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주는 대로 먹지 않고,,,,
지난번산골일기에편식(특히젓갈류)을하는관계로어머니살아생전‘주는대로처먹지…’라는지청구들은얘기를올렸지만,그딱한사정(편식)은아직도버리지못하겠다.여러번피력했지만중국생활을그렇게오래하고도중국본토음식은아직도싫다.도대체느끼하고향신료들이내구미는아니다.어쩔수없는경우를제하고지금도중국출장시엔늘한국요리한국식당을찾아다닌다.

누가들으면욕하겠지만,어떤생선을굽거나지지는날이면그날은아내와나는각각의주방에서식사를한다.(그때문에보조주방을따로만들었다.그보조주방에3면으로통창이나있어아내는그것들을활짝열어놓고굽거니지지고볶은뒤그자리에서먹어야한다.요즘같은여름이면크게문제가없지만,아주특별한경우를제외하고겨울철엔생선따위는먹을생각을말아야한다.손님이오신다거나…제삿날..명절…은예외)사실나의이런식습관때문에곤란한문제가좀있긴하다.둘째딸아이는고기(육류)를전혀손에안대고,아들놈은내식습관을그대로이어가고있다.참으로안타까운결과다.(이점은며느리의불만이내게전해지는듯하다.짜식!아무거나먹지….)

평소싫은게또있다.반찬이나음식에고명으로얹어주는것중에깨소금과완두콩이다.깨소금이놈은식사후이빨에끼는게싫고,완두콩은다른콩에비해물컹거리는게싫다.

좀엄한얘기지만,어릴적부터밥을먹다가돌이라도씹히는날이면남들은그것을오물거리고골라내거나아예입안의것들을뱉어내지만,나는씹히지않을정도로큰돌은어쩔수없더라도바싹씹힌돌은더잘게부수어그냥삼켰다.뱉어내기엔입안의밥알들이아까웠던것이다.그래도신기한것은아직충수염인지뭔지를앓지않고살고있다.아마도그때부터단련된탓인지물컹거리는것들이싫은것이다.

옆집문선생은주말만내려왔다가농장을돌보고돌아간다.아무튼오기만하면문선생와이프는무엇이든만들어한접시또는한쟁반가져온다.(알고보니문선생와이프는문선생은퇴후무엇이든해보겠다며한.중.일및서양요리사자격증에바리스타,제과제빵자격증을취득)그날도뭣인가한쟁반‘맛이나보세요’라며가져왔는데뚜껑을열어보니우리밀로만든술빵이다.그런데그술빵안에완두콩을집어넣고만들었던것이다.완두콩을골라내며잘먹고빈쟁반에방울토마토를가득담아반납하는과정에서고마움을표시하며무심결에‘술빵이맛있긴한데난그놈에완두콩을싫어해!’그리고돌아왔다.그날저녁때쯤문선생과와이프가상경을한다며인사차오며다시뭔쟁반을내민다.웬떡?살펴보니‘완두콩을안좋아하신대서다시만들었어요.’라며내민다.세상에~!이렇게망극할수가…..입이방정이지,,,,,

그런데나의이런입방정은마을전체에이미소문이난모양이다.최公네아주머니는겉절이를해오시며‘젓갈안넣었어요.’,아랫마을지씨형님형수님은아예백김치를주시지않나,이PD네아주머니도초청을하면꼭젓갈이나생선종류는식탁에올리지않는배려를,울건너집용술아우는식사라도한끼하려면순대국밥집은피해서초청하고…등등.

그런데이렇게주절주절읊으면서생각해보니나를식사에초청한다거나별난것좀만들어‘맛이나보라’고택배를하며,나의이런식습관을욕이나하지않을까?하는의심이든다.우리어머니살아생전처럼‘주는대로처먹지않고…’까지는아니더라도‘아따!그양반주는대로먹지않고…’하지는않을까?

덧붙임,

며칠전울건너이반장형님이한턱쓰기로,충주전통시장내의순대국밥으로결정하고10여명이가기로했는데나와아내를초청했다.마을엔이미내가순대국밥을좋아하지않는것으로정평이나있지만,현지에도착해서다른것이라도시켜주겠다며함께하자는것이다.너무빼는것도그렇고따라갔더니뭐다른것시키라고했지만,그냥나도순대국밥으로달라고하여먹어보았더니그국물이어찌나구수한지내용물은차치하고세차례나리필을하여먹었다.식사를다마치고‘잘먹었다’며고마움을표시하자,오히려일동이잘먹어줘서고맙다고들하신다.이거거꾸로되도한참거꾸로됐다.앞으론좀거시기한것도잘먹는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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