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되국에 있습니다. 어제는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이곳에 있는 조선족부부가 운영하는 한국식당으로 갔었습니다. 이 지방에 오면 늘 찾는 이 식당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곳 유일의 한국식당이니만치 계절 관계없이 항상 붐비는 곳입니다. 올 때마다 느낍니다마는 이곳은 다국적(?)식당 이기도 하고요.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조선족을 포함한 저 같은 한국 손님 그리고 가끔씩은 벽안의 손님도 있습니다. 어제는 마침 그 식당의 벽에 걸린tv에서 某방송국에서 중계하는‘스페이스코리아’라나 뭐라나 하는 프로를 생방송으로 방영하더군요. 주문한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혼잡한 홀 저쪽너머에 걸린 그 광경을 얼핏 보노라니 한참 국정에 바쁘실 대통령께서 그 프로에 출연하여 파안대소에 희희낙락 하시는 장면이 계속 되더라 이겁니다.
‘썰’을 이어 가기 전 이런 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 가령 어떤 배 한 척이 있습니다. 어선도 좋고 화물선도 좋고 여객선도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 배에 타면 무조건 어부가 되고 선원이되고 여객선의 승무원이 되는 것입니까? 좀 더 부연한다면, 제가 보따리장사를 위해 이런저런 외국을 자주 비행합니다. 특히 중국은 목구멍이 포도청인 관계로 한 달에 한두 번 와야 합니다. 이렇게 자주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어떤 사람 저 보고 비행사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여기 우주공간을 왕복하는 우주선 한 척이 있습니다. 일정한 교육과 규율을 지키고 그 우주선에 탑승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우주인이 되고 그런 호칭이 주어지는 겁니까? 남의 나라 우주선에 탑승한 한국 최초의 여성에게 언필칭 그야 말로 말끝마다‘최초의 우주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여쭈어 보는 겁니다. 향후 수 년 또는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우주왕복선이 우주공간으로 승객을 실어 나른다면 그 우주선의 승객은‘우주인’이 되는 겁니까 아니면 지구를 떠나 외계로 나갔으니E.T가 되는 겁니까.
저는 이번 거사를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사람으로서 그것도 한 여성이 유사 이래 비록 남의 나라 우주선이지만 함께 탑승하고 우주공간으로 날아 갔다는 것은 기념비적이며 축하 할 만 하고 뉴스거리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일개 방송국이1년여 전부터 이벤트를 벌이고 또 우주선이 발사된 뒤 몇 날 며칠을 두고 방송국이 저토록 난리부르스를 추며 덩달아 이 나라의 모든 매스컴이 함께 떠들다 못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부화뇌동(?) 하리만치 감격해야 하고 축포를 터트려야 할만큼 중요한 일입니까?‘스페이스코리아’는 아무리 양보를 하고 점수를 후하게 주어도 일개 방송국의 방송용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온 나라가 축제에 빠지고 청와대까지 중계차가 연결되고 대통령이 파안대소하고 희희낙락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받자옵기 민망했습니다.
솔직히 식사를 하는 내내 옆자리의 일본손님이나 뒷자리의 중국손님들 보기에 쪽팔리고 창피했습니다. 유인인공위성을 발사하고 그 보다 더한 우주인 아니ET를 배출했지만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 해를 두고 또 몇 날 며칠을 두고 이토록 호들갑 떨었다는 얘기 듣도보도 못했습니다. 내 손으로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선도 아닌, 겨우 남의 우주선에 한 여성을 편승시키고 우주인을 배출했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꼴이 여간 거북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국가위상이 이 정도밖에 아니든가 생각이 들며 쪽이 달아오르더군요. 사실6-70년대 그랬습니다. 세계챔피언 먹었다고,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다고, 김포공항에서 시청까지 오픈카에 카프레이드를 벌이고 청와대가서 대통령각하께 알현 드리고 하는 시절, 뭐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이 호랑이 담배피던 그때 그 시절은 아니잖아요? 이거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거 아닙니까?
우리 모두 정신 차립시다. 지금 우리가 또 대통령께서 그 토록 한가한 때가 아닙니다. 그 무엇보다도 잃어버린10년 동안 붉게 물든 산하를 청소하고 탈색시킬 때입니다. 지난 날 청와궁을 개방하고 쫄따구들 불러 모아‘산자여 따르라’며 고성방가와 함께 좌/빨적 세뇌와 이념 무장을 해제시키고‘동해물과 백두산이…’4절까지 불러보는 우향적 교육에 박차를 가일층 해야 할 시기입니다.“2017년에 1.5t급 위성발사체를 개발하고2020년에는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달 탐사위성을 발사해 세계7대 우주강국으로 들어설 준비”를 하자면 우선적으로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선결해야 합니다. 남의 나라 우주선을 빌려 우주인 하나 탄생시켰다고 세상을 얻은양 이 나라의 모든 매스컴이 깨춤을 추고 각하마저 흥분하실 때가 아니라는 얘깁니다. 하루 빨리 약속하신 경제 살리기, 민생을 돌보는 그런 모드로 전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각하!제발 쓰잘데기 없는 것에 지나치게 쫀쫀하게 굴지 마시옵고 통촉하시와요!!!!
2008 년 4월 중순의 어느 날 되국에서……
덧붙임,
그 때 대통령께서 호언장담했던 우리의 위성 발사체는 어디 갔으며
그 때 그 날 이 땅 최초의 우주인? 아니 E.T는 또한 어디에 있는가?
그토록 나라가 까무러칠 만큼 중대한 사건이 모두 어디로 갔고
어디에 있는가?
내 말이, 나는 그 우주인을 만드는 언론의 음모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음모였다. 저들이 살아가기 위한 음모.
그렇게 우매한 민중을 선동 질하여 자신들(언론)의 밥벌이로 이용하는
무서운 음모 말이다.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태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 모든 사태는 언론 저들만 살아남기 위한 필사적인 음모다.
그 음모에 우매한 민중들이 부화뇌동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썰을 다시 추억하고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