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왕따를 자초하는 인간들(1부)
어제는조선일보에좀서글픈기사가올라와있다.기사는나중에읽기로하고….지난여름내블로그에올렸던썰한토막을일부발췌하여다시찾아올려본다.

(상략)

나니까그랬을거다.이런걸오지랖넓다고해야하나?아무튼그날은많이한가했다.점심때즈음이었다.농번기의번잡함을피하고그야말로잠시망중한(忙中閑)을즐기려이장,이반장,대기업다니다은퇴한후최근에새롭게집을지어서이사온최公,집주인이PD,그리고나모두약속이나한듯이PD네거목상수리나무그늘로모여들어이런저런잡담을하며한가로움을보내고있었다.그사이이PD와이프는모두를위해,현역미군인딸내미가보내왔다는향좋은커피를끓여내고.

짙은향의커피를음미하며개울건너(우리집방향)를바라보니우리집뒤쪽(더정확하게는현역고교교사인문선생네뒤쪽)으로측량기사들이분주히움직이는사이로내또래또는그아래쯤의부부(먼발치로도당연히부부로보이는…)가함께열심히움직인다.“저양반들누구지?”내의문이떨어짐과동시“이~이!저사람들저땅샀데.올해집을짓는다고경계측량하는모양이여!”라며‘이반장’은묻지도않은부분까지자세히알려준다.

“그래요!?형님!아이고!그러면안되지…”,‘이반장’의말을받자마자나는큰소리로그쪽을향하여소리를질렀다.“여기좀보세요!두분바쁘지않으시면잠깐이쪽으로건너오시지요!?오셔서커피한잔하십시오!”내목소리가워낙커서인지알아듣고조금의망설임도없이“네~에!”라는대답이들려온다.그리고차안에서뭔가를찾아내고이쪽으로온다.물론그사이나는‘이PD’와이프에게“아주머니!커피두잔만더서비스부탁드립니다.”

건너온부부와수인사를나누며일일이소개를해주었다.“이분은우리마을‘이장님’,이분은터줏대감‘이반장님’….저는저기보이는저집주인…”,그는금년말퇴직을앞둔某공기업의간부였다.퇴직후전원생활을하려고전국을섭렵하다시피했지만찾지못하고우연히천등산박달재를넘다가측량을하고있는그땅을발견했다는,그러니까이곳과는전혀연고가없는부부였다.

“잘오셨습니다.우리이마을에서싸우지말고오순도순좋은이웃으로함께살아보십시다.”,‘이장’이나‘이반장’이할얘기를오지랖넓게내가해버리고말았다.그러나사실나는속으로그말을하려고작심하고부부를불렀던것이니스스로시건방지다고생각은하지않았다.솔직히얘기하면나니까그랬지나머지사람들은그저소닭보듯아니면닭소보듯하며데면데면했을것이다.부부의반색그리고고마움이역력했고덤으로좀전차에서가져온‘朴카스’한병씩이주위사람들에게나뉘어졌다.(하략)

지난여름그런식으로수인사를나눈사람은그날내게명함을한장건네는데성은정(鄭)이요,직책은某공기업의차장이다.(이하정씨로….)그리고그날이후몇차례인가조우를했는데그는아는채를않는것이었다.그러나워낙바쁘니그럴수도있겠고아직은정착을하지않은관계로데면데면할수도있겠지…..그렇게생각하며한편으로는아무려면어떨까,나라도먼저인사를하자며보이기만하면큰소리로‘안녕하세요~!’경우에따라선‘오랜만에뵙습니다.’하는식으로먼저인사를당겼던것이다.

아무튼5개월여의공사끝에정씨네는집을완공하고입주(완전히이주를한것은아니다.지난해를끝으로퇴직을할줄알았는데퇴직이2년더연장됐다는소식을들었음,하여아직은매주금요일내려와이곳에서보내고월요일새벽에올라간다)하였고주말만이곳에서보내고있는것이다.

<조선일보기사전문>

문전박대당한이사떡-벨소리에애깼다며타박

떡돌린날층간소음항의…고마워한이는경비아저씨뿐

주부김모(42·서울서대문구)씨는냉동실에한달째쌓여있는시루떡을볼때면한숨이나온다.15년전세살이끝에아파트를장만한김씨가새이웃들에게돌리려장만한이사떡이다."아,이사오셨어요?어머,잘먹을게요!"그런살가운반응을기대한게착각이었다.

이사온날저녁떡을돌리는데문을열어반겨준이웃은딱한집.다른집들앞에선문밖에선채불청객취급을당했다.안에서분명인기척이났는데"이사와서인사드리러왔다"고하면아무런반응이없는집들도있었다.위층여성은벨소리에잠자던아기가깼다며문도열지않은채소리를질렀다."딸재운지30분도안됐는데벨을누르면어떡해요?문앞에두고가세요!"김씨는"내집을마련했다는들뜬기분이사그라지고말았다"고말했다.

지난해12월서울중랑구의한아파트로이사한장모(여·46)씨도"이사떡을돌려보니수상한사람취급만안받아도감지덕지더라"고했다.떡을받고고마워한사람은경비아저씨뿐이었다.그는"아래층할머니는떡을돌린그날저녁에’아이들이뛰는소리가시끄럽다’며인터폰으로항의하더라"며씁쓸해했다.

인터넷주부커뮤니티게시판엔이사떡을돌리다맛본각박한세태이야기들이올라온다.전셋집에산다는한주부는"이사를와서떡을돌렸는데이웃집아줌마가’자기집도아닌데무슨떡을돌려.별일이야!’라며비웃더라"고했다.그주부는"앞으로어디로이사를가든다시는이사떡을돌리지않을것"이라고썼다.

이사떡이천덕꾸러기취급을받으면서이사온날떡을돌리는모습은점차희귀한풍경이돼가고있다.아파트경비27년차임홍순(71)씨는"지난해70가구가이사를왔는데떡을돌린건딱두집이었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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