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님!천첩일찍이배운바없지만나이들며살아가다보니절로익혀지더이다.”뭐,이러면서모든일을해나가는것같다.
즉석김장담구기.금년엔아예배추와무를비닐하우스안에심없다.김장담글용기를비닐하우스안으로옮겼다.
아내가사랑스러울때가언제냐고물으면남편의취향(?)에따라다양한대답이있을것이다.일할때,밥할때,돈벌어올때어떤이는형이하학적으로섹시해보일때라며할수도있을것이고.그러나나는일정하지않다.수시로바뀐다.어찌평생을같이할그리고여태함께해온아내가일할때,밥할때,돈벌어올때또는형이하학적으로섹시해보일때라며단정짓는다면그런행위(?)를하지않을때는사랑스럽지않단말인가?
즉석에서뽑아서배추절이고씻고….
아내는일하는걸겁을안낸다.그리고누구에게도움을주지만누구의도움을원치않는다.가령기제사를포함한명절음식도형제자매나심지어며느리나딸아이들의도움도거절한다.그렇게혼자해도힘들기는커녕재미가있다는것이다.지금마을부녀회장직도그렇다.매월한두차례소집이되어이런저런봉사활동을가야하건만결석한번않고꼬박꼬박참석하는걸옆에지켜보면‘꼭저렇게모범이되어야하나?’하는회의도든다.솔직히아내의그런활동에놀고먹을수없다는생각에아내가분담해야할일들은내몫으로돌아오는게싫다.결론은아내가봉사활동나가는날은내가빡세게일을더해야한다.
다소곳하게혼자김장을담구는아내의뒷태가’사랑스럽다.’라고한다면욕먹겠지?
산골의겨울은아무래도도회의그것보다일찍찾아온다.그래서그런지이곳의김장은10월말부터시작이된다.때만되면마을이조용하다.각가정마다김장을하느라품앗이할형편도못된다.문제는아내의통큰행동이다.매년3남매그리고우리부부가먹을김장을200여포기이상한다.작년에도250여포기넘게했고,마을회관으로이웃집으로돌려도그묵은지가아직도남아있다.말이250포기지일반가정집에서결코적은양이아닐것이다.
금년엔머리를쓴탓에(사실나자신이덜힘들려고…)그래도부산물을그자리에버릴수있어힘이덜들었다.(내년거름도되고…)
그런데더큰문제는며느리나딸아이들불러내려저희먹을것은돕게하라고하면바쁜아이들불러서어쩌겠느냐며항상혼자대드는것이다.이러는아내의무모함(?)이안쓰럽기도또이렇게모든걸아이들에게가르쳐주지않으면훗날어찌되겠느냐고항의아닌항의를하면아내는“서방님!천첩일찍이배운바없지만나이들며살아가다보니절로익혀지더이다.”라는식으로얼버무린다.
그렇다고내가아주놀고먹은건아니다.달큰한다방커피를마호병에타서가져가기도또이렇게현장에서서비스하며좀쉬었다하라며격려도하고.
기왕얘기나온김에….기제사를포함한여섯차례의음식장만도그렇다.혼자주물락거리는모습이옆에서보기안타까워말은좋게아이들에게전수(?)해주라면마치선견지명이나있는듯“시대(세대)가바뀌면모든게다뀔텐데이런걸굳이가를칠이유없다”며단호한결기까지보인다.그러나내가이토록좌불안석하는것은언제나‘괜찮다고’하지만지마누라일하는데빈둥거릴간큰남자가몇이겠느냐이거다.즉아내가하는일의분량만큼내마음을심적부담이비례하는게싫은것이다.
아무튼어제부로사흘만에금년김장은끝이났다.
<<<산골일기:2014.11.18맨끝에이렇게적혀있다.요즘산골마을은이집저집김장담구는모습,월동준비로화목을자르는엔진톱의요란한굉음이천등산골짜기에울려퍼지는것을제하곤다른계절과는달리문을꼭닫고생활들을하는지몹시을씨년스럽다못해황량한기분까지든다.그런사이우리집도아내와둘이서김장200여포기를했다.매년삼남매와꼭보내야할친인척몫을하다보니양이꽤많다.말이200여포기이지이거장난이아니다.그리고어디배추김치뿐인가?깍두기,고들빼기,동치미,총각무,파김치까지….모든걸아내가주도하지만뒷바라지허드렛일로나역시문자그대로파김치가되어있는데아직도남은게있다며무말랭이무를썰란다.근육통으로온삭신은쑤시고은근짜로부아가치민다.그렇게부려먹고또…..>>>>
그러나아직모든게끝난건아니다.배추가아직시퍼렇게살아있으니시간나면좀더담구겠다는얘기에벌써기가질린다
어쨌든작년에너무많은양의김장을했다며올해는줄인다고줄였어도또200포기의김치를담궜다.사흘을만에금년김장이끝났다.엊그제처제것20포기는따로….아직깍두기,고들빼기,동치미,총각무,파김치는손도못댔다.작년이랑똑같다.아니이런추세는매년똑같이흐른다.그리고어떨때근육통에시달리며“애새끼들아껴뒀다가국끓여먹을래!?”라며한껏성질을부려보지만마이(웨이)동풍이고우이(동)독경이다.이게우리마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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