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온 중국 출장이다. 무식하기도 하지만 돈아 아까워 나는 핸 폰을 로밍하지 않고 중국내 사용 가능한 전화가 따로 있다.(하긴 국내에 있어도 전화기로 누릴 수 있는 여러 혜택은 무시하고 오로지 통화와 문자 주고받기 밖에 못한다) 다른 이들 같으면 로밍 한 전화기(요즘 전화기는 자동 로밍도 되지만…)로 대통령의 탄핵여부를 살폈을 것이다.
중국공항에는 늘 나를 픽업하는 기사가 대기 중이다. 공항에서 목적지까지 시간 반 때로는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10년 넘게 거래를 한 친구인데 사람 좋고 날아갈 듯 서비스를 해 주는 그야말로 내 입속의 혀처럼 알아서 기는 친구다.(물론 출발 전 미리 전화를 해 둔다.)
사람은 누구나 결점이 있게 마련. 이렇게 좋은 친구도 내가 싫어하는 결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중국인 특유의 자린고비정신 즉, 돈이라면 환장하는 스타일이다. 가령 나와 계약된 수고비는 다른 사람에 비해 후하게 줌에도 공항-목적지 왕복 시 툭하면 이상한 핑계를 대고 고속도로로 가지 않고 국도(미 포장 아니면 형편없는 포장)와 소로를 택한다는 것. 계약조건 내에는 이미 고속도로 통과비가 포함 됐음에도 어떤 땐 추가로 고속도로 비를 줄 테니 고속도로로 가자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는 차에 오르자마자 그 친구“오늘 고속도로에 차가 너무 많아 그 쪽으론 갈 수 없다. 국도로 가도 충분히 그 시간에 갈 수 있으니 그렇게 하자”생각하고 말고도 없이“ok. 너 편한대로 해!”
슬슬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기 시작한 것은 공항출발에서 시간 반이 지나면서다. 기사 놈이 거짓말을 했는지 아니면 가는 날이 장날이었는지는 모르되 국도는 도로가 아니라 명절 우리네 귀향길이다. 두 시간을 넘어 섰는데 아직 목적지까지 반도 못 왔다. 잠시 후 도로가 뚫렸는가 싶었는데… 이자슥! 도로 같지도 않은 도로를 시속130k 좌우로 달린다.(솔직히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선 가끔 그 이상도 훨씬…달릴 때도 있다.)물론 늦은 시간을 만회 하겠다는 갸륵한 뜻이 숨어 있었겠지만 그러나 도로상태가 말이 아니다. “에헤~헤이! 리 쓰푸(기사)! 천천히 가자! 기왕 늦었으니….”, “메이쓰~(아무 일 없다)”이런! 足가튼 놈 아무 일 없긴…(속으로) 그리고 거래처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차가 너무 많아 도저히 약속시간에 도착불가하다는 것과 저녁식사는 못하겠다. 그리고 바로 예약된 호텔로 가겠다. 등등….“리쓰푸 너 들었지? 그러니 서둘지 말고 천천히 호텔로 바로가자!”
이 개자슥의 두 번째 나쁜 버릇은 운전 시 무슨 대화를 나누려면 전방주시를 않고 꼭 대가리를 뒷좌석 쪽으로 돌리는 버릇이다. 가끔 농담 삼아‘당신 조심해라..운전 할 때는 앞만 봐라!’조언을 해 보지만 저나 나나 운전습관 한번 물들면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은 사람 사는 이치 아니던가. 그 순간이었다. 사거리에서 우리 차는 우회전 반대편 차는 좌회전을 하는 순간 대가리를 내 쪽으로 돌린 놈이 그 차를 미처 보지 못했다.“어어~엉!? 야! 개자식아! 앞을 봐야지!?”라고(너무 급하니 우리말로…)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위기를 느낀 기사 놈 그때야 급히 핸들을 꺾고 급 브레크를 밟았기에 사고는 면했다. 그런데 이 자식 그 순간을 모면하곤 또 내 쪽을 돌아보며“니 헤이 파러마!?(너 겁먹었냐?)”그리고 깔깔깔…까르르르… 마치 조조가 화룡도로 달아나며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웃는 모습으로 웃어재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별거 아닌 걸 가지고 내가 호들갑 떤다고 비꼬는 투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약이 오르는지…“니펑라마!你瘋了嗎!)너 미쳤니?”그리곤 다시 우리말로“이 새끼 이거 완전히 미친놈이 구만…아이! 이 개새끼!!!”(알아듣거나 말거나…그리고 순간 속으로 다짐했다. 너! 이 새끼 이번만 하고 해고다….라고.) 그 이후로 침묵의 시간이 계속되며 예약된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마치고 22층까지 올라오는데 왜 그리 승강기는 늦는지….. 중국산은 승강기까지 이GR이라고 투덜거리며 보니‘오티스’인지 하는 미국산인데도 그렇게 늦다. 아무튼 급히 배정된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짐도 풀기 전 노트북부터 연결했다.
덧붙임,
어떻게 블로그가 됩니다. 중국 현지에서 언제부터인지 토론마당과 블로그가
접근불가였는데….정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