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아가야!(1부)
아무래도안되겠다.아가야!내가이러다간속병이나거나너를아주미운아이로보고말것같다.그것이야말로우리에게닥쳐올불행의전조이고가족(家族)이라는울타리가무너지는순간이될것같아더는참을수가없구나.이러는나를보고네어미는‘제발!’이라는절박한(?)단어를써가며‘참아라!’라고종용을한다만,그렇게했다간정말내가위에서얘기했던불상사가일어날것이기에이글을쓰기로했다.그리고가끔은네가이곳에들어와이아비의글을본다기에볼것이라는가정하에쓰는것이다.만약보지못하거나안했다면따로이네게이글을읽어보라며전화를할것이다.각설하고…

이글을계속이어나가기에앞서네남편이라는놈현섭이부터호되게꾸짖고싶구나.놈을꾸짖기전부글거리는속을달래려면이야기한토막부터들려주어야겠다.이아비가네어미와결혼하고가장잘한일은가족(家族)화목을제일큰역점으로둔것이다.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수식어따위는생각해볼겨를도없었던결혼첫해약40년전의추석날이었다.

차례를끝낸뒤대소가와친인척이하루종일다녀가고어스름한저녁이찾아왔단다.갓시집온새색시인네어미의앞치마와손은마를시간이없었단다.즉거의파김치가될즈음이었지만시집안간너의시고모둘(둘다서열상손아래시누지만큰고모는네어미보다두살위고,작은고모는한살아래.)은단한번도주방을드나드는걸보지못했다.물론그상황을일부러지켜본것은아니지만이아비눈에그렇게비쳐졌다면그것은따져볼것도없는사실이었고그런사실을인지한이아비의눈에분노의활화산이이글거리며네시고모들의방으로달려갔다.발길이고주먹이고머리끄덩이를잡고불문곡직두년을진짜눈탱이가밤탱이되도록흠씬두들겨패주었다.

그야말로아닌밤중에홍두깨고날벼락이난것이지.너는뵙지도못한네시조부님반응이어땠을것같으니?명색그래도유가(儒家)의집안이었다.제마누라때문에시집안간제여동생을팼다면당시로서는임진왜란이나625는난리축에도안끼는난리가났을것이나내아버지어머니는나의패륜적(?)행동을잘했다고하시지않았지만크게나무라지도않으셨단다.

말이나왔으니말이지만,내가갑자기그런패륜행위를한것에는내어머니가내할머니돌아가시기전까지,그야말로‘때리는시어미보다말리는시누이셋’과함께지독한시집살이를하는것을목격하며자랐고,그런지독한시집살이를치루는내어머니를방치한우유부단하셨던아버지에대한좋지않은추억들이고스란히밴행동이었던것이다.당신의아내(설령썩사랑하지않더라도한개인의인격을무시하는시집살이)를어떻게그런식으로내몰수있을까?나는늘그런게불만이었던것이다.많은가장들이그렇게참고견디는것이가정의화목으로착각을한다만,화목은커녕앙앙불락하다가가정이깨지는경우가어디한둘이겠느냐?

네가우리집으로시집오기전가끔목격했을것이다마는,식사후나자신이스스럼없이주방에서설거지를한다든가어떤경우조리하는모습을보았을것이다.그런자연스런행동을너만본것이아니다.네손위시누이들이시집가기전드나들었던예솔이고모부들즉‘강서방과박서방’도그런모습을자주목격한뒤장가를온것이다.그렇다고내가너나고모부들에게일부러연출한행동은아니란다.그런것들을목격한지금은어떠니?네남편현섭이도강서방과박서방도주방에드나들기를자연스럽게하지않더냐?이른바몸으로학습을시키기위한이아비의묵언의가르침이었던것이다.그가르침을네남편이나고모부들이자연스럽게받아들인결과가오늘인것이다.

그리고또하나생색을내고자함이아니고너의시누이둘이너에게티끌만큼이라도시누이노릇하는걸본적이있느냐?혹시라도이아비가보지않는보지못한대목에서만약그랬다면그년들은반은초주검이될것이다.나는,이아비는가정의가족의민주화를진즉이룬사람이라고자부하는터이기에이런얘기를하는것이다.얘기가너무긴것같아오늘은여기서그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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