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량(狹量)한 엽전들의 한계
내가 우리네를 엽전이라고 자조(自嘲)하면 어떤 지사(志士)님들은 제 민족이나 제 국민을 두고 엽전이라고 비하 한다며 점잖게 일침을 가하신다. 중국에 오갈 때마다 내 눈에 거슬리는 그들의 행태에 분노하기도 경멸하기도 한다. 그런 사연들을 수십 개는 올렸을 것이다. 남을 경멸하고 침을 뱉는다면 자신의 과오도 반성하고 채찍질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즉 내가 우리네를 엽전이라고 자조(自嘲)하는 것은 우리네를 폄훼하자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고 느끼자는 의미에서 해 보는 소리다. 내가 고귀한 대접을 받으려면 남도 고귀한 대접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책인지심(責人之心)으로 책기(責己)하고 서기지심(恕己之心)으로 서인(恕人)하라 했으니 즉, 남을 힐책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하고 자신에게 관대 한만큼 남을 용서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우리)에게는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그토록 야멸차게 냉정해야 하는가? 이게 국수주의(國粹主義)요 그 놈의 알량한 민족주의(民族主義)아니던가?
그게 그렇게 억울해?
또 신문이고TV이고 난리도 아니다. 미국의 쇼핑몰에 자리한 커피전문점 스타 벅스에서 재미교포여성 한 사람이 음료를 주문하고 받은 컾에 이름 대신 찢어진 눈이 그려져 있어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일이 얼마 전 다른 지역에서도 일어났는데 그때는 영수증에 이름 대신’찢어진 눈의 여성'(lady chinky eyes)이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어디에선가는 영수증을 받아보자‘조그만 중국 여인’이라고 적혀있어 분통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야 성질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게 바다건너 본국까지 건너와 신문이고TV이고 간에 시간마다 뉴스로 내보내며 국민감정을 자극할 정도의 사안인가? 그리고 이토록 발끈거리는 이유가 뭔가? 엄밀하게 따지면‘chinky eyes’란 중국 사람의 눈이 찢어진 것을 비유하여 동양인(특히 중국인)전체를 두고 이름인데 어째서 한국인이 발끈 하냐 이거다. 그 영수증에‘찢어진 코리안’이라고 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리고‘조그만 중국 여인’도 마찬가지다. 그 어디에도 노골적으로‘한국인’이라고는 쓰여 있지 않음에도 정작 화를 내야 하는 중국인은 가만히 있는데 오지랖 넓게 한국 사람이 왜 화를 내는가 말이다.
언젠가TV방송에서‘루저’라는 표현을 했다고 온 나라가 팥죽 끓듯 했던 적이 있었다. 한 여대생의 입에서 튀어나온 얘기를 당시도 나라가 들썩 일 정도로 야단법석을 떨지 않았던가? 키가 작으면 작은 거고 뚱뚱하면 뚱뚱한 거고 잘 생겼으면 잘 생긴 대로 못 생겼으면 못 생긴 대로…그랬으면 됐지 뭘 발끈 씩씩 대냐 말이다. 정말 지지리도 못난 인간들 아냐?
생각을 해 보자. 우리 눈앞에 서양 사람이 있다고 치면 영국인지 미국인지 아니면 독일인지 프랑스 사람인지 알 수 있어? 눈이 파랗고 코크면 무조건 미국 놈이고 아니면 코쟁이 아니었던가? 설령 페스트푸드 점원이 또는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눈이 찢어졌든(중국인)조그맣든 그 속에는 동양(특히 중국)을 비하 했지 언제‘코리안’이라고 꼬집어서 비하했는가 이 말이다. 그런 걸 왜 한국 사람이 발끈 하냐고? 왜!? 그게 그렇게 억울해? 서양사람 눈에 비치는 동양인은 아직도 중국이나 일본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은 우리의 존재가 미약하다는 증거 아닐까? 못난 놈들! 이 건 주류에 편승하지 못한 자격지심이야.
그리고 우리가 이런 일을 가지고 발끈거릴 자격 있어? 동족끼리도‘루저’라고 서슴없이 표현하는 건 괜찮아? 자유가 그리워 탈북 한 동족에겐 어떻게 대했는가? ‘탈북자’라며 백안시하지 않았던가? 먹고 살겠다고 이 땅에 들어와 궂은일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는 어떻게 했는데? 그 뿐이야?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반은 한민족의 피가 섞인 이 땅의 모든 완득이를 정상적으로 대해줬어? 참 진부한 얘기지만, 내가 당하면 비하고 내가 비하하는 건 괜찮아? 당해도 싸! 이런 잡것들….
발끈 거리며 이런 걸 메인뉴스로 내 보낸TV이나 신문기자들 생각 있으면 말 좀 해봐라. 니들 스스로가 발끈 거리기 전 가슴에 손을 얹고 한국인 비하라며 발끈 거린단 말야. 이 등신들은 이상한 쪽으로 애국을 하려들어. 아니지 그게 애국이라고 대가리를 굴린단 말야.
심심하지? 소고기도 잠잠하고, 어차피FTA도 발효 될 수밖에 없고 뭐 새로운 반미꺼리 없나??? 이거 아냐? 나쁜 놈들…키 작은 놈에 키 작다고 하고 눈 찢어진 놈에게 눈 찢어졌다고 하는 게 듣기 싫으면 내 이웃, 내 국민, 탈북동포, 다문화가정, 나아가 먹고 살겠다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외국인노동자들 괴롭히지 말어. 그러고도 미국 현지에서 비하를 받으면 맞장한번 뜨자고….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책인지심(責人之心)으로 책기(責己)하고 서기지심(恕己之心)으로 서인(恕人)하라 했으니 즉, 남을 힐책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만큼 남을 용서 하자는 것이다. 내 것만 소중하고 우리는 무조건 다 잘하는 것으로 착각 하지말자. 이 못난, 정말 못난, 협량(狹量)한 엽전들아!!!
2008년 2월의 마지막 날.
덧붙임,
어째서 일까? 동양하면 한국. 중국. 일본이 대표를 되는데 눈이 찢어지고 키가 작은 종족은 우리와 중국을 칭하니 말이다. 동양3국을 두루뭉수리 훌 섞어 놓으면 외면상으론 잘 구분이 안 간다. 그러나 행동거지를 보면 파고다 공원에 자리를 안 펴도 알 수 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2cm줄었지만 내 생애 제일키가 컸던 때가 162cm이었다. 이런 나를 두고 이브 몽땅도 아니고 짜리몽땅 이라고 놀림을 받았지만 어쩌잔 말인가? 그럴 때마다 흥분하고 스트레스 받고 싸움이라도 했어야 한단 말인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키 작고 왜소하기로 한다면 일본인이 아닐까? 오죽했으면 왜(倭)국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그들은 비하를 받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예절바르고 정직하고 질서 잘 지키는 국민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일본인 그들에겐 무엇인가 특별한 게 있다. 그래서 일본을 배우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