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신사임당의 귀환.(1부)
BY ss8000 ON 11. 21, 2014
산골의계절중봄.여름은늦게찾아오지만,가을.겨울은빨리찾아오는법이다.우리마을의김장은빠르면10월말늦어도11월초엔다마친다.우리집이라고다를리없다.남들서두는김장을보고가만있을수가없어배추밭에가보니아직속이덜찼다.사실금년엔배추모종을네번이나심었다.모종을하고돌아서면고라니가뜯어먹거나뿌리채뽑아버린탓이다.어떻게화가나는지마지막네번째는독한마음먹고과립농약을퍼붓다시피했다.나중김장할때수세미로빡빡문질러서하겠다는기분으로.그정성(?)이통했는지네번째심은것은일부고라니의피해가있었지만그런대로잘자라주었다.그런데문제는다른이들보다한달가량늦은모종이었던관계로한창김장철엔그것으로김장을하기엔문제가생긴것이다.
우리마을전이장은내게찍힌인물이다.나와는어떤사태에연루되기도했지만처음부터마을의이장이되어서는안될친구였다.그가이장직을수행할때‘아~!아~!마이크시험중입니다.’이소리한번들은적없고우리집앞개울에큰다리공사를반년가까이했음에도얼굴한번비치지않은무심한친구였다.그런데나중에안일이지만그가원래무심한친구는아니었고,짓는농사가워낙많았던모양이다.이를테면저희집농사꺼리가많다보니제일추단도힘든데마을일은언감생심이었던모양이다.
마을입구에너른배추밭이있는데정말탐스럽게배추농사가잘되었다.막상김치를담그려했으나주재료인배추가제대로자라지않아고민하던아내는우리부부먹을김치는나중에하기로하고우선3남매것을먼저해주기로작정하고마을입구배추밭주인을수배했는데그주인이다른이가아닌전이장의소유라는것이다.배추주인은거시기하지만배추가탐이났던고로결국150포기(처형30,처제20포기포함)를주문했고,그날저녁한참저녁식사를하는중배추는배달이되었다.100포기를먼저우리집에떼고나머지50포기는처형(제)네로보냈던것이다.
배달된배추가워낙실했던지다음날아침,‘김장하는김에우리꺼도할까?’라는아내의제안에‘그러지뭐…배추도맛있게생겼는데…’그리고아내는이내전이장집으로전화를하며50포기를더주문한다.그런데전화를주고받으며‘저걸어떡해!저런!저런!아이고…’뭐,계속안타까운비명(?)을지른다.아내의소란함이당연궁금할밖에…전화가끝난뒤‘왜그래?뭐야!?’,‘아!글쎄,어제배추값10만원(100포기)준걸잊어버렸대요,’,‘뭐야?어디서?’,‘아!알면찾게요!?’아내의버럭질에움찔하고말았지만,아닌게아니라큰일은큰일이다.TV뉴스에서남아도는배추를갈아엎어야하는농민들의울상을내보내지만,어쨌든여름내땀을흘린대가를잊어버리다니…개인적으로얄미운것은얄미운거고…대한민국전체농심을생각하면안타깝기그지없다.더구나전이장의아내는그돈때문에밤잠을못잤다는것이다.
배추가배달되고아내는막떠나려는이장부인에게잠간기다리게해놓고차문을열어10만원을쥐어주었으니우리집에서떨어트린건아니라고선을긋는다.그러나그래도혹시모르니찾아보자며배추쌓인곳과차가지나간자리를샅샅이뒤졌지만그돈은없다.혹시나해서처형(제)네집에떨어진게아닐까?그곳도함께뒤졌지만10만원은오리무중.
30여년전,코딱지같은제조업도지지부진하고,,,그래도종업원들월급은아니줄수없었다.제일만만한게아내고가족이다.그러다보니생활비를제대로가져다줄수없었다.어느땐가눈물로호소(?)하는아내를위해무리해서생활비몇십만원을주었다.오랜만에받은생활비로시장을보러간다며지하철을탔던모양이다.그런데그날준생활비를몽땅쓰리를맞은것이다.아내의낭패감허탈감…온갖부정적감정들이아내를몸살나게했었고그예고열에시달리며사나흘을앓았던적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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