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부모님전상서(2부)
아버지어머니!그러고보니두분돌아가시고얼마간집안에사정이있었습니다.집안의병력탓인지아버지폐암으로돌아가시고작은아버지위암,막내고모역시위암,둘째고모직장암으로돌아가시고소자도위암수술을받긴했으나11년째잘살고있는가운데또큰누나가위암이랍니다.좀가혹한생각이듭니다.다른집안은누대를내려오며자자손손진품명품에나갈보물을남기고갑니다마는어째서저희집안은병마만남겨주시는지요?그리고그리아끼고귀여워하시던둘째여동생영숙이는이혼을하고삼척에산답니다.새로맞은신랑이술태백이에요행수를바라는놈인가봅니다.막내동생준이라는놈은여태껏무위도식을하고있답니다.얼마나징글징글하면계수씨는두아이가대학만입학하면이혼을하겠다고노래를불렀는데두아이들이모두대학을졸업했음에도아직이혼소식은없답니다.천행이지요.그아이역시농사를지으러내려오면집도새로지어주고농토도주겠다고했지만,농사를지을바엔처가(전남구례)동네로간다며완곡하게대답하니저로서도어쩔수없습니다.

아버지어머니!살아생전소자가얼마나간곡히말씀드렸던가요.제발!형님도준이도내치시라고…두분살아생전불쌍하고귀엽다고주려끼고사시면당장은위안이되실지모르지만두분아니계신세상살아가기힘들것이라며조언을드렸지만그때마다“건방진놈!니걱정이나해!”하시며형제애도없는패륜아취급을하지않으셨던가요?그때를생각하면자꾸눈물이나려합니다.바른말씀을드렸음에도개차반취급을하시며손에잡히시는대로제게집어던지시던….그런곤욕을치르면서도마치어질지못한군주에게충언을하다가목숨을앗기는신하처럼여러차례…때론베개로목침으로얻어맞아가며충언을드렸는데…오늘날두분아니계신이승에서…어째서나쁜예감은징그럽게도꼭들어맞는지요?

아버지어머니!새삼스레두분을원망하자는게아닙니다.미리말씀드렸지만소자도위암수술을받은환자입니다.건강한상태로즐겁고행복한나날을보내고있습니다.그러나세월이갈수록저만저희만즐겁고행복한삶을사는것같아다른형제들에게미안한생각이자꾸듭니다.것보다는두분께서내려다보시고형제간에우의도의리도없는놈이라고욕하시는것같아두렵기조차합니다.그래서더더욱내려오기만하면함께하자고종용을하고있습니다.

아버지어머니!솔직히말씀드리겠습니다.두분께서는형제들에게현물이나현금으로도와주면될것아니겠느냐고말씀하시겠지만,그것은아니됩니다.사실어머니돌아가신후로형님께는매월생활비조로기십만원을고정적으로이체를해드리고있고,작은매형과희숙이는꽤거금을빌려갔지만여태갚을생각을않고있으나그렇다고달라며채근도하지않았습니다.말이빌려간것이지만포기를했습니다.그래서마음을다졌습니다.현금이나현물로는절대돕지않겠다.다만농사를짓겠다면농토나집을지어줄수는있지만…시간이갈수록더긴박한사정은제가아직건강할때형님이고큰누나고준이고내려와서자리를잡아야할것이라는조급증이생기는것입니다.그래서는아니되겠지만,만에하나제가재발하여일찍두분곁으로간다면아무리지장보살가운데토막같은진이어미라도소자없는곳에형제들을불러들이기는곤란할것입니다.

아버지어머니!제게하루만더시간을주십시오.제하소연을하루만더들어주십사간청을드립니다.하여오늘도여기까지만들려드리고나머지는내일또아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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