려위쪽(집에서좀떨어진곳에땅을좀사둔게있다.그곳엔아직도폐가가가있다.그곳을가리키며...)에다감자좀썩히자는것이다.원래감자떡을해먹으려면감자를썩히는모양이다.그런데그감자가썩는과정에서홍어썩는것이상으로악취가나는모양이다.그래서인가가없는폐가를좀빌려달라고했었는데,당장사람이사는것도또빈집이고하니“별말씀을다하십니다.마음대로쓰십시오.그곳엔수질이좋은천연수도있고…”아무튼그렇게해서썩힌감자로떡을만들어가지고오셨던것이다.보나스로좁쌀한되빡도함께“아이구!이귀한것을…아유~!잘먹겠습니다.형수님!”

유아원에다녀와서일상복(?)으로갈아입은수아와주아.오른쪽작은놈(실제는언니)이이번에날구명해준’수아’다.

급히봉지용다방커피를대령하고…이런저런마을얘기를나누고쌍둥이얘기도나누고…그쪽손자손녀키웠던경험담도나누고…그런데대충시간반이흘러도,이형수님갈생각을않는다.솔직히하품은자꾸나고,하품속의눈물도지물거리는데우리총무님형수눈치도없다.할수없이벌떡일어나창밖을보며“아이고!아직도눈이오네!”아무튼그때서야눈치없는형수님은벗었던외투를주섬주섬입으며“아이고!가야겠네요!”웬만하면“아니벌써~!?”라는속빈인사라도했겠지만“아유~!미끄러운데조심해서가십시오.형수님!”아주떠밀듯아래채마당까지친절하게모셔다드리고밀린(?)낮잠을자려고막누웠고정말오수라는심연의못으로깊이빠져드려는순간‘따르릉따르릉’그놈의전화기가요란을떠는것이다.

마을을들어가는입구에흐르는내.여름엔인산인해다.

요란을떠는전화기를집어들고문자판을보니마누라다.‘내이럴줄알았지….이런!염병할….(어디까지나속으로..)그리고Isee…쩌~업(혀차는소리)’좀더정확하게표현하면‘에에이~씨!’였다.“전화가왔었네?”,“했어!왜?두번씩이나했는데받지도않고…”,“버스안이라시끄러워못받았어요!”,“근데왜전화했어!?”,“아!전화가왔으니했지…”,“지금어디야?”,“마을앞버스정류장이요”,“아라써~!끊어!”전화를주고받는내내내목소리는퉁명스러웠고불만이가득했다.그런데전화를끊고가만히생각해보니주고받은마누라의목소리도만만치않은것같다.다시누우며생각하기를‘어쭈구리~!한판하겠다는거야머야?’경험상마누라의반응이심상치않음을나는안다.그리곤곧다가올마누라와의전투를앞두고‘오냐!나도할말은있다’라며전의를다지며마누라오기를기다렸다.그땐이미잠이고뭐고다달아난상태다.

J가하도남벌을해서인지우리집뒷산은웬지허전하다.

아주나쁜(?)버릇이하나있다.깊이잠이들었거나잠잘때누가깨우거나외부의소음또는물리력(?)으로잠이깰때좀은발작적반응을일으키는버릇이있다.이문제로마누라와가끔다투기도하지만,나의이런좋지않은습관적반응을잘아는마누라는평소에조심을하는편이다.그래서서로간전쟁을피하기위한수단이마누라가외부에있거나어디를가는경우미리전화를한다.“나좀쉴게…”이한마디면최소1시간은절대전화를않거나전화가오더라도(집안에있을경우)마누라가알아서상대방의양해를구한다.

우리집2층에서바라본천등산.

그날마누라에게전화를했던이유는두가지였다.첫째,눈길인데잘다녀는오는지?(하늘을두고맹세할수있다.그날은정말이점이제일걱정스러웠다.)둘째,바로예의잠버릇때문에미리경고를하기위함이었는데결국두차례의전화시도가있었음에도‘전화가연결안된단다.’는멘트를두번씩이나듣고말았던것이다.

창밖을보니아직도눈은분분이내리고있고,차에서내린마누라가삽짝문을들어서는것도보인다.마누라는무슨싸움을하더라도나처럼방방뜨거나하지않고포커페이스다.난오히려이게두렵다.같이방방떠야남성적싸움이되는데늘마누라의페이스에말려들고만다.이게나이가들수록점점더심화되고전력이저쪽으로기우는것을확연히느끼지만그래도싸나이자존심이일단저지르고보는것이다.

우선사람이다닐정도로제설작업을하고돌아서니또눈이내리기에그장면을찍었는데워낙사진기술이잼병이라눈오는모습은간곳없다.

여전히수아는오늘도제잠버릇대로이시각내자리를차지하고깊이잠들었다.취침용안대를떼어내자인상을쓴다.막찍은따끈따끈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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