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이열리고다시중간미닫이문이열리며마누라가링안으로입장한다.순간전의를다졌던나는마누라의눈치를살피는데,마누라는진짜링안으로들어온복서가걸친가운을벗어재끼는것처럼외투를와다다닥벗으며탐색이고머고없이“머요!씨팔!씨팔이라니~!내언젠가는꼭한바탕하려고마음먹었다니까.내가혼자놀러다닌것도아니고…나도출발하기전전화를하려다가혹시또낮잠을잘것같아안했는데…노인네들이버스에서노래부르고겅중겅중뛰는통에전화를못받았는데…나는전화가와있길래혹시쌍둥이에게무슨문제가있는지…#$^%^*(())*&^%%$#@@!$%&*((&%^%*)()_((&^%$#$TUIOPPTECrtyuㅗㅓㅏㅣㅔㅐ9y….그런데머욧!씨팔~!”
마누라는마치김정은이제고모부장성택을쏴죽일때이용했다는기관총보다더쌔게기총소사를퍼붓는다.내겐말할기회조차없다.평소의마누라가아니다.그러고보니눈빛도좀변한것같다.나는마누라의말펀치에거의그로기상태다.그러나그자리에서쓰러질수는없다.쓰러져도나를중립코너에서돌볼트레이너도없다.그것보다우선은사나이자존심이그걸허락지않는다.“아니이여편네가송어회를잘못먹었나…내가언제씨팔!이라고했어?엉!?그냥아이씨이(Isee,알았당께!)만했지.이여자가이젠없는말을막지어내내…”,“아이고!나는뭐기가먹은줄아나?그리고하다보면잘때전화할수도있지무슨특허냈어!?엉!?애들어릴때도그걸로잡더니만아직도그버릇을못버리고…$%^%&”다시시작되는마누라의기총소사에나는더밀렸다가는사망에이를것같아언제나써먹는최후필살의일발을날리고말았다.“그만두지못해!?이여편네가진짜보자보자하니까…씨끄러~!!”집안의유리창문이모두흔들릴정도로고함치는것으로종전(또는휴전)을의미하고우리의싸움을침묵모드로들어간다.그리고각자씩씩거리며나름의분을삭이거나달랜다.
그러나정말억울했다.내가아무리가방끈이짧아무식하기로마누라에게‘씨팔!’이라니…난여태,또하늘에맹세하지만가족에겐‘씨팔!’이라는감탄사를내지른적이없다.마누라도내년이면60인데,,,나같은놈과살다보니힘이들었는지벌써귀가어두워진모양이다.불쌍한우리마누라.내가죽일놈이지낮잠자다가전화받은걸가지고,짜증을내고귀어두운(순전히나때문에…)마누라를쥐잡듯했으니장성택이보다더당해도싸지…여보!(참,난아직마누라를여보!라고불러본적이없다.그래서속으로…)미안해!내가쥐길놈이야용서해줘!등등,,,,,머이러고그자리에서마누라에게백기를들었으면내가며칠간고생을하진않았을것이다.
그런데휴전을하고나니정말억울하고,분하고,약오르고혼자서는감당하기힘든감정들이저발끝에서머리꼭대기까지밀려올라오는것이었다.(
다른분들은어쩐지모르겠지만,우리부부는싸우면대개는24시간안에평화조약을맺는다.어떤수단과방법을동원해서라도.그래서나는아이들이나지인들에게나름의부부싸움에관한조언을‘안싸울수는없다.그러나24시간,백번을양보해서48시간넘어가지않도록하라!’고한다.그래서그나름의규칙을지키며살아왔던것이다.그런데근간에이르러그규칙이조금씩허물어짐을감지한다.우선마누라의전력이향상된것이다.옛날엔소총이었는데지금은기관총도아니고기총소사로무장을했다.과거마누라가소총으로덤빌적엔박격포(꽝~!큰소리)한방이면마누라의전력은허물어졌었는데이젠박격포가안통한다.생각해보니,내가이나이먹도록안주하는사이마누라는신형무기의개발을게을리하지않았던것이다.옛선인들은늙으면양기가입으로다올라온다든대…내겐그런행운도없다.
마누라의기총소사에사정없이당하고내가할수있는방어자세는침묵모드로서재에숨어들기다.요즘은그래도쌍둥이들이있어때가되면“하부지~!찌찌(진지)뜨시래!”라며바깥에서소리를지르지만옛날엔상만차려놓고마누라는밖으로나가버리고만다.그러면슬그머니밥을먹고화해의수작을부리고….그러나이번경우는아직도억울하고,분하고,,,,어쩌면참패를당한억울함(?)일것이다.48시간은커녕사흘이넘도록서로의눈길을피하고냉전은계속되었다.그사이마누라가오히려화해를시도하려는기미가보였지만,내가피하는식으로사흘을넘기고있었던것이다.이놈의마누라쟁이가하늘같은남편에게어디다그따위버르장머리를…내가신형무기는개발못했지만이번을기화로꼭저못된버르장머리를고치고말거야!나만의각오와다짐을마음으로더욱공고히하고있었던것이다.
1부에서이미밝혔지만요즘은마을분들이점심(어떤분은저녁까지..)을마을회관에서해결한다.나는갈때도있고안갈때도있지만며칠안가면이반장형님의등쌀에가곤한다.마누라는부녀회장으로서봉사도할겸거의매일가는편이다.오히려답답한집안의냉전보다는그곳에서웃고떠들고노래하고(아!시정부에서강사를보내주고노래교실도일주일에두번연다.산골에이런혜택도있으니얼마나좋은세상인가.)그게훨씬나았을것이다.그런마누라가미워나는사흘째마을회관출입을하지않았고.
휴전같지않은휴전사흘째되는날이다.솔직히점점초조해진다.적이평화조약맺기를원할때맺을걸…괜히버텼다.적은어떤전력을준비중일까?나는어떤식으로또방어망을구축하지?아~!못난놈!이럴걸왜버텨가지고…후회막급.불안초조….미조리함상같은항복문서를작성해?어쩌지?이런상황에도배는고프다.그래!그래도먹어야지?싸움을하더라도배가불러야하니까.마누라가마을회관을가기전차려둔식탁보를재끼고끓여둔콩나물국을데워서밥한술을말아서한수저떠서우물거리고있는데….소리도없이적이나타났다.솔직히앞일을어떻게대처할까?그생각을몰두하느라적의침투를전혀의식하지못했다.깜짝놀랄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