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마을부녀회장이다.사실부녀회장은마을일보다는면또는시의공공작업(풀베기,불우이웃돕기,도로가꾸기등등)에동원되는일이더많다.따라서마을일은부녀회장이지명하는총무가살림을꾸려나간다.금년아내를도와총무일을맡아보는홍권사는독실한믿음을가진양반이다.마을의중간쯤에아담하게집을짓고J일보에서민완기자로활동했다는남편과알공달공살아가는모범가정이다.그남편이나와는동갑이지만집이좀떨어져있기로그다지많은왕래는없다.아내가전하는얘기로는남편퇴직후경기도양평에서펜션도하고이것저것하다가아들둘적령기에들어적당히집을쪼개어살림을내주고이곳으로들어왔단다.우리보다는반년정도늦게이곳에정착을한것으로안다.
첫날주어온도토리가약20K두째날도또그만큼된다.도합40K를주워왔다.억척같은우리마누라,나더러함께가자는걸난죽어도못간다고했다.하긴내가갔더라면한200k는수확하지않았을까?
아무튼작년인가?아니그전해도그랬던것같다.이제생각해보니그랬던것같다.홍권사내외의차가천등산주봉방향으로부지런히오갔던것을기억한다.당시‘아이고!저양반들저긴뭣하러저리도바삐다니는고?꿀단지를감췄나?’라며아내와농담까지주고받았었다.
어쨌든주워온도토리를며칠말려서방앗간에빻아가지고왔다.방앗간에서계근을해보니37K가나왔단다.그놈을자루에넣고치대고…아이고!그뒷처리가더힘들다.오늘도가겠다는걸말렸다.난더이상못도운다.꼬박6시간을한결과다.저렇게두면침전이되어앙금이생긴단다.홍권사의노하우란다.
진이아빠!(결혼40주년이다되가도우리는아직‘여보,당신’호칭을못써봤다.따라서진이아빠엄마로통한다.),일방적으로불러놓고대답도하기전“나산에좀다녀올게요.”,“옴마!갑자기산에는….”역시대답도않고등산장비(장비랄것도없지만…..등산복,배낭,스틱,등산화)를부리나케찾아내며다녀와서얘기하겠단다.가겠다는사람붙잡지않고오는사람막지않는게내신조인데멀리가는것도아니고앞산격인천등산엘가겠다는데어찌말리겠는가?그렇게나섰던님께서세시간이더지나고해거름할때까지아니오시니은근짜로걱정이된다.전화를했지만불통이다.걱정보단이제짜증이날때쯤접시깨지는아낙들의목소리가들리고저만큼에서서넛의아낙들이내려온다.
집안의온그릇을다동원했다.돈도좋고,도토리도좋고,묵도좋지만….난더이상못하겠다.
잠시후얼굴이벌개진채로아내는마치짐꾼이짐을내려놓듯배낭을바닥에패대기치듯내려놓는다.“아니!이게뭐야?”,“응~!도토리.”아주간단명료한문답이다.“웬도토리?이거줏어러갔단말이야?”,“응~!”마냥헛웃음만나왔다.들지도못할정도로잔뜩주워온도토리를수돗가에끄집어내며상기한얼굴과는반대로아내의눈은영롱할정도로반짝인다.그리고도토리에대한얘기를한다.“저아래홍권사있지?”로시작되는얘기는이랬다.
마누라는아예며칠후묵을쑤어먹자며가마솥까지걸어두란다.아이고!덧정이없다.우리마누라다좋은데뭔얘기를꺼집어내면그자리에서시행해야잔소리가없다.난이런마누라가점점무서워진다.
작년아니면그이전에도그랬지만,그이들의차량이부지런히천등산쪽으로오르내린것은바로주워온도토리때문에천등산기슭이닳도록두부부가들락그렸다는것이다.홍권사의말에의하면그들은작년그도토리를줍기위해약20일정도의품을팔아그것으로가루를내어800만원가까이수입을올렸다는것이다.이얼마나대단한일인가?800만원큰돈이아닐수있다.그러나약20일사이에올린수입이라면?자금한푼안들이고순수노동력으로만계산한다면어찌대단치않겠는가?20만원을눈깔빠지게기다리는못난늙다리가있는반면800만원의고소득을올릴수있다면복닥거리는도시의쪽방에서왜버티고있는지?물론나이들어오갈데없는노령층도있겠지만육신이멀쩡한것들이방황하는모습이란참으로볼썽사납기만하다.그러지들말고어디연고가있든아니면몸이성하고바지런하다면귀농귀촌하는게바람직하지않을까?홍권사의얘기가전혀거짓말이아닌것이모든농촌의산골마을은7-80대가주류이니돈(도토리)이널려있어도그분들에게는그림의떡인셈이다.국가에20만원지급않는다고개GR떠는어떤놈이꼭들어봐야할대목이다.
덧붙임,
도토리얘기끝에…..아랫마을영술(퇴직교사출신)이아우네는작년에산밤을주워약300만원을했고,요즘도두부부가등산겸나가서벌써두가마를채취했단다.도토리보다는밤줍는게더고수익이라고자랑한다.멀쩡하게하릴없이도회에서배회하는인간들산골로들어가라!!!그곳에일용할양식이있나니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