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귀촌. 귀농에 대한 소고.
때가농번기에접어들시기다.트랙터굴러가는소리,관리기소리,거름퍼나르는경운기소리가제법소란하여동면하는것같이적막하던산골을깨운다.전문적으로농사를짓지않는나도이들과호흡을같이하기위해얼마전부터두동의비닐하우스와작년이런저런작물을심었던잔해가남은문전옥답을매일조금씩정리정돈하고있다.

귀촌4년차.솔직히얘기하면아직농사가뭔지영농이뭔지모르겠다.지난3년간그저남들이고구마심는다면따라하고,감자.수수심는다면감자.수수심고…아무튼유정천리노래가사처럼두메산골에서할수있는대로조금씩흉내를냈던것이다.도시생활을하면서뱃속에저축한기름기가아직은유효한관계로굳이남들처럼생명줄을담보하여농사를짓지않을만큼여유가있었다는얘기다.

앞으로얼마나더살까?수명의기대치를논하자는게아니고향후살만큼의노후를염두에두어보자는거다.좀건방진얘기지만,지금보다젊은시절정말열심히애쓴보람이있어팔진미에유명브랜드옷은걸칠수없어도2-30년은소찬(다행히내가돈드는고기나생선은잘안먹는관계로..)에길거리또는남대문표잠방이정도에만족하기로한다면걱정없이살준비는되어있다.그러나그렇다고마냥여유를부리며무위도식만할수없는것아니겠나.하여……

지난3년간은‘웜업’을했다고하면이젠본격적으로치열한삶의현장으로나아갈때가된듯하여농업진흥청지소와영농에도움이될수있는기관을몇군데찾아다니고있지만아직은이렇다할해답을못찾고있다.그렇지만서둘지는않을것이다.그런가운데그제는충주역사에붙어있는(오래전부터눈여겨보아왔지만방문은그제가처음)귀농.귀촌도우미센터를찾아갔다.그리고많은대화를나누었다.어쩌면향후이곳에서어떤답을구할수있을것같은기분이들기도하지만큰기대는걸지않을것이다.

문제는대화를나누는과정에서귀농.귀촌에대한지침서라고할책자가시중에그토록많은줄처음알았다.대충훑어보았지만조금거짓말보태면수백종은조이될것같았다.얼핏귀농.귀촌의삶을안내하고펼치는게아니라,개나소나귀농.귀촌안내서라며책장사로한몫하려는기분이들었다.

그런데더큰문제는모든책자들이땅싸게사는법,영농으로고소득올리는법,농가주택짓는법,어느땅이좋다,농지투자하는법..등등…이런책자들이범람하고또이런책자를사서읽고귀농.귀촌을한다면어떻게될까?그런데과연그런책을쓴이들이그들이알고있는지식이나상식대로행하여부농이되고투자에성공했을까?물론개중에는성공담이있을수도있을것이다.그러나나자신며칠그런정황(?)들을파악하고보니그많은책자의안내와지식에대해많은괴리를느끼고있다.

내가만약귀농.귀촌에대한책을쓴다면,나는그런테크닉을먼저가르치지않겠다.기초도없는사람들에게어려운테크닉의지침서를주면서공부하라면과연몇이나성공할까?

내가3-4년씩‘웜업’만하는데는나름이유가있다.영농의테크닉을배우기전,무조건귀농.귀촌할곳에서이웃과친하라는것이다.그이웃이언제고영농의밑거름이고자양분이될것이다.당신이아무리테크닉이있어도이웃과불편하면그거말짱헛거고도로묵이다.세상은혼자서못사는법이다.큰(흰)소리같지만나의영농은이미반은성공한기분이든다.

덧붙임,

내가최公에게금쪽(?)같은땅을양도한것도그들부부는지난겨울마을회관에매일나와마을노인들을위해힘을아끼지않는것을본후였다.돈이없다면어느마을이든유휴지는많다.사람만곰살맞다면노인네들이귀여워한다.유휴지그냥은안되겠지만…아니사정하면또통할수도있을것이다.내말이…이웃을잘사귀라는것이다.영농테크닉은그다음에익히고부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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