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술자리의 약속(2부)
그런데이최公부부가지독한등산광(?)이다.일주일에4-5회정도뒷산인천등산을오르는것이다.(이주4년차인나는여태겨우두번올랐음.)부부가진돗개한마리를끌고앞서거니뒤서거니하며오르는걸보면부부애랄까?아무튼금실이참좋아보인다.뿐만아니라가끔은개울건너이PD네와도함께오르는게목격이되었고,그모습을보고지나는말로‘나도한번데려가주쇼!’라며부탁아닌부탁을하기도했던것이다.

흰점선안이내땅이다.전주인(축사주인)이축사로들어가는길을만들며섬처럼떨어져나갔다.사실내겐크게활용가치가없다.

그날도열심히일하고흐른땀을씻은뒤,막오수를즐기려는데이PD로부터전화가온다.‘지금등산을가려는데함께가지않겠느냐는…’,나도한번데려가달라는부탁까지했으니아니갈수가없다.그래서처박혀있는등산복을꺼내고이런저런채비를하여최公부부,이PD부부그리고짝없는나산행을했던것이다.

천등산엔아직잔설이남아있긴하지만임도를따라오르는등산길은산책길처럼편하다.

위암수술후서울집의뒷산격인북한산을최公부부의천등산오르기만큼하면서건강을찾았던나로선처음이곳에오면서자리가잡히면북한산오르기만큼할것이라는생각을다부지게했지만생각만으로그치고딱두번밖엔산을오르지않은관계로가쁜숨을몰아쉬며왕복4시간정도의산행을마쳤다.하산길,마을에거의도착해서‘내가오늘저녁돼지목살두어근끊을테니이PD댁으로모입시다.’라는제안을했다.나를데리고간고마움의표시이기도했고,오랜만에성능좋은이PD네노래반주기로목청을돋우고싶었고또다른이유는한반도다섯손가락안에드는이PD의색소폰연주를곁들인산골의문화생활을즐기기위함이었다.(사실이곳에서고기가먹고싶은땐경비가좀더들어도이PD네집으로모인다.우리집에서먹으면냄새날까봐…이PD는이런사실을모른다.어쩔수없다.큭~!)

그날은정상으로오르지않고석문삼거리로내려갔다.그런데가다가가만히생각해보니너무힘이든다.3.6k를내려갔다가다시올라올생각을하니한심했기때문이다.이장님께전화를했다.등산하다가마을주민모모씨가기진해있으니빨리석문입구로차를몰고오시라고….약은우리이장님허허웃고말기에중간쯤내려가다다시올라오고말았다.

저녁7시에낮에등산길에올랐던다섯명이모였고더하여마을이장님도초청을했다.(우리마을이장님자꾸처지고슬픈노래를불러서그렇지웬만한가수뺨치게노래잘하고또부르기좋아한다.그래서늘이런자리에초대가수로초청을한다.)물론그사이나는면소재지로달려가목살세근과막걸리와소주를고루고루사왔고.굽고마시고먹고…이런얘기저런얘기소소한마을얘기등등…..배가어느정도부를즈음이PD가갑자기진지한태도로‘저~어!오사장님드릴말씀이있는데요!’란다.술도거나하고기분도좋고무슨말인들못들을까.아주호기롭게세상의모든청을다들어줄것같이‘이~예!말씀하시지요!’,그런데이PD는남산만한덩치에어울리지않게‘저~어다른게아니라….’라며주저주저망설인다.‘아~!말씀하시라니까요!’화기애애하던분위기가갑자기조금은썰렁해지는기분이다.‘저~어~!저위에오사장님땅있지요?’라는이PD의다음얘기는듣지않아도집히는데가있다.

등산로입구에서바라본마을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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