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수아의 바램?
조기유학이좋은것인지나쁜것인지아직도설왕설래하고있지만,그건그럴만한위치에있는사람들얘기일뿐우리같은서민들에게는당장사교육을시켜야할지말아야할지가더중요하다.또다른얘기로자라는아이들에게경제관념을일찍깨우쳐주라는설과아이는아이답게커야한다며그반대의목소리도높다.어떤것이좋고나쁜것은각각의개념이고취사선택(?)일것이다.

‘김치~!’하라고했더니너무오버했나?아니면김치가너무맵고짰나?

큰손녀은비는이제초등학교4학년이된다.그런데재미난것은작년까지물건살줄을몰랐다.은비가원하는것은100%제어미아비가사다주거나사들였기때문이다.어쩌다용돈을주어도화폐단위가치조차도확립이되어있지않은아이라전부제어미수중으로들어갔고그게쌓여지금은은비개인통장에기백만이고스란히입금이되어있다는것이다.어쩌다과자한봉지나아이스크림또는껌한통을살줄을몰라제어미가꼭동행을했던것인데언제부터인가돈의가치를알고아예금년설엔나와아내에게세뱃돈을받아야한다고명단에올려놓았다는것이다.은비의경제관확립이좀늦은감은있지만얼마나다행인가.자연스럽게스스로깨우친것인만큼절대금전을허투루하지는않을것으로기대가된다.

여전히수아의김치는주아보다는좀부자연스럽다.

친손녀예솔이나쌍둥이수아.주아는아직나이가어려돈이무엇인지모르는나이다.뿐만아니라수십번을연습시켰겠지만세배를왜해야하는지조차도모를네살배기들이다.요것들은언제쯤이나돈(경제관)의가치를알게될까?

요즘마을안에서제일인기가좋은쌍둥이수아.주아

전업주부로들어앉은덕분에친손녀예솔이는특별한경우에만만날수있다.생각같아선얼마동안이곳에서키우고싶었는데…대신쌍둥이가유아원방학이되자이곳에온지일주일이넘었다.두녀석의웃음소리울음소리에적막강산의산골마을이시끌벅적하다.며칠전엔마을회관으로쌍둥이를데리고갔더니온마을의노인네들이다좋아들하신다.오랜만에들어보는아이의웃음소리고울음소리라며.그와중에몇몇분이쌈지를꺼내더니수아.주아에게만원씩을건넨다.‘아이고!걔들돈모릅니다.안됩니다.’를외쳤지만,웃음소리값이라며그예안긴다.그러자여기저기서‘내꺼도..내꺼도’하시는데순식간8만원이모인다.어떤아주머니는‘내가지금지갑을안가져와서…’라며죄스런표정까지짓는다.(사실은뜻하지않게생긴세뱃돈이라오히려당혹스러웠다.그래서이번보름날마을윷놀이대회때좀보태서쾌척하기로마음먹고있다.)

바로이거다.수아가너무궁금해서꼭가지고싶다는…이거아떻게받아들여야하지?우연치곤좀그렇다.수천개의상품중에하필이면….

요즘같은세상을살아보지못하고돌아가신조상이나선조님들께참으로송구한말씀이나정말살기좋은세상아닌가?손가락몇번만수고하면어떤물건이든대문이나현관까지배달이되니.사실이런산골에있으면서도문명의혜택을충분히누리고있다.따라서웬만한것은TV쇼핑을하거나매달정기적으로들어오는광고간행물을이용한다.

수아.주아가4만원씩두둑하게용돈을받은날오후,집으로돌아오니집배원이무엇인가를배달해준다.광고책자다.아내는비닐카바를뜯고잠시살피는듯하다가탁자위에올려놓았다.그런데그광고책자를수아가쪼르르달려오더니열심히살핀다.그렇게얼마를유심히살피던수아는‘이게뭐까?이거가지고싶은데…’,‘수아는그게왜갖고싶어?’,‘궁금하니까..’(솔직히수아가가리키는상품을보고얼마나황당했는지…)그리고얼마를뒤적이다다시‘이거는엄마주면좋겠는데엄마가좋아할꺼가튼데…’라며말을못잇는다.

그렇다면이건또뭐지?제엄마가좋아할것이라며…용돈이두둑해서헛소리한거겠지?아니면진짜효녀거나.

아내와둘이서놀랍기도하려니와황당해서알수없는웃음밖에안나왔는데,뭘까?도대체….저어린것이벌써무엇을갖고싶고,사고싶은것은아니겠지만하필이면그런상품들에필이꽂히는지마냥놀랍고당황스럽기만하다.은비처럼너무늦게깨우쳐도안되겠지만벌써?우연이겠지요?그래야하고….그옆에서쌍둥이동생주아는만화영화에푹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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