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학생들에게 드립니다.
첫번째사례,그녀는충청남도천안(天安)에서태어났다.선교사의소개로이화학당보통과2학년에편입하였으며,1919년3·1운동이일어나자학생들과함께가두시위를벌였고,학교가휴교에들어가자만세시위를지휘하기위하여고향천안으로내려갔다.1919년음력3월1일충청남도천안병천의아우내장터에서3,000여군중에게태극기를나누어주며시위를지휘하다가출동한일본헌병대에체포되었다.이때아버지중권(重權)과어머니이씨(李氏)는일본헌병에게피살되고,집마저불탔으며,자신은공주검사국으로이송되었다.그때그녀의나이16세였다.그곳에서만세시위를주도하다가끌려온오빠관옥(寬玉)을만났다.그후경성복심법원에서3년형을선고받고,서대문형무소에서복역중고문에의한방광파열로옥사하였다.나라의광복을위해애쓰시던그녀의이름은유관순(柳寬順)이며옥사한그때가19세였다.

두번째사례,

13세의어린소녀는매일기도하면서신과여러가지방법으로대화하고있었다.그러던어느날침략자영국군에게자기대신잔인하게강간당하고죽어간언니의참혹한광경을목격한후영국군을결코용서하지않으리라다짐하고하나님과하나가되기를위해선혈(포도주)을마신다.3년후소녀는백성들사이에‘신의메신저’라고불리며새로운희망이되고임금을찾아가군대를주면조국을되찾겠다는편지를보낸다.그러나왕과측근들은어린소녀를믿을수없다며과연그녀가‘신의메신저’인지를시험해보지만그녀는그시험을통과하며군대를받아내는데성공한다.첫번째전투오를레앙으로가는문을지키고있는난공불락의요새에서,소녀는이렇게외친다.“나를사랑하는군사들이여,이밤이오기전에우리는승리한다!”깃발을들고적진을향하는그녀를보고지쳐있는프랑스군은사기가최고조에올라대승리를얻어냈고그후여러대소전투에서승리하며나라를구한다.그소녀가바로‘잔다르크’다.그녀가조국을위해일떠선때가겨우16세였고,그후간신배들의모함으로화형에처해진때가19세였다.

세번째사례,

이름을‘감라’라고했다.진(秦)나라가천하를통일하기얼마전,전국시대합종연횡이어쩌고할당시의인물이다.외교적인문제로조(趙)나라에사신을파견하려했으나선뜻나서려는사람이없었다.그때어떤자가반열속에서자신이가겠다고자청하는데모두돌아보니앳된아이다.문무대신들은기가막혀어린놈이나설곳이못된다고하자“항탁은일곱살때공자의선생이었다.”며당차게얘기하는지라,그아이의의기가가상하다며파견했다.거뜬히임무를수행한뒤무사히귀국하여재상의지위에올랐던것이다.그때감라의나이는겨우열두살이었는데하늘의시샘이었는지그는그다음해인열세살의어린나이로세상을하직한다.

네번째사례,

충북증평군증평읍율리에는한명문가의묘소가있다.그중의묘비명문에이런게있다.“재주가남만못하다고스스로한계를짓지말라.나보다어리석고둔한사람도없었지만결국에는이룸이있었다.모든것은힘쓰는데달렸을뿐이다”라는….백곡김득신(1604~1684)은조선중기의대시인으로본관은안동,자는자공,호는백곡또는구석산인이다.김유신장군의후예이고진주목사김시민의손자이며,아버지는경상도관찰사를지낸김치의아들이다.1662년(현종3)증광문과에병과로급제,가선대부에올라안풍군에봉해졌다.

그는머리나기억력이그다지좋지않았던모양이다.10살이되어서야겨우글자를깨우쳤다.워낙노둔하여주위에서는과거는커녕공부자체를포기하라고할정도였다.그가조선제일의다독(多讀)자가된사연은그의노둔함때문이었다.몇십아니몇백번을읽음으로각인을시켰고,어떤것은만번을넘게읽었는데심지어백이전은억만번이나읽었다하여자기의서재를‘억만재’라했다.남보다뒤늦은나이인59세였지만과거에도급제하고또한당대를대표하는명시인(名詩人)의반열에도올랐다.

다섯번째사례,

2013년7월7일우리의국적기인아시아나가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착륙을시도하다가사고가났고비행기는전소되었다.당시의사고로승객3명이숨지고182명이다쳤다.그날사고로승무원이었던내며느리와승객의한사람인내아들도182명속에포함되었고,두아이들은아직도치료를받고있다.그후솔직히이런저런사건브로커들이보다많은보상을받아주겠다며지금도많은유혹이있는모양이다.그러나다니던회사에절대칼끝을겨누지말것이며,그들의과도한유혹에넘어가지말것이며,문제를극대화시키는데끼지말것이며,그런대형사고에도살아돌아온것에감사하라는이아비의충고와조언을내아들과며느리는잘따라주고있다.

단원고학생여러분!안녕하십니까?

