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어떤 인간들은 갈 데가 많아 의도적으로 부부싸움을 하고 집을 뛰쳐나오지만, 나 같은 경우는 젊은 시절 부부싸움을 하고 집을 나오면 막상 갈 곳이 없었다. 선술집을 배회하기도 그러다 여관방에서 하루 이틀 개기다 결국 비루먹은 강아지 꼴로 다시 집으로 …그랬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제 하는 얘기지만 부부싸움하고 갈 데가 없어 한 번은 중국으로 또 한 번은 홍콩으로 가서 2-3일 묶다 왔다. 불과 얼마 전에도 마누라가 염장을 지르기에 이번엔 LA나 밴쿠버의 딸내미에게 며칠 다녀올까 마음먹었는데 여권을 마침 서울 집에 둔 관계로 시도는 못 했다.
어찌 보면 못 난 짓이기도… 부부싸움에 해외로 가출을…??? 하겠지만 일단 좁아터진 방구석을 벗어나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얻는 것이 많다. 옛 선인들이 사내라면 자꾸 바깥으로 돌라는 말씀이 헛 얘기가 아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다. 고로 세상을 관조 하는 시야 또한 넓어지는 것이다. 방구석에 처박혀 세상을 지나치게 미시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개인적으로 국가적으로 손해다. 한. 일 관계가 그러하다.
이미 십 수차례 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 그 만큼 악담이나 반대 심지어 돌팔매질에 버금가는 언어적 린치도 당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면역력은 높아지고 내 생각은 더욱 공고해 지거나 확신에 찬다.
이런 나를 두고 어떤 이는 친일매국이라는 무시무시한 죄목(?)을 또 어떤 이는 일본에 배울 게 무엇이 있느냐 차라리 영국이나 미국에서 배우라며 젊잖게 회유한다. 그러나 내가 일본에 배우자는 것은 공부도 학습도 첨단과학이나 기술이 아니다. 단지 인간이 지켜야할 가장 기초적인 소양과 덕목을 배우자는 것이다.
짜장면 배달원이 빈 그릇을 찾으러갔더니 깨끗하게 세척을 한 빈 그릇을 보고 감명 받았다거나 119구급차가 다급한 경적을 울리자 앞서가던 차량들이 좌우로 갈라서는 모습에‘모세의 기적’을 그것도 대통령 전용차량이 재연 시켰다며 눈물을 찔끔거릴 정도로 감동받은 나라. 어찌 보면 감동이고 감명이 확실하다.
그러나 나는 감동이나 감명을 받는 그런 과정이 싫은 것이다. 거듭 얘기 하지만 감동이란 늘 행해지는 것엔 받을 수 없는 것이다. 평소에는 볼 수 없던 행동이나 미담 등이 우연히 발굴 되거나 발견 되었을 때 신기하고 경이로운 나머지 느끼고 표현 되는 마음인 것이다. 당연히 지켜져야 할 것들이 이 땅 우리에게는 지켜지지 않았기에 기적 같기도 하고 감동도 감명도 받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구급차 길을 비켜 주었다고, 짜장면 그릇이 깨끗이 닦여졌다고 감명이나 감동 따위를 받지 말고 생활화 하자는 것이다. 그런 것을 생활화 하는 일본 일본인들을 배우자는 것이다.
일본과 일본인을 독사나 쥐처럼 싫어하는 이른바 이 땅의 민족주의자들에게 왜? 일본을 그렇게 미워하고 저주하느냐고 물어보면‘일본의 강점기, 일본 정치인의 신사참배, 정신대 문제, 독도를 일본영토주장’을 가장 많이 꼽는다. 다른 것은 또 언급할 기회가 있을 터이니 오늘은 썰 제목대로‘독도에 대하여’생각해 보자.
일본 그들은 정말 집요할 정도로‘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고 억지를 쓴다. 내가 일본을 배우자는 주장 속엔 우리가 일본인 그들처럼 치열했는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인 사실로 독도가 우리 땅인 게 확실하다. 그러나 대마도도 우리 땅이었던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우리가 언제 일본처럼‘대마도는 한국 땅’이라고 주장해 본 적이 있었던가? 오히려 일본의 집요함에 독도인근 해역을 포기한 김대중이나 양국 간의 문제꺼리인 독도를 폭파해 버리자는 지도자급 인사도 있지 않았던가. 일본이 억지를 쓴다면 그것도 우리에겐 배움의 대상인 것이다.
자랑을 하자는 게 아니다. 보따리장사를 하며 중국에15년 가까이 상주 했었고, 40여 국가를 돌아다녀 보았다. 지금은 여권만 있으면 세계 어디든 배나 비행기가 가는 곳이라면 아무나 무시로 드나들 수 있지만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해외여행을 가려면 여행자 소양교육을 필(畢)해야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밀레니엄 시대에 들어서고도 방문국의 비자를 필히 받아야 하지만 지금은 지구촌 200여 국가의 90% 이상이 대한민국 여권만 보여주어도 비자 없이 3개월 더하여 재발급을 요하면 그만큼 머물 수 있을 만큼 국력이 신장 했고 국가의 위상이 높아졌다.
내 말은, 국경(國境)의 개념이 점차 희석되어 간다는 의미다. 가끔 울근불근 하지만 유럽공동체를 보라, 그들은 하나의 국가처럼 유기적으로 서로 간 이웃하며 산다. 어떤 나라는 자기 집 앞마당이 남쪽이나 동서로 갈려 2개국을 걸치는 나라도 있다. 국경이 필요 없는 시대가 어쩌면 금세기 아니면 다음 세기엔 나라 간의 경계가 없어 질 것이다.
기실 독도는 일본이 아무리 주장을 해도 국제사회에서 인정하는 실효적 지배를 우리가 하고 있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며 비분강개 하는 우리 국민 중에 독도에 직접 발을 디딘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대마도는 부산에서 배를 타면 1시간여면 도착한단다. 부산에서 제주도까지 선박으로 거의 하루 걸리지 않을까? 제주도를 가기 위해선 여권 대신 주민등록증을 지참해야 한다. 주민등록증이나 여권이나 크게 다른 게 있던가? 아침에 대마도 갔다가 저녁에 부산으로 돌아 올 수 있는 모양이다. 일본 땅이지만 우리 땅 제주도 다녀오기보다 더 용이하다. 마음먹으면 석 달을 살든 연장해서 더 살든 내 땅과 조금도 이질감이 없다.
그런데 이 땅의 우리도 가보기 힘든 그래서 일본인들은 더더욱 접근조차도 힘든 독도를 무엇 때문에 그렇게 걱정이고 일본의 주장에 발끈 하는 것인가? 우리는 양국정치인들 票퓰리즘이나 정치적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독도 걱정마라! 이 정도라면 내 혼자 마음으로 지켜도 지킬 수 있다. 독도를 걱정하는 만큼 일본을 더 알고 배우자. 그것이 더 이 나라의 국익에 앞서고 도움이 된다.