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적 순간이지만 날아갈 듯 빠른 속도로 시야에서 사라진 천상의 여인 같았던‘벤츠’를 처음 보는 순간 나는 엉뚱하게도 ‘벤츠 꼭 한 번 타고 말 것이다’라는 다짐을 했었지만 그 후 성인이 되어 당장의 호구책에 그런 다짐은 까맣게 잊어먹고 있었던 것이다.
헤아려 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차량을 바꿔 탔다. 그렇다고 내가 자동차 마니아는 결코 아니다. 멀쩡한 차를 튜닝을 한다며 쓸 데 없는 악세사리를 내장하거나 부착시키는 따위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다만 3년을 넘긴 차량이 없었다. 어떨 땐 반년도 안 되어 차량을 교체하기도 물론 차량을 바꿀 때마다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시켜 나갔다.
보따리장사를 은퇴하고 이곳으로 내려 올 때 쯤 이곳 산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신차를 교체해서 내려 왔다. 그동안 나름 가족을 위해 고생도 많았고 또 먹고살기 위해 애도 썼으니 죽기 전 한 번 호사(豪奢)를 해도 좋겠다는, 어쩌면 스스로에게 내리는 보상 같은 것이었다. 차량 값에 이런저런 경비를 포함하니 2백만 원 빠지는 1억이었고, 이것이야말로 내 생애 마지막 나의 애마가 될 것이라고 다짐 같은 것을 했던 게 7년이 넘었다. 그 기간 동안 다른 때 같으면 몇 대의 차량을 바꿔 탓을 테지만 있는 놈들에 비하면 하루저녁 껌 값밖에 안되어도 서민들에겐 워낙 고가의 차량이라 쉽게 바꿔 탈 수가 없었다.
나는 절대 염세주의자는 아니다. 오히려 삶이 팍팍하고 고단할수록 마누라와 자식들을 위해 삶과의 전쟁에서 전의(戰意)를 불태우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집착(執着)증까지 보이며 버티고 살아왔는데, 문제는 나의 애국 관과 정치관이 뒤늦게 가슴으로 머리로 스멀거리며 돋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삶이 팍팍하고 고단할 때는 애국이니 정치니 돌아 볼 여유도 관심도 없었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후에야 이 나라의 현실과 정국(政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50대가 막 시작될 즈음 이국(중국)땅에 상주하면서다. 그런 말이 있지 않던가.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라는….
그때가 잃어버린10년이 시작되는 햇볕정책을 표방하던 김대중정권 시절이었으니, 그 이전엔 국가도 남북통일도 정치도, 내겐 오로지 식솔을 먹여 살리는 것만이 관심사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김대중이 북한을 오가고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노무현이 다시 집권을 하고, 그 때부터는 나는 소위‘수 구 꼴 통’이 이미 되어 있었다. ‘수 구 꼴 통’, 크거나 많지는 않지만 나는 죽음을 무릅쓰고 내가 이룬 것을 내 것을 지켜내려는 게 뭐가 나쁘지? 라고 묻고 싶은 것이다.
나라의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 516혁명 이후 허리띠 졸라매며 이루고 지켜온 것이다. 그런데 평화유지를 위해 무조건 퍼 준 것이다. 깡패 새/끼가 날강도가 총칼로 위협한다고 그런 놈들 달래기 위해 돈을 바치고서야 가족의 안전과 내 목숨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울화가 치미는가 이 말이다. 그나마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는 깡패가 날강도가 위협을 하지만 굳건히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 왔지만, 더는 잃어버린 10년 같았던 시절로 또 그런 정권하에 두 번 다시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탈북자 3천명이 집단 망명신청을 하겠단다. 목숨을 걸고 남쪽으로 내려온 그들이 어째서 집단망명신청을 하려할까? 개 중에는 이곳 남쪽 생활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단지 붉은 세상의 강박관념 때문에라도 다시 이 나라를 탈출하려 드는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무서웠으면 살아보겠다고 목숨을 걸고 찾아온 이 대한민국을 다시 떠나려 하겠는가?
나는 지금 한 장의 사진을 두고 매일 숙고(熟考)를 넘어 고뇌(苦惱)를 하고 있다. 나야말로 깡패들의 협박에 현금을 쥐어주고 내 가족과 나의 목숨을 연장하겠다는 가장이 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숙고와 고뇌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사진이다.
살기 좋은 저 땅에도 중국 아이들이 집 값을 형편무인지경으로 올려 놓았단다.
혹시 좋은 매물이 있는지 관찰 중이다.
벤츠를 탈 것인지 아니면 좀은 개량된 국산차를 타며 애국에 보탬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이국에 조그만 콘도나 주택을 구입하여 뱀보다 싫고 쥐보다 징그러운 종북좌파 정권의 치하를 벗어나 새 세상이 올 때까지 피해 있던지…..5월 9일 이후 결정 하려는 것이다.
덧붙임,
5월9일 잘못 선택된 종북좌파가 집권하면
나라가 뒤집히는데 아끼고 자시고 할 필요 없다.
journeyman
2017년 5월 10일 at 4:17 오후
차라는 게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인데 타고 싶은 녀석으로 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이나 연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지가 첫째 조건일 것입니다.
얼마전 회사 앞 주차장에 세워진 포니를 보고 감동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관리를 얼마나 잘 했던지 반짝반짝 빛나기까지 하더군요.
어떤 여행 프로에서 클래식카 튜닝 대회라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속은 편리하게 개조했지만 겉모습은 클래식카를 유지하고 있더군요.
저도 이런 차가 타고 싶었어요.
ss8000
2017년 5월 18일 at 3:44 오후
어쨌든 여러모로 고민을 하게 했지만
이제 마음의 결정을 했습니다.
이 달 말 계약 하러 갈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