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친회비안낸사람손들어!’선생님의불호령이떨어지면가슴이두근거리고얼굴이빨개지며고개도제대로들지못하고주위를둘러보며,입장이같은아군(?)이있기를빌어본때가얼마였던가.다행히아군이한둘있으면행복했고그나마아군이전멸한때는그쪽팔림그수모는또얼마였던가.무능한부모를둔죄로사친회비를제대로못내나를제한120개이상의(그땐한반에60명이상이었다)눈총을맞고선생님계시는교단앞으로걸어나갈때는형장에끌려가는죄인처럼걸음걸이마저비틀거렸던것이다.간신히기운을차리고형장에도달하면어김없이“짜스가!딴아들은다냈는데니는와안내노?”라시며인천어린이집보육교사처럼방어할틈도없이쥐고있던지휘봉이대갈빡으로날아오면바늘떨어지는소리라도들릴만큼침묵이흐르는속에‘따~악’박이깨지는소린지아니면육모방망이가부러지는소리가들리면한가위즈음잘익은알밤이나의정수리한가운데솟아나곤했었다.내가무슨전생에죄가많았기에이런단죄를당한단말인가?
그쯤으로그치면…그정도의형벌또는고문이면얼마든지감내할수있었다.그러나그다음의형벌은차마열살내외의어린죄인에게가혹하다못해생지옥이었다.“가서부모님데리고오거나사친회비가져오이라!”친절하게교실문까지열어주시며고문을가하신다.당시우리선생님‘일사부재리’의원칙마저도무시한인간이하의처사였다는것은나이를더먹고중학교인가고등학교때알았지만이미손해배상청구하기엔세월이너무흘렀다.
선생님의압박에천근무게의족쇄를찬듯무거운발걸음으로십여리길을논틀로밭틀로재넘고물건너집으로돌아가는길에생각해보니너무화가난다.저만큼조그만돌멩이가누어있는것을힘껏걷어찼는데그망할놈이땅속으로뿌리를박고있는놈일줄이야….엄한엄지발가락만골절이되어엎어진김에쉬어간다고그자리에주저앉아‘아이고!아파라!’누가듣는이없건만소리치며참다못해눈물콧물다쥐어짜내고그런중에어느정도고통을수습한뒤절룩이며집으로돌아온즉무정한우리아버지어머니다아시면서시치미뻑따고“너!웬일이냐?이놈!공부가하기싫지?”그리고흠씬두들겨패시며“야!이노무새끼야!공부하기싫으면농사를짓던지읍내김씨네철공소나박씨네대장간에가서기술이나배우라!”시며책보따리랑몇장남지도않은공책을마당에패대기치시는또다른형벌을받았던것이다.그건그냥형벌이아니라가중처벌이었다.그래서우리선생님’일사부재리’원칙도모르는무식한선생님이시다.
여기까지만해도또괜찮다.다음날아침교실에서그려질끔찍한모습에학교가기싫어미적거리면이번엔우리엄마“너학교안가?(있지도않은시계탓을하며..)지금몇신줄알아?”,“나학교안갈래!사친회비주기전에는…”,“저노무새끼가또속뒤집어놓네.내이노무새끼를….”하시며부지깽이를높이쳐들면어마뜨거라하며어제돌부리를걷어찼다가골절된엄지발가락때문에제대로뛰지도못하고발꿈치로폴짝이며달아나보지만그예엄마의부지깽이는나의등짝을후벼판다.서러움에,,,서러움에,,,꺼이꺼이….그때윤항기의‘나는어떡하라고…’라는노래가있었다면좋았을걸.
그렇게절룩이며학교까지왔지만차마교실을들어갈수없어학교담장밑에앉아오가는행인들을바라보면오히려그들이나를땡땡이치는불량학생취급을하며눈길도제대로안준다.뭐,하긴내가먼저그눈길을피할수밖에없었다.
그렇게두어시간지난뒤노는시간몰래교실로침투했지만또우리선생님내눈과마주치면“야!오병규!사친회비가져왔어!?”,기어드는모기소리로“우리엄마가미(며)칠만기다리라캅디더…”대책도없는거짓말을해대곤했었다.그런데지금생각해보면그사친회비를나중에모두납입을했는지아니면그냥면제를받았는지기억이없다.귀농(귀촌)을하자드니엄한소리만했나보다.오늘은여기까지만.
덧붙임,
유년시절그렇게자라와서인지…
나는’사친회’라는소리만들어도경끼를했다.
그러나왠지위의노래는싫지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