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술자리의 약속(끝)
BY ss8000 ON 3. 20, 2014
솔직히고백하건대내평생에술을인사불성이되도록마신적이두세차례있었나보다.30대중반쯤대취하여음주운전을하며좁은상가골목을빠져나오다가가게두어곳을파손시키고그자리에서사과를했으면좋으련만경찰간부로계시던친구사돈의팔촌직위와함자를팔아가며큰소리쳤다가술이깬다음코가땅에닿도록사과를했지만부풀려진가게파손손해는당연한거고(합의를안해오면구속까지갈수있는상태라…),합의서를제출하고도당시(30여년전,그때는음주운전에대한벌칙이그래도유할때였지만…)로는거금인350만의중벌을받았던적,술이취한상태에서차를몰고집으로오긴왔는데아침에일어나보니차를어디다주차했는지도저히기억이나질않아두어시간찾아헤맨결과집에서2-300m떨어진골목그것도한가운데….성질난그동네주민중에어떤분이양쪽백미러와뒤타이어오른쪽을바람을다빼놓았지만아야!소리도못하고렉커를불러서정비공장에보냈던일.(사실요즘처럼대리운전제도가있었다면절대그러지않았을텐데.요즘은단한잔의술을마셔도또아무리멀어도대리운전을꼭부른다.)그사건이이후대오각성하고절대작취미성이되도록술을마시지않는다.(또신체적으로위암수술을한관계로술이그렇게들어갈장소도없을뿐더러조금만마셔도쉬취한다.)그런즉정신줄을놓고상대와무슨대화를하지는않는다.엄한얘기가좀길었지만….
혹시내마음이변할까?그래서그랬던지최公은서둘러흙다섯차들여왔다.그런데참낭패다.살펴보니이건흙이아니라돌아잔뜩들은모래다.차라리안받느니못했다.그래도어쩌겠나….저모래를반드시펴고그위에개집을올려야겠다.개X치기좋게.(이곳에2차를받았다.)
약간취기가돌았지만인사불성은아니었고그런상태에서대인의여유를부리며“아!그렇게하시지요!”너무도화끈한확답을하고만다음날아침.엊저녁술자리를복기해보니후회가갑자기밀려오는것이었다.그것은화끈한확답이아니라매사를함께상의해오는반쪽의의사타진을하지않은것에대한후회였다.혼자결정하고혼자생색내고…..반쪽에미안하고죄스럽고,,,,그래서서울집으로전화를했다.그리고단도직입적으로“진이엄마!나어제저녁실수를했네…”,“또왜?뭐를…??”어제저녁이PD네함께모였던것,술한잔하고노래도불렀던것,이런저런얘기끝에축사입구자투리시유지최公에게넘겨주기로약속했다는거.한참을듣던아내“어제많이취한모양이지?”,“아니..그런건아니고…어쩌다보니그렇게됐어”,“할수없지뭐…어떡해…”(내가아내를사랑하는이유가이런데있다.남편의실수나독선을크게따지지도묻지도않고묻어주는…)그리고아내는며칠뒤이곳에내려와약간아쉬운듯“그곳에오미자좀심고싶었는데…”그리곤내눈치를봐가며씨~익미소만짓고말았다.
이곳에(축사있던곳의밭)에흙을세차받은것은지난여름장마때길이많이파여서그길을메꾸고돋우려는계산이었는데,이또한말짱도로묵된거같다.저흙역시흙이아니라모래다.초치곤란이다.그래도일단은펴놔야겠지?
어쨌든나로서는하루저녁술한잔에금쪽(?)같은땅을최公에게양보했던것이다.굳이술타령을하자는게아니고,이것도산골에서이웃과함께하며살아가는방법아닐까?하는생각에중언부언긴썰을풀어봤다.
이번썰을푸는동안’걸레아우님’은최公이요구하는땅에똥거름을모으는장소로하라는충고를주셨다.그충고(?)를보고얼마나웃었는지모른다.사실이교장이속을썩일때위사진상의공터를사려고했다.원래이땅이약100평인데이교장이사려고했으나땅주인과가격시비로여태공터로남아있다.난그때그것을웃돈을더얹어서라도사가지고실제똥거름숙성시키는장소로사용하려고했는데,마누라가펄쩍뛰며죄짓지말라기에포기하고말았다.이교장과화해했으니마누라의판단이옳았다.내가그충고에배꼽을잡고웃었던것은생각이비슷한사람도있구나…하는ㅎㅎㅎ..
