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살아오며아버지께불효막심했던지난날을한꺼번에상쇄(相殺)시킬수있다는천재일우의기회이자밤하늘에반짝이는별빛같은아이디어였던것이다.그러나어쩌면반대로어머니에게는어떻게표현할방법이없는불효이기도했다.그렇지만뭐내입장에서는찬밥더운밥가릴입장이아니듯,효든불효든선착순은있는법은아닐까?그리하여“아버지!혹시xx아주머니보고싶지않으세요?연락해드릴까요?”내말이채끝나기도전,거짓말하나안보태고아버지는화색이도시는듯그리고뜨거운(사실뜨거운지는모르지만…)눈물을흘리신다.얼마나기다리셨으면…차마대놓고당신의숨겨둔연인을만나게해달라고말씀을못하셨지만죽도록아니죽기전보고싶으셨으면…..저리도뜨겁게눈물씩이나흘리실까.미리밝히지만,내평생아버지께저지른불효를단한방에갚고남을대박을쳤다고나는지금도자부하고있다.(그런생각이들때마다급히어머니껜“엄마죄송해요!”라며사죄를드리는것도잊지않는다.)
어쨌든사나이뜨거운눈물은,굳이“오냐!그렇게해주렴!”하시지않았지만OK싸인을내리신거다.아내와다른식구들의극구반대에도불구하고일방적으로전화(아버지로부터받아서…)를걸어사정얘기를하자그아주머니전화에대고통곡을한다.왜이제연락을주느냐며원망까지보태며.그리고시간남짓후성장(?)을하고병원으로달려오셨다.
그덕에나는얼마간병실밖을드나들수있는특전을누릴수도있었다.효도끝에얻은특별하고도달달한휴식같은것이었다.약두주일간을아주머니는병원으로출퇴근을하다시피했다.뿐만아니고아들과딸까지데려와아버지의마지막가는길을살펴드렸다.그리고아버지가숨을거두시던날과장례식과산소까지….우리7남매가쏟지않았던눈물과통곡을대신해준것이다.아마도그아주머니들의자식들이쏟아낸울음과눈물덕분에그런현상이벌어지지않았을까?하며자위하고있지만나아닌다른형님이나누나동생들은또뭐지?
이제이번썰을접어야겠다.어쩌다아랫마을지씨형님의투병과정과그부인과자식들때문에이야기가내신변(?)으로옮겨와많이변질되고장황해졌지만,그런가운데과연성공한인생은어떤것일까?·라는의문이생긴것이다.평생배필이라고믿어왔던대상또는자식들이슬퍼하지않는죽음은?그래서이썰을풀어가며이런결론을내리기로했다.누군가가본향으로돌아갈때,재산.명예.높은관직그어떤것을제쳐두고그사람을위해울어줄사람이있다면그사람은성공한삶이아닐까?특히다른이들이아닌내짝이내자식이슬피울어준다면….
재벌가의자식들이….용돈주지않는다고,돈이필요하다고제부모를죽이는자식….평생뼈빠지게농사짓고등짐지어키워놨더니이런저런잇속때문에천륜을어기는인간들이자꾸널어나는무서운세상.그래도제아비어미가돌아가셨다고슬피울어주는자식이있고아내또는남편이있다면그인생은성공한인생아닐까?억만금을벌어남기고가지만그것을서로더차지하겠다고찢어발기려는새끼들이있는한그인생을성공한삶이라고할수있을까?내자식만은모범생이라고알고있었는데어느날패륜아가되어자신들을공격한다면억만금이있은들성공한삶일까?내가죽었을때아비의죽음을통곡해준다면또나를위해눈물을흘려줄아내(혹은그반대로남편)가있다면그것이야말로가장성공한삶이라고정의하고싶은것이다.이참혹한패륜의시대가더욱그런정의(定意)를부르게한다.
xx아주머니의뒷얘기.
xx아주머니와는북촌가회동한동네살았다.아버지는당시대개의노인들이할수있었던복덕방을했고,우연인지인연인지그복덕방가게의주인이xx아주머니였다.가게주인과복덕방영감님이자주만나담소도나누고커피도한잔끓여내고….이게꼭이성간의거시기가아니더라도정이들지않았을까?어머니의질투어린짜증에“그게아니래도그러네..”라고하신거보면정신없을정도로깊은관계는아닌것같은데…
때는80년대말또는90년대초퍽치기를하다가결국살인을한사건이있었다.뭐그런사건다반사이지만자세히보니한동네사는젊은친구가그사건의주인공이었고.또알고보니범인은xx아주머니의아들이었다.지방법원주사로봉직했던우리아버지복덕방문은여는둥마는둥있는상식없는법상식을총동원해그살인범을뒷바라지했다.다행히구형보다는훨씬적게7년형을받았고,(그충격으로그친구의아버지는1년후든가별세를했다)어쨌든만기출감을했는데일마가의리가있었는지우리아버지를저네아버지로모시겠다며우리아버지앞에무릎을꺾은모양이더라고.우리아버지졸지에어마어마하게도살인조폭오야붕이된거지뭐.
아무튼그렇게돌아가시기전까지잘들지내셨던모양인데어느날폐암선고를받고통원치료를받으면서도그말씀은안하셨던모양이다.그렇게병이악화되고병원에서자리보전하다보니그녀는알길이없었을것이다.결국이못난자식이아버지께마지막으로효도드리는심정으로연락을드렸고…
막내놈이유산으로받은가회동집을팔아치울때당시의시세보다는좀더웃돈을쳐주며xx아주머니는사정아닌애원을하더란다.외람되지만아버지의체취가남아있을거란판단일까?아니면아버지와의좋은기억때문일까?
막내놈이그집을형제들에게는얘기도않고팔아넘기고다른곳으로이사를한후그아주머니와는한번도연락을주고받은적은없다.다만나와아내는지금도상의도않고집을팔아치운막내놈을씹고있다.차라리우리한테연락을했으면..더좋은값을처줄수도있을텐데…40여년을형제자매들이복닥거리며살아온집을한여인에게만추억거리로제공했어야했는지…라며지금도원망을하고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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