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웃기는 이실직고.

택배기사가망가트린cctv.그러나그는이사실을이실직고하고현장을떠났다.

그제토요일은아내와근한달만에서울집을갔다.손녀들도보고싶고…특히는쌍둥이를하루봐달라는쌍둥이어미의청도있었고또그리달갑지않은공기지만도시의공기도아주가끔은호흡해야세상돌아가는것을알기때문이다.우리집앞산이북한산이다.가끔씩서울집을갈때마다거실창을통해올려다보는보현봉,사모바위,비봉등등….조금의흐트러짐없이의연히서있는…..그래서산천은의구하다고하는가?아!답답하기는해도…그래도서울은서울이야!

가는날이장날이라고아들과며느리는꼭참석해야할지인의결혼식에가야한다며죄스러워한다.그럴거없다며호탕하게그리고전혀신경쓰지말고뒤풀이까지하고오라며응원(?)까지해주었다.

해질녘쯤이었을것이다.요비링이울린다.화면을켜고바깥을보며“누구십니까?”,“택배여라~!”지지잉~문을열어주고현관문을나서니뭔가를한짐내려놓고뚱한얼굴로뒤도안돌아보고나간다.(난글마의얼굴을잘안다.XX택배기사로7-8년또는10년가까이우리서울집동네를담당하는친구다.내가이곳으로내려오기전부터그자의얼굴을기억하지만,,참,불친절한놈으로기억된다.짙은억양의쩌~거아랫녘사투리로언제나퉁명스런그런친구.)“수고하셨습니다.(난나이가아무리어려도꼭이정도의공대는해준다.)”라는인사를했음에도들은척도않고대문을나선다.그것도우리대문과무슨원수가졌는지부셔져라..하고.)

내려놓은짐을집안으로들이고얼마후,또요비링이울린다.역시화면을쳐다보며“누구십니까?”,“아!사장님!문좀열어주씨요이~!”,“왜요?누구십니까?뭣때문에요?”,“택배기삽니다요이~”,“왜뭐가잘못됐어요?”,“아!그렁게아니라…지가요이~실수를혀꾸마니라요이~”그러면서화면을자세히보니기사의손에뭔가쥐어져있다.그래서대문을열고나가보니무슨부속비슷한것을들고서있다.“그게뭡니까?”,“아따!지가요이~차를빠꾸하다가요거슬망가트려씁니다요이~”,“그게뭔데요?”그러면서그의손가락을쳐다보니방범CCTV카메라를망가트린것이다.

그런데그순간나로선할말이없었다.그걸어떡하다가망쳤냐고혼을낼수도,당장물어내라고소리칠수도.평소에삐딱하게본친구이지만그런실수를이실직고한친구에게그어떤반응도할수가없었던것이다.“아~!예~에~에~!뭐어쩌겠어요.일부러그런것도아니고…알았습니다.”더이상어쩌겠는가?그리고그친구는휑하니차를몰고갔다.

서울집을가긴하지만,하루밤보내는게고역이다.정말특별한경우가아니라면서울집에서잠을잔다는게너무싫다.천등산박달재의맑은공기가정말그리워아내를설득하기시작한다.“갑시다.갑시다.나너무답답해!”,하루밤묵고가자는아내에게“그럼자기는자고와!내일고속버스타고내려와!내가터미널로데리러갈게!”어쩔수없이아내는따라내려오곤한다.

어쨌든아내와가자커니하루밤유숙하자커니하는데아들과며느리가돌아왔고,주무시고가라는며느리의간청을뿌리치고(아!떠나기전택배기사가cctv망가트린부속을전해줌)나의홈스윗홈천등산자락으로돌아왔고,막옷을갈아입는데전화가울린다.“잘도착하셨어요?”,“오냐!지금막…”,“그런데cctv이가완전히망가졌는데요?”라며말꼬리를높인다.“그래서!?어쩌라고?”,“전화번호라도알아놓으셨어요?”,“임마!지가잘못했다고이실직고하는데어떻게박절하게그러냐?”,“그래도이거많이비싼건데…”,“비싸도할수없지…그걸어떻게변상하라고그러냐?그냥방범회사랑잘타협해봐!”찝찝해하는아들과통화를끝내고,아내에게“근데말이야!그친구왜?이실직고했지?”그러자우리마누라“cctv이니까했겠지…다촬영됐을거아냐?”하긴…아내의얘기가맞는얘기일것이다.

쩌~거아랫녘.내게미운털이박힌택배기사고가(?)의방범카메라를망가트렸다고이실직고했을때,그모든것이용서가됐었다.오늘날우리사회에또다른어떤장소나어떤…그무엇이든첨부터이실직고하며털고가는것은어떨까?그리하면용서가가능하지않을까?하나의거짓말을감추기위해열개스무개의거짓말이파생되는걸왜인간들은모를까?

비록웃기는이실직고이지만그게오히려큰문제를일으키지않는착한이실직고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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