그러나원수니악수니해도내집을중심으로100여m반경이내의이웃들이다.이런이웃들과어찌아옹다옹하며살아가겠는가?좀밑지는듯모자라는듯살아가는것이다.경험칙에의하면그밑진것모자란것언젠가는다채워지더라.
에필로그,
그일이있은후이PD도최公도며칠그땅대한말들을꺼내지않는다.솔직히그들도술기운을빌려어려운얘기를했을터이고,그런가운데화끈한확답을얻어내긴했지만술자리에서일어난일이라반신반의했을것이다.며칠뒤나는이PD에게“아니!?땅을달라더니어째이리조용합니까?”,“아니!?그럼그게정말이었어요?”,“아니!?이양반들이농담할걸해야지그런중대한일을농담합니까?”사실오가는대화도농담비슷하게했다.그리고이PD에게,그날은내가돼지목살을샀으니오늘은최公더러사라고하며기왕얘기나온것이니그땅문제에대해진지하게토의좀하자고했다.(이모든것은아내의재가를득한덕분에자신감에서나온얘기들이다.)
이곳에내려와얼마되지않아집을짓기위해정지작업을하는과정에서대문입구가좁고구불거려확장하는과정에서약50제곱(15평)m을마을에희사했다.(그러나결국등기상공부에는남아있음으로문제될게없다)
물론이PD는신명나했고,과연그날저녁6시에최公집에서한잔하자는기별이왔다.감격한나머지그날저녁최公과부인은손두부를만든다,목살을삶는다,나를위해젓갈넣지않은겉절이를만든다.몇순배의잔이돌자나는“최公!내가그땅에신경좀썼습니다.황무지를옥토로만들었지요.우선은그땅에석축을쌓느라돌도여러차샀고,흙이여러차,거름또한수십포등등…하여“세상에공짜가없는것은최公께서도익히아시는바,그렇다고현금으로계산을할수는없는것아니겠소?내가지금흙이다섯차가량필요하니흙을다섯차사주시는게어떻겠소?”
옆집문선생(경기도某공고교사,아버지는지금도미8군태권도교관으로근무하는…)부자는나를처음보는날흑색점선까지가자신들의땅이라며주장하기에측량을한후사실이그렇다면돌려드리겠다고했다.그러나측량을해보니오히려흰점선까지가우리땅이다.그러나그곳엔문선생네의소나무와불루베리밭이다.어쩌겠는가.쌍방내땅이라는것만인정하고혹시문선생네가이사를간다면그때돌려받는것으로구두약속을했다.(약90평)
나의제안에최公이마다할리없다.이PD내외가증인이되고쌍방입으로(구두)계약을맺고헤어졌다.그런데다음날한통의전화가오기에받아보니“저~최XX입니다.지금댁에계시지요?”,“아~!그럼요!근데어쩐일로…”,“지금곧흙이온답니다.어디다받지요?”순간속으로폭소가나온다.세상에~!나보다더성질급한사람도있었던가?아무튼10여분뒤대형덤프터럭이굉음을울리며서서히우리집문전옥답으로진입한다.그렇게다섯차의흙을받은다음날바로나는최公의전화한통을다시받는다.“시간있으시죠?”,“그렇습니다마는…”,“지금저랑면에가셔서시유지포기및양도계약좀해주시겠습니까?”,“…….아!네!뭐…그러지요”진작통보를했으면샤워라도하고얼굴에구루무라도바르고향수도두어방울뿌리는건데…..
아랫집뻥팔이네역시내땅54평을점유하고그곳에비닐하우스를지어농사를짓고있다.이곳은필요가있어돌려받고싶었으나대판싸움으로번진적이있었지만,다음날그댁구순에가까운어르신이사과하러오셔서사정을하기에적당한시기에자신들이사겠다기에그렇게하시오~!하고지금까지유야무야되어있다.
아무튼최公의그바지런함그리고매사를일사천리로해결하는능력은타인의귀감이되고도남는다.이렇게산골의다정한이웃만들기로산골의봄날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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