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수아가 날 살리네.(끝)
‘아이고!꼴통을부리며그래도내가차려준밥은넘어가냐?’적의비웃음이있는것같아입안의밥을소리없이오물거릴때“어서드세요!”,그한마디에왈칵눈물이나려고한다.어!우리마누라무장해제했네…그리고더긴상상할틈을주지않고“빨리드시고‘수아’한테가봐야겠요”,“왜에~!무슨일있어?”사흘만에처음나누는대화다.솔직히나누고싶어나누는대화는아니지만금쪽같은내새끼들에게무슨일이있는모양인데어찌아니물어볼수있겠는가.갑자기나오려던눈물은급히도망을가고하늘이노래지려고한다.‘수아에게무슨일이…얼마나급하면마누라도밥을먹다가달려왔을까?지난번‘주아’도그랬는데…쌍둥이들은무슨일이터져도이런식인가?’별생각이다든다.어쨌든그소리를듣고어찌밥술이넘어가겠는가?밥술을지우며벌떡일어나자“마저들어요!먹고가도늦지않을테니…”저정도면큰걱정은아닌가?마누라의권유에식사를하는게아니라흡입을하다시피하고수저를놓자“수아가점심먹을때한수저넣자말자게우고밥을먹지않는대요.”,“아이!참,왜또…주아처럼어디머리라도부디쳤데?”.“그런건아니고…사실어제저녁에설사를두어번했어요.”

마누라의얘기가시작되기전나도집히는데가있다.그날새벽1시쯤에수아의울음소리때문에깼다.늘새벽이면나를찾는수아지만의외였다.보통은아무리빨라도4시경인데,새벽1시라니…그래도급히어린것을안고내방으로와(안그러면다른쌍둥이가깨어쌍고동이울린다.)재웠는데….그리고난나대로잠이오질않아컴을켜고새벽신문을보다가썰도풀고,그런데잘자던수아가갑자기자지러지며제엄마를열심히찾는다.아무튼평소에하지않던행동을하기에녀석을안아들고어르고다독이고다시재웠는데얼마있다가또엄마를부르며통곡을한다.‘이놈이꿈을꾸었나?’이번엔“수아야!할머니한테갈까?”그러자눈을감은채로고개를끄덕이는녀석을제할머니에게데려다주고그렇게그밤을하얗게보냈는데….(물론이때까지도마누라와는어떤대화도없이….)

아침에주아는그밤에어떤일이일어났는지모른채열심히깔깔거리고흥얼거리고제할머니바지자락을붙잡고잘도노는데수아는도대체일어날줄모르고까부러져있는것이다.아니아주축널어져있다.그광경을보고걱정스럽긴하지만말도못하고거시기마려운강아지처럼왔다갔다불안해하는나를보고마누라가입을연다.“엊저녁잠을못자서지금잠이오는모양이예요!”삼남매를키워시집장가보낸저력의마누라말을믿을수밖에.그렇게시간여를보냈지만여전히수아는축널어진채로일어날줄을모른다.결국강제로아이를깨워밥을떠먹였으나도저히먹지를않는다.(원래수아는주아에비해입이짧고먹성이좋질않다.)치즈한조각에요거트한병을거의강제로먹이다시피하고유아원엘데려다주었고,가는과정엔제법조잘거리고떠들고했으며유아원저희방으로들어가며배꼽인사를땅에닿을듯…그렇게명랑하게했었는데…그런수아가갑자기문제가있다며유아원에서제할미쪽으로전화가왔고,그전화를받자마자마누라도수저를들지도못하고달려왔다는것이다.

수아를데리러유아원으로가는사이마누라는얘기를시작한다.유안원에서집으로돌아오면제일먼저하는일이그날에있었던알림장살피기이다.무얼먹었는지?어떤놀이를했는지?누구와싸웠는지?때렸는지?고집을피웠는지?등등의유아원에서의생활기록을생생히알림장에써서보내준다.그날특이동향은없었는데점심시간에미역국을먹었다는것이다.수아가미역국을별로좋아하지않지만그래도대수롭지않게생각했는데그날저녁부터한밤까지설사를세차례나했다는것이다.“그걸왜이제얘기해!?”항의하듯하는내게“언제말할기회나있었어!?”하긴“……”제성질못이겨사흘씩이나말할기회조차도주지않았던것이다.

수아를병원에데리고가봐야겠다며미리연락해두었기에수아와주아(그렇게뜯고싸워도둘중하나가안보이면또난리가난다.하여함께조퇴를시킴.)는조퇴할준비가되어있었다.아무튼그길로20여분거리의충주소아전문병원으로달려가니‘약간의감기끝에오는증상’이란다.그리고크게걱정하지말라는안심표보너스까지첨언해주며.기꺼운마음으로돌아오는차안에서나와마누라는밀린사흘치의수다를떨고있었다.쌍둥이가없었더라면어땠을까?아직도마누라와는냉전을하고있을까?아니다시또마누라와전투가벌어지면어쩌지?만약적에게꼼짝못할경우오병규병장은누가구하지?전투는커녕아예받들어모시고살아야하나?아~!잘나갔는데….말년에이게무슨꼴이람.

수아는오늘이시각에도이할애비의품을찾아와깊이잠들었다.이제한달후면이러지못해어쩌지???

그러나저러나큰일이다.쌍둥이가3월이면저희집으로간다니…웬만하면이곳에서자랐으면좋으련만…제아비어미가고집을꺾지않으니…‘애키우는게그리쉬운줄알어!?’라며원망섞인푸념을해보지만,제새끼보고싶어주말마다내려오는것도못할짓이긴할것이다.그래도그렇지…내방패를데리고올라가면나는

그날수아는집으로돌아오자마자언제그랬느냐는듯명랑모드로돌아왔고,여전히저희끼리서로괴롭히고,심술부리고,싸우고,울고….아이고!이거뜨리….!!사흘간서재에처박혀있을때가좋았는데….ㅎㅎㅎㅎ….

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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