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價性比)와 킹메이커.

요즘 가성비(價性比)라는 단어가 자주 쓰인다. 이 단어가 국어사전에 등재 돼있지 않은 것을 보면 신조어가 분명하다. 아마도 문명과 물질이 개선되고 풍부해 지다 보니 이런 신조어가 파생되는 모양이다. 의미를 부여 하자면, 가격(가치)대비 성능(효율성)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 되겠다.

본인은 프로야구시즌만 되면 몸무게가 줄고 부부싸움이 잦은 편이다. 가끔 표현하지만 프로야구광에 속한다. 지금이야 나이가 들어 직관력(直觀力)도 떨어지지만 직관(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직접 보는 것)역시 전무하다. 다만 프로야구 초창기시절만 하더라도 동대문야구장에 살다시피 했다. 그러나 요즘은 직관(농사꾼이니 더더욱)은 상상도 못하고 대신 TV중계 시간대에는 마누라 대신 TV를 끼고 산다.

이게 문제다. 마누라는 야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TV중계에 열광하는 것조차도 이해를 못하니 가끔 그 시간대에 이런저런 주문(일)을 한다. 이게 짜증이 나는 것이다. 그나마 응원하는 팀이 이기고 있을 때 어떤 주문이 들어오면 기분 좋게 응하지만 그 반대일 때는 더러운 성질이 폭발하고‘왜? 하필이면 이런 때…’고함을 질러 대고 무심코 주문 좀 했다가 고함 소리에 깜짝 놀란 사자(‘놀란 라이언’이라고 미 프로야구 전설 중의 한 사람)가 되어 덤벼들고 이게 부부싸움의 시초가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응원한 팀이 시합에 지면 패인을 혼자 복기하다 보면 식욕도 떨어지고 잠도 잘 안 온다. 자연 수척해 질 수밖에.

엊그제 프로야구 자유계약(FA)에서 최某 선수가 4년간 100억을 받고 S팀에서 K팀으로 이적을 했다. 평생 1억의 연봉도 못 받는 선수가 태반인데 반하여 평균 연봉(계약금 포함)이 25억이라니… 입이 딱 벌어진다.

프로야구선수 최저 연봉은 2천70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니까 프로야구선수라면 누구나 최소한 2700만의 연봉은 보장 되지만 어떤 특정 선수가 물경 25억을 받는 다면 상대적으로 얼마나 상실감이 클까. 그래서 2700만 원 짜리들은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또 성과가 있는 친구는 연봉이 올라가고 가끔은 100억 짜리 로또가 당첨 되듯 하는 선수도 나오는 것이다.

N팀에 신某라는 선수(투수)가 있다. 데뷔6년차의 선수임에도 연봉이 2700만원이다. 그런데 이 친구가 금년 시즌 일을 냈다. 무려 15승(야구를 좀 아는 사람은 안다. 1승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 1승도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도 여럿 있고, 연봉이 수억에 달해도 우수투수 기준인10승하는 투수가 몇 안 되는 사실을 감안하면 큰일도 보통 큰일을 낸 게 아니다. 결국 이 선수 금년 신인왕이 되었다)을 한 것이다. 기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통일을 낸 게 아니다.

K팀에 Y라는 선수(역시 투수)의 올 연봉은 계약금 포함 22억5천만 원이다. 그런데 이 선수의 금년 성적은 승리기준으로만 볼 때 겨우2승을 올렸다. 두 선수를 비교한 재미난 기사가 스포츠조선에 났었다. 두 선수의 연봉 대비 승리 투구 수에 대한 효과(능률)에 대한 비교를 보면 2700만 원의 신某 선수는 투구 1개당 1만원, 1이닝에 16만원, 1경기 90만원 꼴이지만, Y선수는 투구 1개당 242만원, 1이닝당 4032만원 꼴이라는 것이다.

좀 헷갈리는 분들이 계실 거다. 쉽게 풀이하면 N팀은 투구 하나에 1만원으로 승리를 챙겼고, K팀은 투구 하나에242만 원을 들이고야 승리를 쟁취했다는 얘기다. ‘J.밴덤’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 정도면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얻은 즉 이런 것을 두고 가성비(價性比)라고 하는 것이다.

선거철 특히 대통령 선거철만 되면 정치 철새들의 날개 짓으로 천하가 혼탁해 진다. 뭐,,, 서로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척사니 모사니 하면서… 제 발로 기어드는 인물도 있지만 화려한 명함을 지닌 사람을 삼고초려하고 때론 읍소까지 하며 모셔 오기도 한다. 어떤 후보자는 무슨 교수라는 놈들 무슨 박사라는 놈들 등등… 맨토니 호위무사니 하며 거금(또는 공신록)을 미끼로 고용하는 모양이다. 물론 5년마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을 하니 그 중 하나는 제대로 된 책사 또는 킹메이커를 만난 격이다.

본인은 어제 대통령이 되려면‘최순실’을 책사로 모시라고 주장한 바가 있다. 그녀가 박근혜라는 자연인이 정치에 입문하고 국회의원에서 대통령으로 거듭 날 때까지 그림자처럼 아니면 입안의 혀 노릇을 해 왔다는 사실을 언론들이 까대는 모습을 보고 울분에 차 해 본 소리지만, 최근 그녀의 행적에 대해 지나치게 대통령과 연관을 시켜 나발 부는 것을 보면 그녀의 비정상적인 생활과 범죄 사실은 차치하고, 그녀가 얼마나 당차고 지혜로운지 혀를 내 두를 정도이다. 석사. 박사 무슨 전문가라며 멘토를 자처하고 킹메이커를 자칭했지만 성공한 놈이 과연 몇이나 될까?

김무성이 대통령 출마를 포기하고 킹메이커로 나선단다.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 그동안 해 온 전력(前歷)이 있는데 그 대상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덕이 될까? 오히려 꼬시라기 제 살 떴듯 하지는 않을까?

최순실이가 욕은 먹어야겠지만 참 아까운 여인이다. 돌을 맞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녀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그녀의 능력과 재능은 인정해야 한다. 그녀만큼 가성비가 높은 인물도 없다. 내 말이…. 일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자라면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고 발굴 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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