저는금년예순일곱살의산골마을농사꾼입니다.크게가진것없고많이배우지못한산골의촌부랍니다.어쩌면제나이의할아버지가계시는학생도있을것입니다.대한민국건국이래참으로안타깝고슬픈세월호사태와그동안벌어진일들을거의빠지지않고뉴스를통해보고있답니다.아~!순서가바뀌었습니다.단원고학생여러분!지난세월호사태로희생된여러분의스승님과학우그리고역시까닭없이희생된세월호승객여러분께이자리를빌려다시한번진심으로명복을빕니다.

여러분!지금세월호사태가어떤쪽으로흘러가는지여러분께서도익히알고계실것이라저간의일들을더이상길게널어놓지않겠습니다.어쨌거나세월호사태의가장큰피해나희생은여러분의단원고등학교이고재학생입니다.불의의안타까운사고로숨진스승님여섯분과220여명의학우들도그러하려니와살아돌아온몇몇학생과대학입시를앞둔1년선후배들도사고의충격으로학업이제대로이루어질수없을것입니다.다시생각하고싶지않지만그날의끔찍한악몽을어찌잊을수있겠습니까.

그러나이제그슬픔과분노에서깨어나야하지않을까요?도대체언제까지슬퍼하고분노해야만족하시겠습니까?제가오늘이토록장황한글을올리는이유는세월호특별법속에는여러분의학교와학생들을위한입학특례라는것도포함되어있고그것때문에실제유가족을떠나살아돌아온학생과처음부터수학여행을가지도않은학생들까지학우를잃은슬픔에아직도깨어나지못하고슬픔에잠겨있는사실에안타까움을금치못하는것과이런학생여러분의슬픔을빙자하여목숨을잃은학생을포함한사망자들을‘의사자’로정해달라는일부유족들어처구니없고터무니없는주장에국민의한사람으로일부분화가나서입니다.

여러분께서는‘유관순’과‘잔다르크’가구국을위해일어섰다가박해를받고끝내세상을하직한때의나이가여러분과같거나한두살많을것입니다.유관순과잔다르크가애국열사나구국열사로추앙받기위해일어섰을까요?그들은나라를위해목숨을바쳤지만역사에한줄이름몇자를남겼을뿐그어떤보상을원한적도해주지도않았습니다.그런데일부승객을제하면대다수가제돈들여여행길에올랐다불귀의객이된사람을‘의사자’라니요?그리고대학입학특례라니요?여러분!특례로대학을간들여러분에게어떤이득이올까요?제실력으로입학하지않은대학을졸업하면여러분들이원하는그어떤것이라도얻을수있는가요?

‘유관순’과‘잔다르크’가몇살때구국과애국의대열에들어섰습니까?나이를논하고자함이아닙니다.여러분들과같거나비슷한나이에그들은국가를먼저생각했습니다.개인의영달은아예염두에두지않은구국과애국의길을걸었습니다.여러분들이특례로대학을들어가면그게개인적영광이나영달의길입니까?역사속의인물인‘감라’같은소년은열두살에나라를위하여어른도가기싫어하는적국으로들어가회담을성사시켰고그공로로국무총리급의벼슬을살았고,‘백곡김득신’선생같은분은남들은나이들어죽을나이에겨우벼슬살이를시작합니다.

여러분!부모가부모같지않아도부모는부모입니다.물론자식이자식같지않아도자식이지요.그러나부모같지않은부모,자식같지않은자식에게상호간조언과고언을할수있을것아닙니까?제조카되는아이(여.45세)가있습니다.두딸을낳고제남편과정말열심히살고있습니다.그런데홀어미되는사람이늘말썽을부립니다.노름,술,바람…정말집안이바람잘날없습니다.사위가어찌나착한지그모든것을뒤에서청소하고뒷바라지해줍니다.하루는울면서그러더군요‘남들은자식이속을썩이는데우리는엄마가속을썩여죽을지경이다.’라고.솔직히얘기하면어미되는여자가아직도속을못차리지만뒷바라지는여전히해주고있습니다.언젠가는그어미정신들겠지요?

여러분!어리석은부모들의선동에빠지지마십시오.죽은자식을핑계삼아아니마치세월호사태의진실이라는미명을빌려반사회반국가적행태에빠져있는일부유가족과일부사고대책위원들의선전선동에빠지지마십시오.일부부모가주장하더라도당당하게대학을가십시오.아니한말로한두해늦으면또어떻습니까?세상이바뀌었다지만백곡선생같이만학도도있습니다.어부지리(?)로대학을간여러분이사회에나올즈음과연사회는여러분을어떻게생각할까요?아무리친한벗이고학우이기로‘의사자’라는명칭은어불성설이라는것을여러분께서잘아시잖습니까.세월호때문에빚어진모든일들이세월이지나안정을되찾았을때당당한단원고학생이되어주기를이늙은이는기대하고바랍니다.

여러분의건승과행운을빌며충청도제천땅박달재기슭에서한촌로가장황한글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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