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부가빠진것인지골절된것인지모른채이곳으로귀촌한‘콩이’는시나브로말짱해지며언제그랬냐싶을정도로정상을되찾고원래의밝은성격대로붙임성있게이곳생활에만족하는것같았다.그러나인간이나동물이나나이가차면생리적변화나욕구를표출하는법.어제이미밝혔지만‘콩이’의이상행동을보자깊은고민에빠지게된것이다.
어릴적서울집에있을때의’콩이’
저걸어쩌나?평생저렇게살다가처녀귀신으로마감해?아니면시집을보내애기를낳고기르는순리를따를까?처음여기올때보였던이상행동에는동정(?)의여지가없었으나세월이흐를수록가련한생각이든다.하여오래고민할필요도없이행동으로옮겼다.
울건너‘이반장’에게는혈통좋은개가있다.그놈의아비는고라니를스무마리넘게그리고산돼지를세마리나잡은영웅이었다.작년이맘때영웅개의새끼암수한쌍을지인으로부터얻어‘이반장’에게주었었고며칠전에도볼일이있어갔다가그놈을만나서로반가운인사를나누었던기억이났던것이다.
망설임없이‘콩이’를앞세우고개선장군처럼‘이반장’집으로가서‘형님계시오?’를외치며영웅의아들이묶여있던곳을본즉놈이보이지않는다.덜컥불길한생각이들며다시‘형님계시오?’를여러차례외치자저쪽고추밭에서‘뉘시오?’라며인기척을한다.“형님!나요!여기사냥개(이름도없이우리끼리그렇게불렀다)어디갔소?”,“이~이!그거어제어디보냈어!”,“아니?뱃속이요?개장사요?”,“이~이그냥그렇게됐어…”,“에에~이씨!우리집개가암내를내는것같은데…”몹시미안해하는‘이반장’을뒤로하고‘콩이’를몰고다시집을향해몇발짝뛰는내뒤통수를향해“장씨네로가봐!그집개가씨좋은진돗개여!”란다.
그소리에불문곡직고맙다는인사도없이장씨(재작년이든가?우리집뒷산을벌목훼손하다가내게미운털이박혔던…)네로향하여“장형계시오?”를두어번외치자뒤꼍에서장씨가빼꼼이얼굴을내민다.사정이야기를하자,이리와보라며손짓을한다.젖이축늘어진암캐한마리밑에주렁주렁매달린강아지들이젖을빠느라여념이없다.“에그머니!이게도대체몇마리우?”,“열한마립니다”그러며개장안을가리키는데듬직한백구한마리가서있다.‘이놈들애빕니다’라며따지지도묻지도않은설명을한다.외모로보아선‘콩이’의신랑으로만족스럽다.혼례식에대한예물로새끼를낳으면한마리준다는조건으로합방을시키고돌아왔다.
그제입력하지않은전번으로부터전화가온다.장씨다.무사히혼례식을치루었다는얘기와함께‘콩이’를데려가라는전화다.‘틀림없소?’를재차삼차확인한후‘콩이’는귀가를했고,지금‘콩이’의뱃속에서는새로운생명이꿈틀거릴것이다.
아버지오회(吳灰)로부터“오씨집안에대대로오나라의계자(季子)와같은사람이끊이지않는구나.”라는칭찬을들은오우(吳祐)에게이런일화도있다.장차오우는성인이되어과거를본후벼슬길에올랐다.그가어떤지방의관장을할때한사람이잡혀왔다.그사람은어머니와시장에나갔다가취객으로부터어머니가욕을듣자그취객을찔러죽이고도망쳤다가붙들렸다.오우가그를취조하며말했다.“아들로서어머니가욕을먹는것을보고수치로여김은인정이겠으나,화가나면반드시어려움이따른다는사실을생각하여야하고,행동에옮기려면부모에게누가되지않게해야한다.지금너는어버이를저버리고분을참지못하고백주에살인을했으니정상을참작하여관용을베푼다면의가아니고,형을행하려니잔인한생각이든다.”
“나라의법을범했으니죽는수밖에더있습니까?”
오우는범인에게처자가있는가를물어,아내는있으나아직자식을두지못한사실을알고,곧그아내를옥중으로불러들이게하여동숙시켰다.오우는범인의아내가임신한것을확인한후에야형장으로끌어냈다.그는울면서“사또의은혜를무엇으로갚으랴!아내가다행히아들을낳으면오생(吳生)이라하고,아이가자라거든사또님의은혜에보답하라고전해주시오.”하고목을길게늘여형장의이슬이되었다는얘기.
뭐,사정은좀다르지만‘콩이’가조금이라도주인인나의심정을이해할랑가모르겠다.‘콩이’의새끼를모두‘오생(吳生)’으로불러야할지?벌써고민이다.
지난겨울처녀시절의’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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