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포도주 이야기.
하루도빼지않고포도주두잔마시는것은일종의의식(약)이고생활이다.내가마시는포도주가달랑거리면초조해진다.꼭대형마트를가야살수있는거니까.마누라는수년전부터직접만들어보자고각오를다졌지만그때마다농번기가시작되면까맣게잊어버린다.올해도그런다짐을했다.그러나올해는예년과다르게포도나무묘목을열그루심고지지대도거금(?)을들여세웠다.저놈들이언제쯤이나내입을그리고정신세계를황홀하게할진장담못한다.

내가선호하는포도주다.캘리포니아산인데내입맛에딱이다.1.5L대충12000원남짓?가격은잘모른다.그러나우리의대표마주앙(750ml)보단훨씬싸다.

겨울비가왜이리구질거리는지모르겠다.내년농사를위해선더세차게내려야겠지만당장습하고을씨년스러움에추적이는비가원망스럽다.그러는사이준비해둔포도주가바닥이났다.빗속을뚫고제천시내나충주의대형마트로포도주구하러가기가그렇다.며칠을막걸리로버텼다.(나의음주량은무엇이됐든딱두잔(그라스)이다.)

마신흔적들.아직도집안에굴러다니는공병이많자.가끔이렇게한꺼번에모은다.

어제는도저히안되겠다는생각에행장을차리고충주로갔다.오늘낼눈(폭설)이라도오면…하는생각에.그런데늘내가원하는포도주가나를반기는것은아니다.값싸고맛이괜찮은지경쟁자가많다.어떤날은재고가바닥났다며한주일을기다려야한다.쓸쓸히돌아서야하는발걸음을상상해보시라….보통은재고가있으면두세(1.5Lx6)박스한꺼번에산다.기왕멀리가서사오는거니욕심을낸다.워낙대량으로사들이니주류코너의직원들은나를알고반긴다.

가끔재고가없으면3L짜리고산다.이놈은워낙무거워따르때흘리는게더많아자주안사지만,1,5L짜리재고가없으면….

이런제길할!어제는한박스밖에없단다.다음수요일일찍오시란다.아쉬운마음에대체품을찾으려고진열장을살피는데웬예쁘장한아가씨가‘무얼찾으시냐?’고친절히묻는다.직원이아니다.그래서이러이러한제품을찾는다고하자,‘이거한번드셔보세요!’하며친절히권한다.더구나묻지도않은….자신도내가즐기는포도주를선호하는데재고가늘모자란다며내게권했던포도주로대체했다는것이다.(하긴어떤땐내가아주싹쓸이를해오니재고가있을턱이있나…)

문제(?)의그놈이다.폴메이슨…이라고발음했다가그런소리마숑!이라며무안을당했던…

그런데이놈도캘리포니아산이다.근데왜?왜?꼭’마숑’이라고발음을해야하는지?그래야유식한가?

아가씨가내미는대로병을받아들으니‘PAULMASSON’이라는레텔이붙어있다.그래서아는척하고‘오~!폴메이쓴!’했더니그아가씨“메이쓴이아니고‘마쑝’인데요!’그런다.내가아는불어는무슈,마드모아젤,메르시보꾸…그것도발음상으로만….마숑인지마쑝인지알게뭔가.괜히아는척하다가망신만당했다.

일단적당량을따라내고양파한개를썰어넣어상온에서이틀숙성시킨뒤다시냉장고에서6일정도2차숙성한후마시면기가막힌단다.약일주일후가기대된다.

아무튼그아가씨는망신을준뒤에도설명을친절히덧붙인다.“이포도주는일명‘양파포도주’”라고하는것과그유래와만들어마시는방법까지알려준다.이런방법을안가르쳐주고유식한척했으면내게원망을많이받았을텐데…아무튼우선시험삼아세병을사왔다.

기왕하는거사과도그런식으로숙성시키고있다.이외에어떤과일도이런식으로숙성시켜서마시란다.

집에돌아와혹시나하고인터넷검색에들어갔다.그런데생각보다는꽤알려지고유명(?)한포도주다.값도그만하면저렴한편이고…일단인터넷이알려주는대로숙성을시키기로했다.한일주일정도의시간이걸린단다.원하는맛이나왔으면좋겠다.

사실캘리포니아산으로정착하기전까진이런저런여러종류를섭렵했으나가격도그렇고..맛이이젠굳었다.그래서지난날것들은이렇게장식품으로만남아박제(?)되고있다.

그나저나아가씨!‘너무무안주지마숑!’메이슨이나마숑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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