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노후준비(2부)
‘노후준비’를어떻게할까?보다노후준비를제대로하는부류부터알아보자.다큐를무척좋아한다.특히아프리카밀림이나초원의동물생활상을그린다큐는그어떤것보다끔찍이도좋아한다.말못하는미물이지만그들의세계를보면서많은것을느끼고배울것이있다.동물(인간포함)들은약육강식의세계다.먹이사슬의상위자리를차지하는동물특히백수의제왕사자는물론이고맹수의한끼식사꺼리밖에안되는연약한동물도공통된법칙이자진리가하나있다.

부모들은나름의육아를끝낸뒤그동안길러주었던새끼들을우리나둥지에서강제로쫓아내는것이다.그냥쫓아내는것이아니라날카로운이빨이나부리를들어내며당장이라도찢거나쪼아죽일것처럼포악하게밀어내는것이다.결국쫓겨난자식들은제영토와삶의터전을스스로득하며개척해나가는것이다.그게곧독립인것이다.어떤이들은차마인두겁을쓰고어찌….하겠지만,동물의세계에서는그게온당하고합리적인삶의수단인것이다.

얼핏진화가덜된동물의관습같지만인간세계에도서양쪽사람들은어느정도자식들양육이끝나면스스로독립하기를종용하는것이다.또자식들도능력이되든아니든부모의뜻에따라홀로서기를시도하는게그들의세계다.물론서양이라고무조건막무가내로쫓아내지는않을것이다.그러나우리처럼뼈빠지게대학공부까지시켰더니취직은고사하고방구석에처박혀부모의고혈을빠는흡혈귀나캥거루족이양산되고,그것도부족하여제부모에게위해를가하는패륜아가생기는것이다.진화가덜된동물적습관을가졌다고서양사람들에게미개인이라고하지않는다.오히려주려끼고살다가그새끼에게죽임을당하는쪽이미개인아닐까?

며칠전약간의소란스런뉴스가있었다.어떤현직국회의원아들이24시간편의점에서알바를하면서꽤많은양의담배를빼돌렸다는뉴스말이다.결국유야무야되었지만,사실이든아니든중요한것은그뉴스를처음접했을때도난(도둑)이라는문제보다대한민국국회의원아들이알바를했다는사실에신선한충격을받았던것이다.가장썩어빠진집단의아들이뭐가부족해서다른곳도아닌24시간편의점의알바를했다니,담배몇갑없어진것은차치하고자식의알바를허가한국회의원이이나라에있다는사실이신선하게다가왔던것이다.내말이,자식을저정도로교육시킬수있는부모라면일단‘노후준비’기초는잘닦고있다고할것이다.저정도면가전지물이있거나없거나자식손에맞아죽지않고제명을살수있다는얘기다.미운놈떡하나고귀여운자식일수록매한대더라는얘기가그냥있는게아니다.자식이어느정도자랐으면주려끼지말고밖으로내치라는것이다.이게노후준비의1단계다.

한달여전재작년여름위암판정을받고투병을하시던아랫마을지씨형님의얘기를‘성공한인생’이라는제하의썰로풀었지만,그썰을풀고딱열흘만에지씨형님은돌아가셨다.슬하의4형제에대해그때의얘기가좀오도된것도있었다.그형님돌아가시기며칠전4형제를모조리슬하로불러모아기왕아비는가지만남은엄마를간곡히부탁하고가셨다는이웃의전언이다.그날밤4형제는눈물콧물쏙뽑아내고아비의간절한부탁에맹세를했다는뒷얘기다.

장례를치르고얼마뒤동네에이런저런얘기가떠돈다.사실허리가꼬부라지도록열심히일만한지씨형님은많지는않지만,이런산골에몇필지의전답을마련했고그전답들은이미4형제에게고루분배를시켰는데그중의일부는아주머니앞으로남겨둔것이있었던모양이다.다행히4형제는어미몫의전답을욕심내지않은관계로그땅을이번에처분했단다.어차피낭군님하늘나라에보낸아주머니혼자힘으로는농사를지을수도없다며자신몫의전답일부를팔기로한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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