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되자마누라혼자뭣인지모르지만마구서둔다.그리고‘빨리준비해요!’라며독촉까지한다.‘아!안돼!나지금몸이찌부등하거든…난도저히못가…그리고앞산만바라보면천지가단풍인데뭘그기까지단풍구경간다고난리야!어제털다만깨도털어야하는데…정히가고싶으면혼자갔다와!내가깨다털어놀게…’,‘아이고!안돼요!부부끼리가는건데…차도다맞춰놓고김밥이며모두주문했단말예요!’,‘걱정도팔자네차야한자리비면더넉넉하고김밥누군가한줄더먹으면되고…’라며말을이어나가려는순간‘정말말다했어요!’집이무너질듯악을쓴다.순간정신이번쩍들며성질이동시에난다‘아니!?이여자가왜이래?이거!?엊저녁뭘잘못먹었어?’함께소리를지르는데,…두말없이전화기를꺼내더니어딘가에(아마도최공네였을것이다.)전화를걸더니‘우리못가요!정말죄송해요!’머..어쩌구..저쩌구..하더니전화를끊고째리기시작한다.그래도심각하게받아들이지않고‘와이째리미?아유앵그리?라며농담까지붙였는데….
치악에오르기하루전고구마도캤다.고라니가줄기를다뜯어먹어서인지형편없다.
우리마누라절대말을많이하는여자아니다.무섭게째리더니딱한마디“내가앞으로자기랑단한발짝도함께하는일은없을것이다”란다.나보다내마누라를아는사람없다.우리마누라진짜다른건몰라도‘여아일언중천금’은지키는여자다.다시정신이번쩍든다.아냐!아냐!다시전화해!그리고마누라가전화할때를기다리기앞서“아!영술아우(차편을제공키로한아랫말아우님)약속한시간에차좀우리집마당에대십시오!부탁합니다.”그리고하늘같은마누라눈치를살피니치켜떴던눈꼬리대신입가로미소가번지는것같다.
늙은호박도수확하고…마누라는이걸삶아서된장숙성시키는데넣겠단다.
사실등산을간다고대답했던것도심신미약상태에서너무간단히생각했고,못가겠다고잠시버틴것도너무쉽게생각했다가마누라로부터치도곤을맞았고,마누라의눈흘김에깜짝놀라‘까이꺼갔다오지뭐…’하고너무수월하게생각했던것이다.말그대로집앞산인천등산은8부능선까지는임도로되어있어난코스없는산책길이나다름아니고최고봉또한800m남짓그리고위암수술후체력을다지겠다며1주일에3-4회집뒷산인북한산(주로비봉이나사모바위또는대동문방향)또한800여m이지만소위깔딱고개한두군데통과하면또한산책길이나진배없는곳이기에등산이라는게다그런것인줄알았다.
참깨농사지은걸말리고있다.
이곳에서치악산까지는약40km,까치와구렁이의전설로만들었지근처를자주지나도쳐다보지도않았던치악산.오르는코스가몇군데되는모양이다.이번산행을추진했던최공의제안으로이름도생소한비로봉을오르기로했단다.그리고시간을단축하기위해약간(전문가들입장)난코스를택했다는것이다.그런설명을붙여주었지만등산에대해아는것도지식도없지만,두다리있으니그냥따라만가면되는줄알았다.그리고한가지더,군복무시절우연히화악산이라는곳에부대장님수행(작전)하여한번오른것빼고는천m이상은고사하고최고봉이북한산이었는데비로봉은1200m라며덧붙여설명했지만‘까이꺼!800m도올라봤는데400m더못오를까?’라며오만한객기를부렸던것이다.
아!나의실수.참깨는그냥살살털면된다는데…도리깨로퍽퍽두들겨팼다.
자랑스럽게사진까지찍으며.1년농사지은거헛지었다.다버려야한단다.
아!비로봉.빌어먹을비로봉.원한의비로봉.초입에서최공은초보자도2시간반이면충분히오른단다.그런데초입부터내눈엔깎아지른듯하다.실제거의45도는경사가진듯하다.‘헥!헥!허걱!허걱!한발짝가서쉬고두발짝뛰고엎어지고…온몸은땀으로젖어짜내면세탁기의탈수하는만큼육수가나올듯하다.
비로봉정상에서…
나의고통에아침에그리도당당했던우리마누라점점내게죄스럽고,황송하고,무안하고…죽을지경이지만그러는마누라의모습이속으로재미가있어더죽는채하자내배낭속에들었던먹거리를자기가덜어주겠단다.물한병과과일한조각을빼고전부마누라배낭으로밀어넣었다.그러나그게무슨큰도움이될까?오히려그게나의족쇄가될줄은….잠시후에벌어진것이다.
요즘비로봉은공사중이다.안전등산로공사(?)기계소음때문에오래있지도못했다.
밥후딱먹고내가서둘러내려가자고했다.
워낙쳐진내가일행에너무미안하여먼저오르면내가천천히오를테니앞서가라고했다.솔직하게오르고또오르다뫼가너무높아못오르면중간에포기하려고했다.실제얼마를오르다가주저앉았는데갑자기배가고픈것이다.아풀싸!김밥이며주전부리를무게를줄이겠다고마누라배낭에넣은게생각이난다.이런걸빼도박도못한다던가?등산전문가도아니고또가고싶어간것도아닌치악산비로봉얘기는그만해야겠다.
그래도어쨌거나인증샷한장은남겨야지..???억지로웃어래서웃긴웃지만
솔직히저순간은속이내속이아니다.
덧붙임,
다만일행보다약시간반을더하여끝까지올랐다.그리고허겁지겁배를채우고사진한장(인증샷)박고하산을했으며내려오는길에결국다리에쥐가나서10분이상마누라와일행으로부터마사지를받고절뚝이며내려왔고,지금까지도나는치질수술환자아니면포경선선원또아니면전족을한중국여인네의걸음걸이로아장아장예쁘고귀엽게걷고있다는사실.
이런고통속에도하나의즐거움이있다면,나의고통스러운(혹시라도마누라가볼때는더고통스러워하며…)모습을보며미안하고,죄스럽고,황송해하는우리마누라의모습이다.이젠다시등산가자고하지않을것이다.그리고며칠간더나의즐거움은지속될것이다.그러나나는안다.이것도너무우려먹으면마누라의호통이또떨어질것을….
아이고!빨리회복되야할텐데…
우리마누라기안죽으려고한마디한다.
나더러"그래도치악산다녀와서자기수명2년은더연장됐을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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