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의신변에이상이생긴모양이다.고개를파묻고자꾸제아랫도리를쓰다듬는다.서울집에서이곳으로옮긴후얼마되지않았을때도저런행동을하기에애써모른척했었는데.어쩌지?
서울살이할때슈나우저種수놈을한마리기른적이있었다.어릴땐몰랐는데장성해질수록놈의처지가무척외로워보였다.아무리미물이지만짝없이평생을보내게한다는건좀잔인한듯하여인터넷을통하여짝을구해준적이있었다.
문제는두놈의금슬이너무좋았던데있었다.1년에두번을출산을하는데십여마리씩하는것이다.도시생활에서(시골도마찬가지겠지만…)어미를포함한강아지십수마리는저주에가까웠다.출생한지수주만에꼬리잘라주기(n/3만),예방주사(n/3만)대충따져도마리당6만원을출산비용으로지불해야했다.그러나여기까지는감당할능력은되었고그렇게2-3년을보냈다.
그런데그많은숫자의새끼들이먹고싸는과정은두번째의저주였다.특히배설의뒤처리는가장힘든부분이었다.놈들을분양하는데애를먹었다.반찬가게,집수리,수도배관,블로그에올리기,인터넷에광고하기등등으로(물론땡전한닢받지않고…어떤경우고맙다고양주까지줘가며…)심지어한번은경북문경으로유기를하려고차에싣고갔다가버리고돌아서서30분가량차를달리다‘내가이러다죄받지…’하며돌아가서다시싣고돌아온적도있었다.어쨌든감내하기힘들었던슈나우저부부는큰처남에게떠맡기고그지긋지긋한악몽은끝이났다.
그사이김포사돈어른께서족보도훌륭한진돗개암수한마리씩을구해주셨는데,그중암놈은이곳에오자마자농약을먹고그만….그리고재작년정말깜찍한진돗개를자랑하며블로그에올리셨기에그만탐심을이기지못하고주청을드리자기꺼이분양을해주셨는데그놈이바로‘콩이’인것이다.
원래용도는서울집에워낙길고양이가빈번하게드나들고때론현관문앞까지침투하는관계로여러차례놀란가슴을쓸어내리는며느리숙영이와손녀예솔이를위한길고양이퇴치용이었으나,어느날제주인을반기며겅중거리다가뒷다리대퇴부가빠져절룩이든것을수술을하려드니200만원을요구하므로(수술을해도또그런사고를당할수있다는…)결국일생을이곳에서보내기위해‘콩이’역시귀촌을했던것이다.
후한서(後漢書)오우전(吳祐傳)에이런대목이있다.오우는진류(陳留)사람으로,아버지오회(吳灰)는남해태수였다.오우는12세에아버지의임지를따라갔다.오회는대나무를살청(殺靑)하여죽간(竹簡)을만들어경서(經書)를베끼려했다.살청이란좀이슬지않도록하기위해대나무를굽는작업이며,죽간이란종이발명이전에대나무를쪼개어글을쓴대쪽을말한다.
그런데오우는아버지의죽간제작을만류했다.“아버지께서는형산(衡山)을비롯한다섯개의산을넘어멀리바닷가에와계십니다.이책이이루어지면수레에실어야할정도로부피가크고무겁습니다.위로는조정으로부터백성을다스리지않고엉뚱한짓만한다하여의심을받을것이고,아래로는권력있는자들이욕심내어차지하려할것입니다.의심을받을일은선현들이삼가던바입니다.”
아들의말을들은오회는죽간제작을중지하고아들의머리를쓰다듬었다.
“오씨집안에대대로오나라의계자(季子)와같은사람이끊이지않는구나.”
덧붙임,
계자(季子)혹은계찰(季札).춘추시대오나라사람으로오왕수몽(壽夢)의네번째아들.왕은현명한그에게왕위를물려주려고하였으나거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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