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맹자의 어머니를 원망하다.
사랑하는큰손녀은비는지금뉴질랜드에유학중이다.제어미와풍운의푸른꿈을안고(이렇게표현해야거창할것같아서…)그곳으로떠난게두달남짓하다.솔직하게크게반대하지도않았지만,꼭그렇게해야하나…?마땅하지도않았다.단기1년장기2년의계획으로유학을가있지만,돌아와편입할학교까지수배하고떠났으니,순전히제어미의치맛바람탓일것이다.

그나마위안(?아마자위일것이다.)이되는것은그치맛바람의진원지가어미의영향만은아니라는게불행중다행이랄까?

얘기를좀거슬러올라가면,그차도국산차치고는꽤괜찮은찬데…어느날큰딸아이는고급외제차로바꾸었다는것이다.마뜩하지않았지만보태준거없으니잔소리할이유가없다.아니오히려외제차로바꾼이유가납득이갔다.무슨생각인지큰손녀은비를사립학교에보냈다.학교는스쿨버스를운용했지만학교와집의방향이너무멀고달라매일등하교를시켰다.그런데등하교시마다교문앞에서국산차라는이유로냉대(?)를받는다는것이다.비까번쩍하는외제차는차량의문까지열어주며공손한데아이를태우거나내려줄때잠시정차도못하게호루라기를불어가며‘차빼~!’라고한단다.‘더러워서~!’외제차로바꾼이유다.

3남매를키우며‘공부하라!’는얘기를한번도해본기억이없다.스스로공부를잘해서가아니라,공부란?할놈만하는거라는게변함없는내지론이다.아이들이장성하여일가를이루어자식들을낳고기르지만내지론은고집스럽게도바뀌지않았다.하여,‘애들억지로공부시키지마라!’고조언내지충고를한다.

은비를유학시킨다고했을때한가지약속비슷한것을하고야안심을했다.학문을위한유학이아니고언어(영어)습득을위한연수라면기꺼이가도좋다는….그런데재미난사실은어학연수를떠난한달쯤됐을까?은비로부터전화가왔다.“할아버지나오늘시험에서반에선3등,전교에서6등했어!”라며자랑을한다.전교학생이라봐야150여명의작은학교지만영어도제대로(이곳원어민교사와학원에서배운실력이전부인…)못하는아이가전교6등이라니얼마나자랑스러운대한의딸이냐고칭찬을아끼지않았는데,알고보니현지원주민‘마오리족’언어시험에서그런전과(?)를올렸다니좀은머쓱해진다.

그런데엊그제제어미로부터전화가왔다‘아무래도뉴질랜드를떠나호주나캐나다로가야겠다는…’생각이라는것이다.‘미쳤다!미쳤어…학문을닦으러간게아니고언어를습득하러갔으면그냥있을것이지애잡을일있냐?’라고쓴소리를했지만,그곳의교육방법이인문학이나수리학을공부시키는게아니라거의운동이나뛰어노는게주라며,아예금년말까지만그곳에머물기로학교와약속이되어있단다.도대체이런현상을뭐라고표현해야할까?치맛바람?광역의미의치맛바람이아닐까?

문득엉뚱한생각이든다.치맛바람의원조는누굴까?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아닐까?성유(聖儒)맹자가모친의손에이끌려서당근처로이사를하지않고시장근처나공동묘지근처에그대로살았다면세상을깜짝놀라게할장사꾼또는재벌아니면중국에서제일큰장례회사회장이됐을지누가알겠는가.

맹모삼천지교라는치맛바람을심층분석해보면교육이란만들어지는것이다.강제로만들어지기도하지만반대로부작용도많다.공부하기싫은놈억지로공부하라고타박하면어떤아이는아파트꼭대기로올라간다.‘굼벵이도구르는재주는있다.’라고한다.인간에게는누구나한가지의재주나특기가있다.그특기를제대로살려주는게부모의진정한자식교육이아닐까?

미국하버드대와스탠퍼드대에동시합격했다고주장했다가사실이아닌것으로드러난미국토머스제퍼슨과학기술고등학교김모양의아버지가“큰물의를일으켜진심으로죄송하다”며“관련된모든분들께사과드린다”고밝혔다는것이다.어쩌면치맛바람의소산일수도있다.

1등만기억하는더러운세상이라며자조했던적도있었다.꼭1등을해야만하나?그까짓1등이뭣이관데….세상에치맛바람을전파시킨맹자의어머니가원망스러워해보는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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