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혈기 방장할 때의 일입니다. 다니던 직장의 같은 부서에 좀 별난 상사가 한 분계셨지요. 이 양반과 화장실에서 조우하면, 보통 사람들이라면 소변을 보고 손을 씻습니다마는 이 양반은 손을 씻은 뒤 거시기를 신주단자 모시듯 얌전히 꺼내고 소변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한두 번은 그 양반이 업무에 바쁜 나머지 착각한 줄 알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만날 때마다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제가 좀 개그(개구)진 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작심을 하고 여쭈었습니다.“다른 사람은 오줌을 누고 손을 닦는데, 이사님께서는 어째서 손을 닦으시고 용변(높임말)을 보시는지요?”라고, 정중히 여쭙자 그 양반 말씀“아! 이 사람아! 이게(거시기)얼마나 중요한 것인데 함부로 다뤄!”…….딴에는 그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럴 법 하기도 또 아주 틀린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양반이 참으로 이기적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 거시기는 소중하게 다룰 줄 알지만 거시기 만진 손으로 악수도 하고 결재서류도 만지고, 서류 잘 안 넘어가면 손가락에 침도 묻혀야하고…..얼마나 찝찝합니까? 이런 점으로 봐선 어떤 것이 옳고 정당한지 아리 까리 해지며 혼란이 옵니다. 뭐, 하지만, 손을 씻고 소변을 보는 것이 우선인지, 소변을 보고 손을 닦는 것이 옳은 것인지 각자 생각 나름일 것입니다.
노무현이가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작심하고 가시 돋친 비판을 했다는 것입니다. 아! 뭐, 비판을 하거나 비평을 하거나 지 배알 꼴리는 대로 하는 것이겠지만, 제3자가 듣기에 좀(많이)거북한 대목이 있어 한마디 하렵니다. 비판인지 개인적 불만인지 장광설을 널어놓는 과정에서”국보법에 의하면 북한은 반국가단체이며, 이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국보법은 이념적 대결주의를 강력히 뒷받침 하는 근거이며, 남북대화의 걸림돌”이라고, 또”’6·25전쟁은 남침인가? 통일전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악의적인 이념공세”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원래 이 장광설의 내용 중에는“북한핵보유를 역지사지로 보자”는 부분도 담겨있었던 모양인데 연설 원고가 너무 세다고 뺐다는 것입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 본래 이 말의 뜻이 상대방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빨간 물이 온통 대그빡에 가득 찼기로 지가 다스리든 국민들의 마음은 역지사지 할 수 없고, 저쪽 입장만 역지사지하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또”’6·25전쟁은 남침인가? 통일전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악의적인 이념공세”라고 하니 반공을 국시로 삼았던 시대에 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갑자기 헷갈리고 혼돈이 옵니다. 한 갑자(甲子)넘게 갈라서서 콩이니 팥이니 다투며‘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로 고민해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주 대놓고 공개적으로 북괴의 역성을 들며 역지사지(易地思之)하라니 대한민국 진짜 민주국가 맞습니다. 맞고요….마지막으로 문재인 동무에게 한 가지 물어 봅시다.“귀하는 손 닦고 오줌 눕니까? 오줌 누고 손 닦습니까?”
덧붙임,
위의 글은 2008년 10월 초에 만들어진 것이다. 국방 그리고 국가 안보에 그런데 국방 그리고 국가 안보에 관한 오늘날 문재인의 하는 짓이 노무현과 촌치도 다르지 않기에 다시 음미해 본다. 절대로, 결단코, 문재인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