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장님!전화받으십시오!”,“야!없다고그래!”
“부장님이없다고그러라고그러는대요.”
“아유!저꼴/통새끼…..”,
“아이!받으십시오!계시는걸어떻게안계신다고합니까?”
그리고눈을있는대로하얗게떠서나를흘겨본뒤어쩔수없다는듯,정부장은전화를받았다.그날그전화를건납품업자는결재를받았는지그것까지는확인하지않았지만그래도나는할일을한것같이기분이좋았다.
20대후반직장생활을할때,늘사직서를써서책상서랍에넣어둘때의얘기다.꽤잘나가는대기업이었다.흰소리가아니라그해우리회사회장님법인세전국5위는별도로개인납세는전국1위를할만큼잘나가던회사였다.즉빵빵한회사였다.
큰사무실에간단한파티션을가리고무역부와회계부가한사무실을쓰고있었다.요즘은어떤지모르지만당시는대표전화몇개를두고,벨이울리면아무나받아서그대상에게연결시켜주던때이다.한참업무를보고있는데벨이요동을쳐도아무도받지않기에성질급한놈이받았다.“네,무역부대리오병귭니다.”,“경리부장님좀바꿔주십시오!”,“무슨용건이시죠?”,“네~오늘자재납품결재를해주신다고했는데…”,“아!그러세요!잠시만요!”그리고송화구를막으며저만치떨어져있는경리부장님을향해“정부장님!전화받으십시오!”라고큰소리로외쳤더니어디서온전화냐?,고묻기에‘XX거래처에서오늘대금결재일이라고그러는대요?’라고하자,정부장께서“야!없다고그래!”라는답이나오자,나의장난기가발동했고한편으로는그납품업자가안쓰럽기도해서아예송화기에서손을떼고“부장님이없다고그러라고그러는대요.”라고했던것이다.이런나의장난질에도‘정부장’은통화가끝난뒤“너!이새끼일루와봐!”하며보복을하지않았고,그날저녁퇴근길에는다른동료들과함께회사앞목로주점에서벌겋게올라오는연탄불에돼지목살(확실치는않다삼겹살같기도…)구이를안주삼아찌그러진양은주전자의막걸리몇잔으로하루의피로를풀었던것이다.
“야!너내려!”그리고이어서기장에게“야!비행기돌려!”대한항공의막되먹은조현아가그렇게외쳤을때,“부사장님!이비행기는이미‘런웨이’를향해가고있습니다.국제항공법에어긋납니다.”했다면어땠을까?물론인천공항에도착하자마자“갓뎀싼오브비치!유빠이어!”그랬을지도모른다.참,내가너무낭만적인생각만하고있는걸까?
그러나조현아가술이깬다음‘제가어제좀취했었나봅니다.미안합니다.’라고했을지또아는가.아니라고?설령아니라고치자.조현아는당연히기장과사무장을해고시키려고했을것이다.우리땅에도착한다음에벌어지는일이라면이정도로극대화됐을까?이토록국제적망신을당하며국가의품위가땅으로떨어졌을까?
역사에나오는충신들처럼목숨을버리면서까지충간(忠諫)하라는게아니다.아무리윗사람이라도부당하다면’no’라고할수있어야할것이다.아무리목구멍이포도청이라도윗사람이옳지않은명령이나행동을할때‘안됩니다’라고해야하지않을까?
요즘정가에회자되는문고리3인방(?)도마찬가지다.그들은잘못이없을수도있다.근20년대통령지근거리에서모시며충성을다했을것이다.그러나20년씩이나지근거리에남아있었다는게오히려역설적인상상을하게한다.대저충신은임금이나주군일개인에게충성을했다고충신이아니다.백성과나라를먼저생각하고임금에게간하다가부당한대우를받기도하는것이다.또한진정한성군이라면‘예스맨’을경멸하거나경원시하며그런충간을받아들일것이다.
대한항공조현아사태를보면사무장이라는친구야그렇다치고,그날그비행기의기장의한순간판단이이런엄청난사달을불러온것일수도있다.비록자신은목이달아났겠지만회사를살리고,조현아도살리고,나라망신도아니당하고,그는어쩌면국민영웅이되어있을수도….‘ICAO(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그날의기장까지법적인책임을묻겠다고하는모양이다.결국충신과간신은종이한장차이아닐까?
덧붙임,
어제’콘도르님’의댓글을보고그분이옳다고생각했습니다.
사실저는그사태(조현아)가일어나자마자주은택님의글에
아래와같은댓글을올렸습니다.
"갑질중에도최고의갑질인꼴갑질을한년도문제지만,,,
회항하랜다고비행기를돌리는기장놈도웃기잖아요?
나같으면야!이女나!엿장수가위질은엿장수맘대로…
비행기는조종사맘대로라는걸몰러?하며한마디했을텐데….
아이고!목구멍이포도청이고원수지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