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1)呂布(여포):인물소개 불필요. 다만, 처음 정원의 양아들이었다가 그를 죽이고, 동탁의 양아들이 되었으나 다시 동탁까지 죽이는, 의리라고는 파리足만큼도 없는 표리부동한 놈.
2)牛輔(우보): 역적 동탁의 사위로 관직이 중랑장에 이르렀음. 동탁이 죽임을 당하자, 이각. 곽사등 동탁의 부장들을 선동하여 군사를 일으켜 동탁의 원수를 갚으려다 여포에게 패하여 재기할 희망이 없자, 한밤중 측근 인사만 데리고 수많은 금은보화를 챙겨 진중을 빠져나감.
3)胡赤兒(호적아):‘우보’의 최측근 심복으로, 야반도주하는‘우보’를 수행하던 중, 금은보화에 눈이 어두워 어떤 개울가에 이르러 그를 살해한다. 그런 뒤 그의 머리를 베어 여포의 진중으로 되돌아가 여포에게 우보의 首級(수급)을 바친다.
장소,
여포의 陣中(진중).
우보의 목을 들고 온 호적아가 여포에게 뵙기를 청한다. 여포는 호적아와 우보의 심복들을 불렀다.“우보의 목을 어찌 베었느냐?”, 호적아가 답한다. “장군께 충성을 바치기 위해 달아는 놈의 목을 베어 바칩니다.”그러자 우보의 심복들이 “아니올시다. 저 놈은 금은보화가 탐이 나서 우보를 죽였습니다.” 여포는 호적아를 꾸짖는다.“더러운 놈! 너는 동지를 배반한 자다. 너 같은 놈을 살려두면 세상에 해나 끼칠 것이다. 저놈을 죽여 버려라!”호적아의 찬란한 꿈은 깨지고 목은 떨어져 버렸다. 그 해가 서기192년((단기2525년, 중국漢헌제초평3년, 신라벌휴왕9년, 고구려고국천왕14년, 백제초고왕27년)이다. (이상 월탄선생의 삼국지에서 인용)
나는 가끔씩 이런 상상을 한다.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를 볼 때라던가, 가령‘공공의적’같은 부류의 영화를 볼 때, 진짜 조직폭력배나 그 두목이(또는 막가파나 살인마 유영철. 강호순등등…)그런 영화를 볼까? 하는 의문과, 만약 영화 속의 조폭이나 악당이 정의로부터 응징당할 때, 보통의 서민 또는 일반관객처럼‘勸善懲惡(권선징악)’하는 장면에 환호를 하고 박수를칠까?하는 의문을 갖는다. 그러나 결론은 아무리 조폭이고 악당이지만 그들도 사람의 탈을 썼다면 환호하고 박수를 칠 것이다.
대통령이 힘을 잃기는 잃었나 보다. 권력에 누수가 생기면 그 권력에 반기를 드는 배은망덕한 놈이나 집단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총애했던 놈이나 믿었던 집단이 제일 먼저 배신 때리기를 하는 것이다. 그게 권력이 가진 보편적 속성이다.
검찰이 신명이 났다. 무엇이 저토록 검찰로 하여 신명을 나게 했을까? 어제 하루 검찰의 행위를 지켜보면 만감이 교차함을 느낄 수 있다. 언필칭 정치검찰, 정치검찰 하지만 정치와 검찰은 떼 놀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은 여포가 될 수밖에 없다. 여포를 제대로 활용 못하면 정원도 되고 동탁도 되고 마는 것이다. 여포는 원래 의리나 신의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인물이다. 필요에 따라 제 옛 주인의 등에 목에 비수를 꼽아 오던 인물이다. 여포는 자신의 표리부동함을 새 주인 새 나라 때문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정도의 여포 식 명분이라면 일반 여염집 아낙도 가질 수 있는 명분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이 정의로 포장한 명분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권력 누수에 따른 앞날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현 권력에서 향유하지 못한 보다 나은 신분보장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차기 권력에 대한 충성심이 아닐까? 결국 이미 걸러먹은 동탁의 권위를 버리고 동탁의 재물을 훔쳐 달아났던 우보가 오늘의 검찰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의리라고는 파리足만큼도 없는 여포도 일생에 한 번은 파렴치한‘胡赤兒(호적아)’를 징계 하는 의로움을 보였는데, 그대들은 단 한 번만이라도 의로움을 보일 생각은 없는가? 그대들이 아무리 악하기로 인두겁을 쓴 이상 영화 속의 조폭이나 악당이 응징을 받을 때 박수치는 진짜 조폭 또는 두목이 될 수는 없는가? 단 한 번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