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욕심이었다. 일 년에 몇 차례 뵙는 장모님이 반갑기만 했을 뿐 인품이나 인성은 내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상식선에서 내가 모시고 살 것도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처남 놈들과 불협화음이 들려오면 사정이나 자초지종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큰 소리를 질러 대며 부모를 그 따위로 모시냐고 지청구를 해 댔으니 말이다.
장모님이 어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딸자식 심지어 친정조카에게도 버림을 받은 걸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무조건 딸자식만 그리고 조카만 나무랄 일이 아니란 걸 장모님과 나와의 동거(?)시작되며 깨달았던 것이다. 누구와도 화합이 안 되는 성격이다.
이곳에 온지 얼마지 않아 마을 아주머니들이 몇 분 놀러 다녀가신 분이 있다. 돌아서서“더럽네 머리에 냄새가 나네..”하는 식으로 투정을 부리신다. 웬만하면 마을 노인정에 가셔서 그 분들과 어울리면 무료함도 달래고 친구도 생기고 이래저래 좋으련만 노인정엔 냄새 날 것 같아 못 가겠단다. 그런 즉 1년 반이 넘었건만 단 한 차례도 노인정(마을회관)엘 가 본 적이 없고 시도해 본 적도 없다.
마을의 윤某 할머님은 92세에 아직도 상처한 아들 3시 세끼를 챙길 정도로 정신이 맑으시며 노인정엘 오신다. 뒷집 그 뒷집의 김진x씨의 어머님은 90세 이신데, 맞벌이 부부를 위해 3시 세끼를 준비하며 집밖으로 절대 나오지도 큰 소리 치지도 않으신다. 난 김진x씨의 어머니가 그렇게 생존해 계시는 걸 작년에야 들어 알았다. 이곳 아주머니들 평균 연세가 80세가 훨씬 넘으셨다. 어느 누구도 자식들 속 썩이며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집은 없다. 모두 행복해 하는 그런 마을이다.
장모님을 모시고 올 때는 이런 분들과 화합하고 합석을 해 나가며 이곳 생활을 즐기실 줄 알았다. 그러나 장모님의 인품(?)은 그런 것과는 동떨어진 당신을 스스로 옭아매고 가두는 마음 속의 감옥 같은 게 장모님에게는 내재 돼있는 듯하다.
글의 제목을 굳이 덕(德)을 짓는다고 한 것은, 쌓는 다고 표현 하면 기왕(旣往)있는 덕에 더하여 켜켜이 올리는 것같은 표현이 되는 것 같아 새롭게 짓는 심정으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면 덕(德)은 쌓는 것도 짓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덕을 쌓거나 짓는 다는 생각은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가? 그것은 일부러 지어서도 쌓아서도 안 되는 나 자신도 모르게 시나브로 형성되는 것이다.
그걸 모르고 참으로 외람되고 무참하게 덕(德)을 지으려 했으니…더 무참한 것은 내 당대엔 아니더라도 아들딸 그 아래 아래엔….하고 바람 했던 게 얼마나 어리석고 무망한 바람이었는지 이 자리에서 실토 한다.
나 이제 덕 안 짓기로 했다. 지을 수도 없고… 그래도 어쩌나 저 늙은 우리 장모님.. 그래도 어쩌나??? 이렇게 혼자 속을 썩이는데 처남 개 새 끼들은 저희 엄마 보러 아니 전화 한 통 없는 게 섭하다. 그래서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야! 이 개 새끼들아! 라고 욕을 하고 싶은 것이다.
데레사
2017년 3월 8일 at 9:03 오전
가족이 감당하기에는 이제 너무 버거울듯 합니다.
사람들을 보면 치매가 걸리거나 혹 혼수에 빠져도 자기 옛날
버릇이 그대로 나오더라고요.
예쁜치매는 예쁘게 살아온 사람들이 걸리고요.
너무 애쓰지 마시고 처갓집 식구들 에게 맡겨 버리세요.
의논해서 요양원으로 모시든지 하게요.
ss8000
2017년 3월 8일 at 8:51 오후
이번 달 중순 정획히게는 12일부터
보름 간 해외 여행 좀 다녀 오려고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 좀 하고…
그 가운데는 장모님 건도 있고…
다녀와서 결정을 하혀고 합니다.
누님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