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엄마의 짜증.
BY ss8000 ON 8. 30, 2014
내눈에비친어머니의시집살이는어린마음에도가슴이아팠다.지독히깐깐하셨던할머니는그렇다하시더라도고모셋은정말‘말리는시누이’역할을톡톡히했다.동란으로팔하나가없다시피(동란때폭격으로왼쪽쇠골이떨어져나가간신히붙어있는…전혀힘을못쓰는…)한어머니를발라당누워부려먹는모습에가끔은속이상해했었다.
언젠가아내와결혼을하고첫추석을맞으며여동생둘이하루종일방구석에서희희낙락하는모습을그냥두지않고눈탱이가밤탱이되도록팼다는글을올린적이있지만,아마도어릴적고모들의그런행동은내겐트라우마고악영향(?)을받았을것이다.
그런몸으로또7남매씩이나낳으셨는지?밑으로동생들에게좀미안하지만,나까지만낳으셨어도4남매아닌가?그랬더라면두여동생이그때그시절의추석날눈탱이가밤탱이되지도않았을텐데.그것은순전히어머니의잘못이다.아!그러고보니아버지도얼마간영향력을행사하신것같기도.
왜그런지모르겠다.자라며비위가몹시약했다.쥐(뱀)죽은것만봐도몇끼식사를못할정도김치에젓갈이들어가도젓가락을댈수가없었다.아니아예젓갈이라고는전혀먹을수없었다.(젓갈장수한테젓갈푸는삼지창으로매맞을소리아닌가모르겠다.)그런관계로내전생이절간의고승은못되어도말사의암자불목하니는됐을거라는상상을해본다.이러하니나는절에가서눈치볼일이전혀없다.젓갈을먹지않는놈이눈치를뭣하러보겠는가?
세파에흔들리고고된시집살이에억눌리셨는지어머니는살갑거나정이많지는않으셨다.그기에본인의의지(그땐다그랬지만…)와는상관없이7남매씩이나낳았으니올망졸망진저리도치셨을게다.그진저리가말썽많은내게몽둥이타작으로돌아오는것이다.그래도착했던것은중학교3년까지어머니의고문에가까운린치를아무소리않고받아들였다.
한쪽팔밖에없는어머니가나보다힘이약하는걸고1때알았다.그날도어떤사건(어떨땐정말별것아닌것으로도…)이터져어머니의고문에가까운린치가계속되던날이었다.사정없이내려치는몽둥이(어머닌잡히는대로내려치셨다)세례의고통을못이기고무심코어머니의팔을잡았을때…그가벼움,표현이안되는…억울함같은거….아니!?세상에이런힘으로내게사형(私刑)을가하셨다니분통마저터졌었다.물론그후로는어머니는단한번도내게사형을아니공격을못하셨다.워낙튼튼한방어막을쳤기때문이다.대신어머니는저주에가까운욕을퍼부으셨다.
특히김장철만되면전생이불목하니였던나를위해김장을꼭두가지를해야했다.젓갈넣은것과안넣은것.그리고는육두문자를쏟아내기시작하신다.‘빌어처먹을놈!아무거나주는대로처먹지않고..ㅉㅉㅉㅉ…’연연이김장철만되면똑같은내용의욕지거리를얻어처먹고말았다.그런어머니의저주는장가를가고아내가생기고부터면제가되었다.
나는기제를모실때지방을쓰지않고영정사진을모시고지낸다.(우리정경열스승님께D지게혼날일이지만그렇게쭉해왔다.)그영정사진을하루또는이틀정도대청(거실)한곳에모셨다가제자리에(나만의공간서재)다시모신다.김장철만되면‘빌어처먹을놈!아무거나주는대로처먹지않고..ㅉㅉㅉㅉ…’욕을해주시던우리엄마의10주기가어제였다.
밤새대청에모셨던어머니사진을제자리로모시다보니갑자기어머니의옛모습이떠올라횡설수설해본다.그나저나엄마!그때그랬잖아!?엄마!새끼가빌어처먹으면딱이나좋겠소!그래도다시한번듣고잡은엄마의짜증이오.엄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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